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 성장과 공생의 조화

in ko •  3 years ago 

상당수 식물이 짝짓기를 해야만 열매를 맺는다. 꿀벌 등의 곤충은 약 1억5000만년 동안 식물의 짝짓기를 돕는 매개자 역할을 했다. 물론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식물은 꽃 속의 단물(꿀)을 곤충에 바치고 그들을 유혹한다.
<경향신문 2021. 7. 22. 자 기사>


모든 생명에게 생존과 성장은 본능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자원은 언제나 유한하다. 개체 생명이 자신만의 이기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다른 생명의 성장과 충돌하는 경우가 반드시 발생하는 이유다. 각 개체의 성장욕구를 조절하고, 전체 생명 속의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그래서 자연은 공생(共生, Symbiosis)이라는 질서를 만들어냈다. 공생은 각자의 성장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전체 생명의 조화와 발전을 확보하는 시스템이다. 같은 종의 생물 뿐만 아니라 '식물과 동물', '인간과 자연환경'과 같이 다른 종, 다른 차원에서도 공생은 가능하다. 공생 시스템 때문에 전 지구가 하나의 몸처럼 움직인다.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 쪽도 무너진다. 지구 온난화, 방사능 오염 문제, 미세먼지의 문제가 국경을 뛰어넘는 것도 모두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개체 생명의 성장과 공생. 이 둘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는 지속가능한 공생 시스템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식물은 식물대로 꽃을 맺고 씨앗을 퍼뜨려서 자신들의 개체 수를 늘리고, 꿀벌은 꿀벌 나름대로 꿀과 화분을 모아 양식으로 삼는다. 각자의 방식에 따라 성장을 도모하지만, 결과적으로 서로 윈윈하는 관계이다. 인간 사회에서도 이러한 공생을 모델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리더십의 문제, 갈등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다.

먼저 개체 생명의 성장을 프로세스로 구분해 보자. 동양에서 익숙한 관점인 춘하추동의 4단계 논법으로 설명해 본다. 먼저 겨울에는 다음 봄을 대비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비축한다. 봄에는 축적된 에너지로 생명력을 틔운다. 여름에는 그 생명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꽃을 피운다. 가을에는 열매를 맺고, 낙엽을 떨군다. 다시 겨울에는 다음 봄을 준비하며 긴 휴식에 들어간다.

이것은 개체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성장의 과정이다. 사계절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매년 생성되는 생명 활동의 결과가 축적된다. 나무가 커지고, 재산이 불어나며, 지식이 늘어나는 것은 이와 같은 원리를 따른다.

개체 생명의 성장과 공생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개체 성장의 프로세스를 공생 관점으로 확장해야 한다. 즉 겨울에는 모든 생명이 내면 성찰과 다음 성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봄에는 강한 생명성을 바탕으로 다른 생명과의 공감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여름에는 다른 생명의 생존과 성장욕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가을에는 공생 목표에 반하는 경우에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다른 생명을 제한해야 하는 것으로 각각 확장하는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기술하였다고 해서 반드시 그 시간순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 4가지가 공생주의를 실현하는 공생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공생의 원칙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공생 리더십이다. 공생의 원칙이 조직 운영, 회사 경영, 정치를 움직이는 규칙에 녹아 있을 때 그리고 공생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때, 해당 분야에서 공생의 실현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