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 무슨 일이십니까? 클라비우스 폐하. 언짢으신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저 나그네가 뭔가 결례라도?
클라비우스 : ...아니, 아무것도 아니네. 그냥 좀 닮았을 뿐. 자세히 보니 전혀 닮지 않았군 그래.
대신 : 폐하도 문제가 있어... 왕의 의식을 끔찍이 싫어하는 차고스 왕자에게 성의 병사를 호위병으로 붙이라고 말씀하시니. 호위병을 붙이면 차기 국왕으로서의 힘을 증명하는 관례가 그 의의를 잃게 되거늘...
클라비우스 : 뭣이!? 마법의 거울이라고? 왜 그대가 우리 왕가에 전해지는 보물을 원하는 것인가? 말해 보라... 흐음, 사정은 잘 알겠네. 허나 마법의 거울은 왕가의 보물. 함부로 가지고 나갈 순 없어.
얀거스 : 역시 안 됩니까요...
쿠클 : 뭐, 이럴 줄 알았지. 빌릴 수 있으리라고는 처음부터 기대도 안 했어.
제시카 : 어떡하지... 사벨트 오빠의 원수를 갚으려면 마법의 거울이 필요한데!
클라비우스 : ...헌데 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여행 중에 수많은 위기를 넘겨 온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그대들의 솜씨 역시 내 나라의 병사들 못지 않게 강한가?
대신 : 폐, 폐하!? 설마 이 자들로 성의 병사를 대신하시려고?
클라비우스 : 눈치가 빠르군, 대신. 잘 듣게, 에이트. 내 나라는 널리 민중에게 관대하지만 누구의 부탁이든 들어준다는 것은 아니네. 허나 매사에 예외는 있는 법. 왕가가 은혜를 입은 자의 부탁이라면 어느 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 마법의 거울이 필요하다고 했나? 그럼 나의 부탁을 들어주게. 그리하면 마법의 거울을 내주겠네. 차고스를 부르거라.
시종 : 알겠습니다.
클라비우스 : 부탁이라 함은 내 아들 차고스 왕자에 관한 것이라네. 우리나라에는 왕의 의식이라는 목숨을 건 의식이 있지. 차고스는 이 의식을 끔찍이 싫어하고 있어... 나도 가급적 아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네만, 다음 왕이 될 자는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관례이지. 나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성의 병사를 호위병으로 붙여 주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왕가의 체면이 영 서질 않아서 말이야. 그래서 이 나라의 백성이 아닌 그대들에게 비밀리에 호위를 의뢰하고 싶은 거라네. 호위에 관한 일은 결코 입밖으로 내서는 안 되네. 표면상으로는 차고스 혼자서 의식을 치르기 위해 출발한 것으로 해야 하니...
시종 : 저, 전하! 큰일입니다! 왕자님이! 차고스 왕자님이!
클라비우스 : 왕자가 뭘 어쨌다는 게냐?
시종 : 송구스럽습니다. 이곳으로 모시고 오는 중에 왕자님께서 도망치시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습니다. 찾는 대로 당장 모시고 올 테니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클라비우스 : 칠칠치 못한 놈 같으니라고! 에이트, 미안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지. 왕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말이네. 도망친 차고스를 데려오지 않으면 의식이고 뭐고 의미가 없어. 그대가 성 사람들을 도와서 차고스를 데려와 주지 않겠나? 아아... 내 아들이지만 참으로 한심하군.
대신 : 왕자님은 아직 성안에 있을 테지. 경비가 엄중하니 일단 성 밖에는 못 나갔을 것이네.
여자 : 이 아랫방의 천장에는 도마뱀이 살고 있어서 가끔 도마뱀이 바닥에 툭 떨어지곤 해. 잘 모르고 도망치신 듯하지만 도마뱀을 워낙 싫어하는 왕자님에겐 최악의 장소임이 틀림없어.
남자 : 싫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아무리 의식이라지만, 도마뱀과 싸워야 한다니... 도마뱀 공포증의 왕자님에게는 가혹하군요. 그러고 보니 그곳 연구실의 창고에서 굉장히 큰 도마뱀을 봤어요. 붙잡으려다 놓쳤지만요. 연구실 창고에 구멍이라도 있나?
