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식을 발견하는 가장 원초적인 수단은 직접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누적시키는 것이다. 직접 먹어보고, 만져보면서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안되는지 터득해갔다. 그러나 이렇게 발견된 지식은 문자가 사용되기 전에는 인간의 기억으로만 처리해야했으므로 당연히 보관과 전파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자손에게 전수되어 축적되는 속도도 더뎠으며 때로는 일가가 멸족하면서 지식이 통째로 사라지기도 했다.
문자가 사용된 이후부터 비로소 책과 편지 등의 기록으로 지식의 축적은 가속화되었으나, 지식이 단편적인 사건의 형식으로 기술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앞 집의 개똥이가 마을앞 우물물을 마시고 병에 걸렸다고 적고, 몇일 후에 다시 뒷 집의 꽃분이가 같은 물을 마시고 병에 걸렸다고, 또 누구 또 누구에게 같은 일이 있었는지 계속 적어간다고 상상해보자. 기록의 양에 비해 전달하는 지식이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옛날은 문자를 아는 자가 별로 없었으며 종이나 대나무 등 필기구가 귀했던, 즉 기록의 고비용 시대였다. 결국 압축된 기록으로 가능한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추상화, 이론화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마도 이렇게 기록되었을 것이다. "마을 앞 우물물은 절대 먹지마라".
생존이 가장 최우선의 문제였던 만큼, "무엇을 하라"보다 "무엇을 하지마라"라는 금지형식의 지식이 많았다. 경험칙상 분명히 하지말아야 하는데,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 지식은 금기(Taboo)나 미신, 전설, 관습의 형태를 지닌 경우도 많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금줄을 치거나 부엌, 화장실, 장독대 등을 지키는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은 비위생적인 습관과 행동으로 공동체의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막으려는 분명한 추상화된 지식이다.
단편적인 지식은 관련성에 따라 모이고 체계를 이루어 이론이 된다. 추상화된 이론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하고, 미래의 진행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 직접 경험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식이 지식을 생산하는 단계로 올라서는 것이다. 일종의 시뮬레이션 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론을 습득하면 이론을 탄생시켰던 많은 시행착오의 사례를 모두 숙지할 필요가 없다. 하나의 이론으로 수만가지 변화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도출된다면 수학 방정식의 새로운 항을 추가하거나 기존 항의 계수를 조정하거나 상수항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적절히 변경가능하다. 그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이론은 보다 정교해지고, 예측가능한 문제범위는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것은 결국 지식의 확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동양에서 수천년에 걸쳐 극도의 추상화가 진행된 지식의 정수는 주역을 손꼽을 수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별도로 서술해볼 생각이다.
start success go! go! go!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
안녕하세요 treeinsight님
랜덤 보팅!!
소소하게 보팅하고 가요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
오~~ 감사합니다~^^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
주역에 관심 많습니다
어떤 글일지 기대됩니다^^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
오~~ 반갑습니다.^^ 함께 공부해요.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