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허니문은 끝났고, 독이 든 성배만 남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50·사진)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 카타르와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졌다. 59년 만의 우승을 자신했던 도전이 15년 만의 8강 탈락으로 마감한 순간이다.
벤투 감독을 둘러싼 여론도 달라졌다. “패배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하다”던 벤투 감독은 혹독한 경험을 하고 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11경기 무패(7승4무)를 달리다 첫 패를 기록했지만 내용과 경기력이 기대 이하인 탓이다. 감독이 전권을 쥐고 있는 전술과 선수 기용 등 일거수일투족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며 탄식했던 모습 그대로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벤투 감독이 계약 기간이 보장된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의심될 지경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벤투호가 순항하려면 몇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지배 축구’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벤투 감독은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다”며 플랜 B의 필요성을 거부했다. 벤투 감독이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 횟수를 늘린다는 자신의 축구 철학을 관철하고 싶다면 스페인이 자랑한 티키타카나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처럼 시대를 지배하는 전술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부족한 효율성에 손을 대야 한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5경기에서 6골이 전부인 골 결정력이 가장 큰 문제다. 벤투 감독도 “효율성의 문제를 따진다면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정된 선수풀을 넓혀야 지배 축구도 산다. 주전 멤버만 고집해선 체력의 한계를 노출하며 부상과 같은 변수에 취약해진다. 이번 대회에서 기성용(뉴캐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함부르크) 등 핵심 전력이 부상으로 빠질 때마다 경기력이 요동친 것이 그 증거다. 벤투 감독이 최소한 13~14명이 아닌 18명, 이상적으로는 23명의 선수단을 모두 전력으로 가동해야 정상을 노릴 수 있다.
벤투 감독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세대의 공백도 메워야 한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기성용도 사실상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청용(보훔)까지 은퇴를 고민한다면 가용 전력은 더욱 줄어든다. 유럽과 K리그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선수들을 시험대에 올려야 한다.
벤투 감독의 완주는 그가 홀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뒷받침도 절실하다. 아시안컵 내내 대표팀의 고민거리였던 선수들의 체력 관리나 부상 방지, 부상 회복을 도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최소한 이번 대회처럼 의무팀 직원이 대회 도중 이탈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은 “아시안컵에서 일어난 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기술이 발전하는 것처럼 행정도 미흡한 부분을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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