(벽에 작은 구멍이 나 있다. 토포를 숨어들게 하겠습니까?)
차고스 : 응!? 뭐지? 뭐가 떨어졌나? 히익! 으아아아악! 으윽, 소름 끼쳐! 왜 여기 도마뱀이 있는 거야, 제길!
클라비우스 : 오오, 때마침 잘 와 주었군, 에이트. 일단 소개부터 하지. 이쪽은 내 아들이자 사잔비크의 다음 왕이 될 차고스 왕자라네.
차고스 : 잠시만요, 아버지! 이렇게 척 봐도 신분이 낮아 보이는 자들에게 왜 저를 소개하시는 거죠?
클라비우스 : 신분이 무슨 상관이겠느냐? 네 의식을 보좌해 줄 사람들에게 너를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
차고스 : 의식이라뇨!? 저는 그런 말씀은 듣지 못했어요. 간다고 말한 기억도 없다고요! 도마뱀은 싫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클라비우스 : 잘 듣거라, 차고스. 아무리 싫어도 의식을 마쳐서 강한 왕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미티아 공주와 결혼할 수 없다.
차고스 : 전 결혼은 딱히...
클라비우스 :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게냐? 듣자 하니 미티아 공주는 저기 있는 젊은 처자 못지않게... 쭉쭉! 빵빵! 탱탱! ...하다고 들었노라.
차고스 : 오오...
클라비우스 : 어떠냐? 갈 마음이 생겼느냐?
제시카 : 나를 미끼로 쓰지 말라고.
클라비우스 : ...엣헴, 차고스. 성 사람들이 너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굳이 여기서 말할 필요도 없을 게다. 분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의식을 치러서 남자다움을 보여다오. 저기 있는 에이트 일행도 뒤에서 너의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어떠냐, 차고스? 가 보겠느냐?
차고스 : 우우... 가 볼까? 앗, 아니야. 어쩌지.
클라비우스 : 오오! 갈 마음이 들었느냐! 다른 이들에게는 너 혼자 왕의 의식을 치르러 출발한 것으로 해 두마. 네가 먼저 성 시가지를 빠져나가 문 근처에 있는 에이트의 마차에 올라타서 기다리고 있거라. 알겠느냐?
차고스 : 네에!?
클라비우스 : 그럼 대신이여. 차고스를 어서 의식의 장소로 내보내게. 반드시 혼자 간 것처럼 보여야 하니 병사들을 데리고 가서 문 앞에서 성대하게 환송하는 척하도록.
대신 : 네,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차고스 : 엥? 잠깐만요. 저는 아직...
클라비우스 : 후우, 이제서야 갔군. 에이트, 호위에 관한 일은 절대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되네. 그리고 왕의 의식에 대한 것은 성 밖에서 차고스에게 물어봐 주게. 그대가 이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 준다면 약속한 마법의 거울을 내주겠네.
차고스 : 에잇! 좁아, 좁다고! 짐칸이 왜 이렇게 좁아터졌어? 저 거추장스러운 솥만 없었어도 좀 더 자리가 생길 텐데... 근데 이놈은 뭐냐? 이런 괴물 같은 아저씨를 데리고 지금껏 잘도 여행을 해 온 모양이군.
얀거스 : 아저씨, 웬일이십니까요? 평소 같았으면 나는 이래 봬도 왕이라네! ...하면서 진작에 달려드셨을 텐데.
트로데 왕 : 잠깐 귀 좀 빌려 주게... 지금은 나도 공주도 이런 모습이잖은가. 차고스 왕자에게 약혼자가 말로 변했다는 것을 어떻게 말하겠나? 그러니 왕자에게는 진실을 숨길 생각이라네.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전해 주게. 알겠지? ...저기 왕자님, 이제 어디로 모시면 되겠습니까?
차고스 : ...내키지는 않지만 여기서 동쪽에 있는 왕가의 산으로 가 줘. 그곳이 왕의 의식을 치르는 곳이거든. 참, 그렇지, 에이트. 이걸 우선 너에게 주마.
(에이트는 도마뱀의 정수를 획득했다.)
