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인생의똥차들과쿨하게이별하는법

in koreanbookreview •  6 years ago  (edited)

제목부터 빵 터졌다. 목차를 보니 속이 다 시원했다. 금방이라도 사서 읽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사서 읽었다. 때로는 큭큭 웃어가면서. 빵빵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만큼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는 독일사람인데, 이 나라 사람들이 엄격하고 재미없을 거란 편견을 확 깨뜨린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자, 그러면 '인생의 똥차'는 무엇일까? 많다. 크게 자신에게 도움도 안되면서 신경쓰이고 짜증나고 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행동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첫번째 요인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오늘 화장이 들떴을까 걱정하고, 옷차림이 바보같진 않나 걱정하고, 자기개발을 안하면 뭔가 뒤떨어진 사람같다. 하지만 그렇게 연연하지 않아도, 인생 뭐 있나? 잘 지낸다. 난 퇴근하면 소파에 드러누워 아이패드나 끄적이면서 뒹굴대는 게 제일 편하다. 그게 나다. 그런데 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이다지도 신경쓰는가?

사실 이 책이 이렇게 말하기 전에도 난 편하게 퍼질러 잘 놀고 있었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쿨하다고 나오는 친구 '올레'와 좀 비슷하다. 아주 똑같진 않지만. 다만 조금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안했는데 그것마저 내려놓기로 했다. 내 인생 내가 사는 거니까. 난 나답게 행복하면 되니까.

하지만 나 자신이 쿨하다 해도, 여러 가지 장벽들이 존재한다. 내다 버리고 싶을만큼 골치아프지만 어쩔 수없이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 바보같이 하나하나 다 거들어 줘야 하는 직장 동료와 그위 나를 부려먹으시는 사장님(회장님,원장님 등등)....

또 연애 후 결혼, 임신의 테크트리를 타다 보면 왠 그리 남의 인생에 간섭 못해 안달난 오지라퍼들. 가끔 정말 헤어지거나 내다버리고 싶어지는 남친(혹은 남편). 하.. 숨차다. 하지만 작가는 특유의 쿨함으로 여러 장벽득을 극복한다.

아, 그렇지만 이건 독일 이야기다. 한국 오지라퍼 아줌마들 겪어 봤음? 시어머니, 시누 겪어봤음? 말을 말아요.. 후... 재미있게 읽다가 한숨이 나왔다. 처음의 재기발랄한 시작은 점점 강도가 옅어진다. 내가 쓰면 더 확실히 인생의 똥차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을 거다. 깊이가 뒤로 갈수록 확 옅어진다. 재미있어보여 고른 책들은 이런 위험을 가끔 감수해야한다.

제일 마지막 단계인 남편 편만 보아도 너무 평이해 한숨이 나온다. 막장인 남자를 덜 만나봤나? 싶기도 하고 내 입장에선 전혀 싸울 게 아닌데 싸우는 걸 보면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고난이라니 뭐. 그런가 보다 하며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끝난다. 응? 여기가 끝? 하지만 끝났어. 라고 쿨한 저자의 에필로그가 깔끔히 끝을 정리한다.

아이디어는 너무 좋고 재미있었는데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허망하게 끝나는 영화를 본 기분이다. 아쉽다. 실용편으로 2편도 좀 나와주라...

이 책에서 그래도 건진 것은, 누구보다 나 자신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순간순간 충실해야 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왠지 불교의 철학과 닿아있다. 그래서 마냥 웃다가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살고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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