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에 암살당한다면 전쟁 끝날텐데"…이탈리아 언론에 뿔난 러시아, 법적 소송

in korea •  3 years ago 

이탈리아 언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암살 시나리오를 거론하자 러시아 측이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는 지난 22일(현지시간)자 지면에 '푸틴을 죽이는 게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탈출구라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바라는 측근에 의해 암살당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전쟁과 세계정세에 미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분석했다.

기사는 "군사적 개입이 배제되고 외교적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쟁 종식을 위해 유일하게 남는 이론은 러시아 '차르'(황제)가 측근 손에 살해되는 것"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차르는 푸틴을 의미한다.
이 기사를 작성한 도메니코 퀴리코 기자는 국제정치·전쟁 분야에서 30년의 경력을 지닌 저명한 저널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가정에 의거한 내용이지만, 푸틴 대통령의 암살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논란이 됐다. 러시아 외교당국은 "범죄를 선동하는" 용납하기 어려운 보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조프 주이탈리아 대사는 이날 해당 언론사에 대한 고발장을 로마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그는 "해당 기사는 윤리적·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저널리즘 원칙에도 어긋난다"면서 "지난 8년간 이탈리아에 주재하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힘써왔는데 유감스럽게도 이제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러시아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엔리코 레타 중도좌파 민주당 당수는 '라 스탐파'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이탈리아에서 언론 자유는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꼬집었다.

퀴리코 기자 역시 "러시아 대사에겐 더 좋은 번역기가 필요한 듯하다. 나는 푸틴을 암살하는 게 부도덕한 일이라고 쓴 것"이라고 비꼬았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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