차고스 : 그 주머니에는 인간의 냄새를 없애는 가루가 들어 있어. 왕가의 산에 들어가기 전에 그 가루를 몸에 뿌려 두도록 해. 의식에서 싸우게 될 아르고 리자드는 사람 냄새에 민감해서 다가가기만 해도 도망치거든... 그래서 그 가루로 체취를 없애고 도마뱀 냄새를 풍기면 아르고 리자드가 도망치지 않고 싸울 수 있게 되는 거지. 표면상으로는 혼자서 왕의 의식을 치르러 떠난 것으로 되어 있으니 평소에는 마차의 짐칸에 숨어 있겠다. 왕가의 산에 도착하면 마차에서 내려서 걸어가 주지. 그러니 엉뚱한 데서 알짱대지 말고 곧바로 왕가의 산으로 가도록 해.
[왕가의 산]
남자아이 : 영차! 지금 내가 던진 조로 열매는 아르고 리자드가 좋아하는 거야. 잠들어 있는 아르고 리자드라도 조로 열매의 냄새만 맡으면 바로 눈을 뜬다고!
여자아이 : 오빠는 힘이 세구나! 나는 아무리 해도 잘 안 됐었는데.
남자아이 : 왕가의 산에는 조로 열매가 가득하니까 맘껏 따도 돼. 하지만 위험하니까 아빠가 산에는 가지 말랬어!
(에이트 일행은 도마뱀의 정수를 사용했다. 도마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차고스 : 제길! 도망치다니... 이런 끔찍한 일은 후딱 끝내고 한시라도 빨리 성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 아르고 리자드는 겁이 아주 많으니까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가야 한다고 대신이 말했었지. 무작정 달려가니 안되는 거야. 녀석의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가면 달아나지 못할 거야... 이봐 에이트. 내가 말했잖아?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가라고. 안 그러면 또 도망칠 거라고. 너는 사람 말을 들을 생각이 요만큼도 없는 거냐? 무작정 달려가니 안되는 거야. 뒤쪽에서 걸어라라고! 걸어서 다가가는 거야. 알겠어? 걸어가라고!
아르고 리자드 : 흐아아악!
(아르고 리자드가 나타났다! 차고스의 공격! 아르고 리자드에게 1의 데미지! 차고스는 도망쳤다!)
차로스 : 이게 아르곤 하트!? 생각보다 작네. 아르고 리자드가 험악하게 생기긴 했어도 보기보다 강하지도 않았고... 그럼 좀 더 큰 걸 얻을 때까지 아르고 리자드를 계속 잡아 볼까? 후후.
제시카 :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뭐라는 거야? 자기는 금방 꽁무니를 빼 놓고는.
차고스 : 오옷! 저기 한 마리가 기분 좋게 쿨쿨 자고 있는데? 이봐, 에이트. 강 건너에 있는 아르고 리자드를 이쪽으로 유인할 방법이 없을까?
(에이트는 작은 메달을 발견했다. 작은 메달을 주머니에 넣었다.)
차고스 : 이봐, 에이트. 네가 들고 있는 걸 좀 보여줘 봐. 호오... 이게 조로 열매로군. 대신이 말했자. 아르고 리자드는 이 열매를 아주 좋아한다고. 놈들은 조로 열매의 냄새에 민감해서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뜬다지? 그만큼 이걸 좋아한다는 뜻이로군.
아르고 리자드 : 흐아아악!
(아르고 리자드가 나타났다! 차고스는 도망쳤다! 아르고 리자드를 물리쳤다! 아르곤 하트를 획득했다!)
차고스 : 안 돼, 이것도 작잖아. 더 커야 된단 말이야. 커다란 아르곤 하트를 가져가기만 하면 아버지도 성에 있는 자들도 분명히 나를 다시 보겠지. 그러니 큰 걸 얻기 전까진 성에는 안 돌아갈 테니까 너희들도 제대로 싸우라고.
차고스 : 명령이다! 에이트. 저 아르고 리자드를 둥지 밖으로 유인하거라.
아르고 리자드 : 흐아아아악!
(아르고 리자드가 나타났다! 아르고 리자드를 물리쳤다! 아르고 리자드는 보물 상자를 떨어뜨리고 갔다.)
