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고는 별로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부부가 함께 일부러 전주를 찾아갈 정도로
비빔밥 제대로 된 것 먹고 싶었으나 매번 실패였다.
지인의 장인 조문을 위해 전주를 찾게 되었다.
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다른 상가는 없었다.
깨끗하고 넓다는 인상을 주는 장례식장..
조문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며
이곳에 오는동안 쏟아진 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충청도 천안을 지나면서부터
대낮에 쏟아지는 비에도 앞이 보이질 않았다.
차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폭우였고
속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바퀴가 물위에 떠있는 것처럼 위태롭다.
돌아갈 때도 이 상태라면
차라리 전주에서 일박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우리 뒤를 이어 서울에서 도착한 이들도
조문을 마치고 상주와 앉자마자
앞이 보이지 않는 비가 화두가 된다.
우리가 밥을 먹고 있는 사이
전주의 아는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함께 전주 비빔밥 먹으로 가시자고..ㅎ
이미 밥 다 먹었지만.. "Alrights, Gooood Idea~"
식사를 마치고 상을 당한 지인과 잠시 이야기 하는 사이
목사님께서 아래 도착했다는 연락이다.
서둘러 상주와 작별을 하고 나와
내 차는 잠시 장례식장 주차장에 두고
전주의 지인 목사님 승용차에 몸을 싣는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대화를 하다보니
이라는 곳이 나온다.
일부러 한옥마을을 볼 수 있도록 코스를 정하신 것이다.
일부러 꾸민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했던 기억이다.
전주한옥마을
주말이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숙박시설인가 생각했지만 주로 식당과 상점들로 보인다.
전주한옥마을 한복대여
한복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런 것은 아닌 듯하다.
광화문에서 수시로 볼 수 있는
외국인들이 입고 다니는 그 야릇한 모양의 옷들이
역사와 전통의 명문 전주까지 휩쓸어 버린 모양이다.
전주한옥마을
평일 오후임에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들이
곳곳에 보이는 것을 보니 한복을 입으면 어떤 혜택도 있나 싶다.
전주한옥마을
식당을 향해 가는 길이어서 지나치며 살필 뿐이다.
다행히 붐비는 날이나 시간대가 아니어서
여유있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한옥마을의 경기전이라고 한다.
아마 역대 왕들의 위패를 모신 곳인 듯하다.
시간이 되면 한 번 둘러보고 싶은 곳이다.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할 수는 없으나
역사에 관련한 책을 즐겨읽고 관심이 있다.
특히 이곳에 올 때는 견훤이라는 사람을 생각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다루고 싶은 인물이다.
대화를 하며 전주 남문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자
저 앞에 #가족회관 전주비빔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비빔밥집이라고 한다.
전주에는 세 곳의 명물 비빔밥집이 있는데
그 중의 두 곳이 여기서 서로 마주보고 있고
다른 한곳은 좀더 깨끗하고 큰 환경 속에 있다.
전주 가족회관
지인 목사님께서 "두 곳 비빔밥 중에 어느 집이 더 나을까요?"라고 주차관리원에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돌아 온 대답이 걸작이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ㅎ
우리는 지인 목사님의 시식 경험을 따르기로 하고
여기 가족회관으로 정하고 들어선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식구파"
왠지 살벌하게 들리는 이야기다. 안으로 들어서면서 오르는 계단을 바라본다.
전주 가족회관 무형문화재
무형문화재의 집이라는 이 팻말에
왠지 기대감을 잔뜩 담아본다.
엘베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고
엘베가 없이 이렇게 멋스러운 계단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고 즐겁게 밟고 올라갈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식사를 하러 오면서
엘베를 기대했다면 들어야 할 말 한 마디..
"뭐하러 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