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의 추억
오랜만에 지하철 1호선을 탔다. 나는 대학시절 인천에서 휘경 역까지 2년간 통학했다. 1호선은 하루 3시간 이상 거주한 생활공간이다. 39개 역을 통과하며, 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부족한 수면을 보충했다. 급할 때는 리포트도 쓰고, 시험 전 초치기 공부까지 1호선을 활용했다. 그때 이후로 움직이는 지하철과 좌석버스를 도서관처럼 이용한다. 다 1호선 덕분이다.
매일매일 2번씩 ‘다음 내리실 역은~’ 방송을 듣다 보니, 굳이 외우려 든 것도 아닌데, 39개 역 순서가 머리 속에 기록되었다. 한 1년쯤 지나자 출퇴근 시간 1호선 사람들도 눈에 들어 왔다. 옷차림과 앉아 있는 자세만 봐도 어느 역에서 내릴지 감이 온다. 인천 제일 마지막 역에서 출발하는 나는 언제나 자리기 있었다. 엉덩이가 배기고, 허리가 뻐근하면 중간에 일부러 일어나기도 했다. 구로, 신도림, 영등포만 지나면 그나마 1호선 안에 사람이 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때 1호선은 푸시맨(지하철 안으로 탑승객을 밀어 넣던)이 있었고, 지옥철이라는 별칭을 가졌다.
1호선은 다른 지하철 호선과 달리 특유의 냄새를 풍긴다. 노량진을 지나칠 때면 왠지 비릿하고, 종로3가에 다다르면 도시 향이 났다. 저녁 9시가 지나면 때론 다소 향기롭지 못한 1호선을 만날 수 있었다. 자정 가까이 바닥에 덮인 신문지는 의례 누군가의 토사물이었다. 냄새로 역해도 막차라서 내리 수 없었다. 출퇴근 시간이 조금 지나면, 구걸하는 노숙자, 1,000원짜리 물건을 파는 장사치가 보인다. 지나갈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호기심으로 물건을 사보기도 했다. 정말 공장이 망해서 나온 물건인지 궁금했다. 생일 날, 술 취해 종점에서 깨었더니 선물 가방이 사라진 해프닝도 있었다. 20년이 훌쩍 넘긴 일이다.
정말 오랜만에 1호선을 탔다. 옆 자리 아저씨가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한다. 손사래 치는 할머니와 아저씨가 잠시 실랑이를 하는데, 내가 미소를 짓는다. 순식간에 수백 가지 1호선 추억이 떠오른다.
Memories of Korean Subway Line No.1
I took the line 1 of subway after a long absence. I have attended the school from Incheon to Hwigyeong station for 2 years when I was in university. Line 1 is the living space that has been lived more than three hours a day. Passing through 39 stations, I read books, listened to music, and made up for lack of sleep. I wrote reports, and used to study in the subway before taking the exam. Having heard the broadcast twice daily, I was able to memorize the following stations and could be recorded name of 39 stations in my h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