차고스 : 이것도 꽝이야. 이 정도 크기로는 아버지가 놀라시지 않을 거야... 아르고 리자드가 더 많이 나와 주면 그만큼 큰 걸 얻을 확률도 높아질 텐데... 도마뱀들도 이 몸이 두려워서 둥지에서 나오질 않는군. 너무 강한 것도 죄라니까, 음하하하!
제시카 : 참 낙천적인 성격이야. 이 구제불능 왕자님과 헤어지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
차고스 : 하지만 오늘은 이미 지쳤군... 이봐, 마부. 오늘 사냥은 여기서 끝낼 테니 탁 트인 곳으로 나를 안내해. 피곤하니 쉬도록 하지.
(에이트 일행은 산 정상에서 밤을 보냈다.)
차고스 : 뭐 하는 게냐! 어서 걷지 않고! 주인님을 태웠으니 앞으로 가야 할 것 아니냐. 자! 이랴~! 이랴~! 고집 좀 그만 부려! 날뛰지 말고 말 좀 들으라고!
트로데 왕 : 그만두십시오, 왕자님. 미티... 앗, 아니지. 말이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제 말은 사람을 태우는 데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예끼! 그만두지 못할까! 당장 내 말에서 내려라! 이 빌어먹을 녀석아!
차고스 : 시끄럽다! 닥치고 보고 있어라. 젠장... 채찍을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군, 이놈! ...우와아아! 히이이익! 멈춰! 이놈이! 날뛰지 마. 멈추라니까! 떨어져, 떨어진다고! 으윽! 크윽... 이놈! 훈련이 하나도 안 돼 있구만? 사람을 태울 때의 예절을 이 몸이 제대로 가르쳐 주지. 고맙게 생각해라, 이 난폭한 말아!
트로데 왕 : 잠깐! 또 내 말을 괴롭힐 셈인가! 절대 허락하지 못하네. 아무래도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말이 아니라 나를 치게!
차고스 : 흥! 그렇게 말이 소중하냐? 그럼 소원대로 채찍질을 해 주지. 엉덩이 내고 뒤로 돌아!
얀거스 : 형님~ 형니임~! 크, 큰일입니다요. 형님~! 헉... 헉... 크, 큰일입니다요. 제가 기분 좋게 노상...!? 앗, 그게 아니고 꽃을 꺾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절벽 아래에 엄청나게 큰... 놈입니다요.
차고스 : 어이, 들었나? 방금 그거, 아르고 리자드의 울음소리야. 마음이 바뀌었다. 말은 이제 됐고, 방금 그 울음소리를 확인하러 가야겠어.
아르곤 그레이트 : 흐아아아악!
(아르곤 그레이트가 나타났다! 아르곤 그레이트를 물리쳤다! 아르곤 그레이트는 보물 상자를 떨어뜨리고 갔다. 대형 아르곤 하트를 획득했다!)
차고스 : 이거야!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거라구! 이 크기라면 분명히 아버지도 신하들도 나를 다시 봐 주실 거야. 안 봐도 뻔해. 틀림없이 깜짝 놀랄 거야. 분명 나를 칭찬하지 못해 안달이 나겠지. 뭐, 고생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음음. 여봐라, 성으로 돌아가자.
[사잔비크 성]
차고스 : 이제서야 돌아왔군 한참 동안 성을 떠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응? 오오! 저것은! 장이 선 것을 알리는 깃발 장식! 벌써 장날이 찾아왔을 줄이야. 에이트, 일단 장을 구경한 뒤에 성으로 돌아가겠다. 여기서부터는 따로 행동하지.
상인 : 크헤헤헤. 장물이 그렇게 비싸게 팔릴 줄이야... 이크, 형씨 보고 있었수? 이해해 줘. 나도 장사니까 말이야. 그건 그렇고 다른 것도 좋은 물건이 많으니까 구경이나 하고 가슈.
차고스 : 마침 잘 왔다. 에이트, 이게 뭔지 알겠냐? 짜잔~! 바로 아르곤 하트다! 안 믿기지? 이렇게 큰 아르곤 하트가 있다니. 너도 아르곤 하트의 실물을 봤으니까 이게 가짜가 아니라는 건 알겠지? 왜 이런 걸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냐? 사실은 저기 있는 장터 상인한테 산 거야.
