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사실은 내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라면?
인지심리학에서도 인간은 지각 과정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학습, 기억, 주의 등의 처리 과정을 통해 심리적으로 가공하여 행동으로 표출함을 설명한다. 그런데 철학적 상상력을 좀 더 발휘하여, 마음 밖의 물건 조차도 사실은 내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상상해보자. 즉 존재의 실존조차 우리 마음의 인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자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은 나이며, 나 정확히 말하면 내 마음을 중심으로 모두 돌아가고 있다고 하자. 쉽게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그렇다고 가정하고 얘기해보자.
그런데 말도 안되는 이 상상은 뜻밖에 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첫번째, 10년도 더 넘은 오래전 베스트셀러였던 'Secret'이라는 책이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많은 위인들이 마음대로 구사했던 비밀인 'Secret'의 핵심은 마음으로 끌어당김이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움직여서 이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어리둥절한 주장이긴 했지만, 나름 그럴싸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하면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다. 물론 그 소원이 모두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내 마음이 만들어 놓은 마음 속 우주라면 세상 만물의 존재 근거이자 구성 재료인 마음의 작용으로 얼마든지 형질과 형태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컴퓨터 속 시뮬레이션 세상에서 프로그래머의 의지대로 얼마든지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두번째, 주역점이다. 50개의 서죽 중에서 태극을 상징하는 하나를 바닥에 놓고, 49개의 서죽을 양손으로 가르는 방법을 반복하여 64괘 중 하나를 뽑는다. 그 괘는 문점자가 묻고 싶은 질문에 대한 상황과 향후 전개를 상징하며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관한 통찰을 준다. 공자(기원전 551년) 이전부터 존재했고, 현재까지 이어져왔으므로 적어도 2천년 넘게 존재해온 소위 검증된 논리이다. 그런데 서죽을 양 손으로 둘로 나누는 우연이 어떻게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가. 도무지 현대의 과학으로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심리학의 대가였던 칼 구스타프 융은 득괘를 하는 과정 자체에 문점자의 무의식이 반영된다고 설명하였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내 주변의 우주가 내 마음 속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득괘를 하는 행위나, 묻고 싶은 사건의 길흉이 모두 같은 내 마음속이므로 융의 무의식적 설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과거의 사건과 미래의 결과, 지구 저쪽 편의 존재와 내가 내 마음이라는 매체로 모두 시공간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양명은 심외무물(心外無物)이라고 하여 존재는 인식과 별개의 문제가 아님을 주장하였다. 산에 피어있는 꽃도 내가 보기 전에는 의미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보는 순간 내 마음에 '그 꽃'이 들어오는 것이다. 양명이 말하는 마음은 각자의 우주이며, 그 우주는 내가 인식한 사물과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주다. 즉 내가 살고 있는 내 마음 속의 우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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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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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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