상인 : 크헤헤, 손님은 왕입니다요. 돈만 내시면 하나 더 드립죠.
차고스 : 흥!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그리고 에이트, 지금까지 얻은 아르곤 하트는 네게 주지. 나는 이걸 가지고 성으로 가겠다. 물론 이건 비밀이야. 저 상인도 장이 끝나면 이 나라를 나갈 테니 비밀이 새어 나갈 염려도 전혀 없다고, 음하하하. 그럼 여기서 작별이다. 모든 이의 칭찬을 한 몸에 받는 내 멋진 모습을 보고 싶거든 너도 성으로 오도록 해.
클라비우스 : 이놈... 차고스. 대체 무슨 짓을...
병사 : 으음, 내가 헛것을 본 건가...? 거대한 아르곤 하트를 품은 왕자가 성으로 달려가는 걸 봤는데 말이지.
대신 : 그럼 차고스 왕자시여, 저희에게 왕자님께서 손에 넣으신 아르곤 하트를 보여 주십시오.
신하1 : 오오! 세상에나, 크기 좀 보게!
신하2 : 이렇게 큰 건 본 적이 없어.
신하3 : 역대 왕이 가지고 온 것 중에 가장 큰 것 아닌가?
신하4 : 저렇게 큰 걸 보니 엄청 거대한 리자드를 상대하셨나 보군.
대신 : 자, 차고스 왕자시여. 그대의 용기와 힘의 증거인 아르곤 하트를 클라비우스 폐하께 바쳐 주십시오.
클라비우스 : 아니, 됐네... 차고스, 이것은 네가 직접 쓰러뜨린 리자드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신께 맹세할 수 있겠느냐?
차고스 : 무, 물론입니다. 아버지.
클라비우스 : 설령 협력자가 있었다 해도 네가 싸워서 이것을 손에 넣었다면 나는 너의 힘을 인정할 것이다. 허나 그 외의 방법으로 얻었다면 나는 너를 인정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묻겠노라. 싸워서 얻은 것이 맞느냐?
차고스 : 네, 네에. 맞습니다! 이것은 제가 아르고 리자드와 싸워서 얻어 낸 물건입니다.
클라비우스 : ...그랬느냐, 애썼다. 네 힘의 증거, 확실히 받았노라.
차고스 : 오오, 에이트. 어때, 똑똑히 보았겠지? 나의 이 화려한 귀환을! 참으로 후련하단 말이지. 지금까지 사람들한테 무시만 당했었는데 기분이 날아갈 것 같군, 푸하하핫!
클라비우스 : 기다렸네, 에이트. 대체 어찌 된 일인지 설명해 보게. 나는 옥상에서 모든 걸 보았네! 차고스가 장터의 행상으로부터 아르곤 하트를 받는 모습을. 그 녀석은 왕가의 산에 가지 않은 겐가? ...그랬군. 비록 혼자 힘은 아니었을지라도 스스로 싸워서 이것을 손에 넣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솔직하게 이것을 내놓았다면 좋았을 것을... 어리석은 놈. 그깟 크기가 뭐가 대수라고. 이래서는 왕위 계승은 커녕, 아내를 맞는 일도 아직 멀었어. 허나 이것은 차고스의 문제. 그대는 의뢰를 훌륭히 완수해 주었네. 약속대로 마법의 거울을 내주지. 마법의 거울은 4층의 보물 창고에 있다네. 미리 말을 해 둘 터이니 원할 때 가지고 가도록 하게. 그 대신 차고스가 얻은 이 아르곤 하트는 내가 받아 두겠네. 차고스가 잊어버렸다 싶을 때 이것을 가지고 녀석을 혼내 줘야겠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네만...
[보물 창고]
(왕가의 보물인 마법의 거울이 놓여 있다. 마법의 거울을 가져가겠습니까? 에이트는 마법의 거울을 주머니에 넣었다.)
학자 : 오오, 그것은 마법의 거울이 아닙니까 어디 잠시 보여 주십시오. 응!? 어찌 된 일이지? 이 거울에서는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군요! 이래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거울과 다르지 않은걸요? ...혹시 지난번에 보물 창고에 들었던 도둑이 거울의 마력을 빼앗아 갔나...? 설마... 하지만 마력을 잃었어도 이 거울은 왕가의 보물이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죠! 어라? 난감하다는 표정이군요. 혹시 그 거울에 마력이 없으면 곤란한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으음, 글쎄요. 거울 자체에 손상은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든 거울에 마력을 불어넣어 주면 마법의 거울이 본래의 힘을 되찾을지도 모르죠. 제 스승님이라면 보물 창고의 물건을 잘 아시니 거울에 마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스승님은 관직에서 물러나 지금은 이 땅의 서쪽에 있는 숲 속에서 은거 생활을 하고 계시거든요.
[신비한 샘]
현자 : 호오. 이런 곳에 사람이 오다니 별일이 다 있군... 아니!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 나도 성에서 수많은 공주를 봐 왔지만 그대처럼 아름다운 공주는 본 적이 없소. 주변 분들은 이 아름다운 공주를 수호하며 여행을 하고 계신 모양이구먼.
얀거스 : 뭐라고요, 영감님!? 당신에겐 이 말 공주님이 진짜 공주님으로 보이는 겁니까요?
트로데 왕 : 아무렴, 설령 말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공주에게선 숨길 수 없는 기품이 넘쳐난다는 증거인 게지. 그렇고말고... 아니 그런데 어떻게! 여보게, 노인 양반. 이 말이 공주라는 것을 어찌 알아봤는가!?
현자 : 마, 말이라고!? 그게 사실이오? 공주여, 잠시 실례하겠소. 이 갈기는! 이 털의 윤기... 그대들이 이야기한 대로 말이 확실하구려. 보다시피 내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오. 나는 마음의 눈, 즉 심안을 통해 사물을 보고 있소. 내 심안에 비친 이분의 모습은 공주라 부르기에 걸맞은 분이건만... 여행자여,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겐가? 괜찮다면 내게도 들려주시오... 아아, 측은한지고. 저주 때문에 이런 모습으로 변해 버린 게로구먼. 오오, 옳거니! 이 방법을 사용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한번 시험해 보면 어떻겠소?
트로데 왕 : 그게 정말인가!? 허면 그 방법이란 것이!?
얀거스 : 으헉! 아저씨, 언제 오셨수!
트로데 왕 : 언제는 뭐가 언제야! 이번엔 처음부터 마부석에 앉아있지 않았느냐!
현자 : 효능이 있을지는 모르겠네만 그 샘물을 한번 마셔 보시게. 그 샘물에는 저주를 푸는 신비한 효과가 있으니. 반드시 효험이 있다는 보장은 없네만...
미티아 : ...아, 아버님!? 아버님, 절 보세요! 저는... 미티아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왜 그러세요? 아버님? 서, 설마 제가 지금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간 꿈이라도 꾸는 건가요!? 이건 환영인가요...?
트로데 왕 : 오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단다. 네 모습이 잘 보이는구나, 공주야. 자, 좀 더 가까이 와서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다오.
미티아 : 아버님!
트로데 왕 : 오오! 내 어여쁜 공주야! 지금까지 마차를 끌게 해서 미안했다... 많이 힘들었지? 이제부터는 편하게 다니게 해 주마.
미티아 : 아니에요, 아버님. 저 혼자만 힘든 것도 아닌걸요... 게다가 저는 에이트 일행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답니다.
트로데 왕 : 우리 공주, 참으로 기특하구나... 어디 그럼? 나도 샘물을 마시고 예전의 늠름한 모습으로 돌아가 볼까?
미티아 : 아, 아버님... 꺄아!
트로데 왕 : 응!? 왜 그러느냐, 공주야. 고, 공주야! ...아아, 공주야.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결국엔 물거품이 되고 말았구먼.
현자 : 으음, 샘물의 치유력조차 효과가 없다니, 공주에게 걸린 저주는 매우 강력한 모양이구려. 샘물로도 안 된다면 남은 방법은 한 가지뿐. 공주를 이런 모습으로 바꾼 도르마게스라는 광대를 찾아내서 쓰러뜨리는 수밖에는 없소. 저주받은 공주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자네들밖에 없네. 많은 고난이 있겠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꿋꿋이 헤쳐나가게나. 오오, 바람이 차가워졌구먼. 나는 슬슬 돌아가겠네.
트로데 왕 : 오오, 공주야. 헛된 기쁨으로 끝나버려 슬퍼하는 것도 이해는 한다만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수만은 없단다.
(미티아는 슬퍼 보이는 눈으로 샘물을 바라보고 있다... 미티아에게 신비한 샘물을 마시게 해 주겠습니까? 에이트는 미티아에게 샘물을 마시게 해 주었다.)
미티아 : 고집을 부려서 죄송해요. 에이트, 당신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잠깐 동안일지라도 저는 이곳의 샘물을 마시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러니 가끔씩 이렇게 샘에 들러 주시면 매우 기쁠 것 같아요. 성에 있었을 때처럼 또 에이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러면 그때만큼은 이 무시무시한 저주도 잊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앗... 벌써 시간이 다 되었나 봐요...
트로데 왕 : ...나도 부탁하겠네. 공주의 유일한 소망을 이루어 주었으면 하네. 아니, 이건 명령일세. 알겠나, 에이트? ...그럼, 그래야지! 이제 공주도 마음이 진정된 것 같으니 슬슬 가 보세... 으응!? 오오, 이런! 중요한 것을 잊을 뻔했구먼. 여보게, 에이트. 방금 여기서 만난 노인이 바로 사잔비크에서 들은 서쪽 숲에 산다는 늙은 마법사가 아닌가?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니라면 그 노인은 마법의 거울을 잘 알고 있을 터. 꼭 그의 집을 찾아가서 지혜를 빌리는 것이 좋겠네.
[현자의 오두막]
슬라임 : 우히히, 나는 이 주변에서 가장 심술꾸러기로 통하는 슬라임이당. 여기 사는 할아버지는 지금 외출 중이시거덩. 그니까 옆방을 찾아봐도 소용없다공. 심술꾸러기인 내가 말하는 거니까 진짜거덩.
현자 : 오오, 샘에서 만났던 여행자들 아니오? 어서 오시오... 으음, 내게 묻고 싶은 것이 있나 보군? ...클라비우스 왕으로부터 왕가의 보물인 마법의 거울을 받았다고!? 어디? 가지고 있거든 꺼내 보시게... 오오, 이것은! 태양의 거울이 확실하오. 내가 사잔비크에서 만져 봤던 물건과 같은 것이야. 허나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마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구먼. 이런, 설명하지 않았던가? 그대가 마법의 거울이라 부르는 이 거울의 진짜 이름은 태양의 거울이라오. 허나 마력을 잃은 지금 상태로는 마법의 거울이라고 부를 수조차 없겠군...
얀거스 : 성에 있는 마법사도 거울의 마력이 없어졌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영감님에게 여쭤 보러 온 것입죠.
현자 : 으음. 거울에 마력을 불어넣을 방법이라... 태양의 거울은 강한 빛을 발산하는 주문을 받으면 더욱 찬란히 빛난다고 예전에 들은 기억이 있소. 이유는 모르겠지만 거울에서 마력이 사라졌다면... 다시 한번, 태양의 거울에 어떤 주문이 깃들게 한다면 거울은 다시 마력을 품고 찬란히 빛나게 될지도 모를 일. 문제는 거울을 부활시킬 주문이 어떤 주문이었나 하는 것이오. 찬란함을 더하는 주문. 으음, 찬란함이라... 오오, 그렇지! 해룡이 쓰는 그 주문이 있었구먼! 이 땅의 북쪽에 아치형 바위가 있는 해협이 있는데, 그곳에 거대한 해룡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뱃사람에 들은 적이 있다네. 해룡이 쓰는 주문에 걸린 뱃사람들은 너무도 눈이 부신 나머지 잠시 동안 눈앞이 보이질 않았다고 하더군. 그만큼 강력한 빛을 발산하는 주문이라면 거울에 다시 마력을 불어넣어 줄지도 모르지. 허나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거울을 사용해서 실제로 해룡의 주문에 걸려보기 전에는 알 수 없을 테지.
Круто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