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후쿠오카의 아편입니다. 드디어! 스틸 픽쳐와 모션 픽쳐 이야기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 세번째 시간입니다. ^^;; 만약 맘먹고 관련된 용어들 다 훑으면 동영상만 다뤄도 진짜 선데이서울 한 권은 충분히 나오는 분량인데, 지금 엄청 건너 뛰어서 이 정도인 거거든요.
뭐니 뭐니 해도, 너무 넓은 주제를 잡은 제가 웬수구요... ㅠㅠ 그래서 솔직히 500~600단어 정도 길이로 세 번 써서 얘기를 끝낸다는 거 자체가 무리라는 건 잘 아는데, 그렇다고 마냥 갈 수 없는 건, 제가 지난 시간에 말씀 드렸던 거처럼 이젠 저도 뭔가 기여도를 높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좀 더 실전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나 꼼수들을 다뤄볼 예정이고, 그래서 아쉽더라도 오늘 어떻게든 끝을 내기로 했습니다. ^^;;
자, 그럼 어쨌든 마지막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프레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시간 마지막 부분에 1/24초에 한 장씩 찍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찍은 걸 세는 단위가 '프레임'입니다. 영어로 Frame이라고 쓰고 Frame은 다들 아시다시피
A rigid structure that surrounds something such as a picture, door, or windowpane.
입니다. ^^;; 그림, 문, 창유리 같은 걸 둘러싸는 견고한 구조. 이게 프레임이죠. 일단 사진부터 하나 보시겠습니다.
출처 : https://photography.tutsplus.com/tutorials/step-by-step-guide-to-developing-black-and-white-t-max-film--photo-2580
사진에서 보시면 네모난 칸에 음영이 뒤바뀐 영상들이 있지요? 이 영상들이 들어있는 네모난 칸을 프레임이라고 합니다. 이건 예전에 일반인들이 많이 쓰던 35미리 필름을 '현상' 한 건데요, 저 네모는 셔터가 열렸을 때 빛이 들어온 범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칸은 처음부터 필름 상에 나눠져 있는 건 아니고, 촬영을 하면서 생기고 현상을 하면서 드러나게 되는데, 촬영을 하기 전 상태는 이렇습니다.
물론 사진처럼 밝은 곳에 드러난 저 필름은 촬영엔 쓸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빛을 너무 받아서 필름 표면에 발라진 감광물질이 반응을 너무 많이 하게 되고, 현상해봐야 그냥 까맣게 나옵니다. 그걸 인화하면 하얗게 나오...는데, 얘기가 여기로 새버리면 안 되니까, 여튼, 필름이란 게 이렇게 생겼고, 거기에 셔터가 열릴 때마다 네모난 틀이 생기는데, 그걸 프레임이라고 부른다는 거만 알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찍히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진기의 셔터 단추를 누를 때 셔터가 열리면서 필름 상에 프레임이 기록되는 건데, 필름 원판을 쓰거나 롤을 쓰거나 원리는 같습니다. 다만 사진은 셔터가 단추를 누를 때만 열렸다 닫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촬영이 불가능합니다.
연속촬영을 위해선 셔터가 일정한 속도로 열렸다 닫혔다 해야 하고, 거기에 맞춰서 필름의 빛이 닫지 않는 면들이 착착 셔터 뒤로 와줘야 하는데, 그걸 위해 위의 사진들에 보이는 "구멍"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건, 지금 저 위의 사진들에 나오는 필름의 형태는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 업계에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여기엔 우리가 잘 아는 에디슨이 등장하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키네토스코프"를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나오는 저 '구멍'은 영어로 Film perforation 혹은 Sprocket hole이라고 하고, 그걸 Sprocket 기어나 혹은 Claw(발톱)이라고 불리는 장치로 걸어서 필름을 이동시킵니다. 제가 지난 번에 보여드렸던 제 16mm 모션픽쳐 카메라는 발톱 방식인데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 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게 '발톱'이고 그 옆에 뚫려있는 네모난 창문이 셔터 창이고 그 바로 앞에서 셔터가 돌아갑니다. 보통 SLR 카메라나 DSLR 카메라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진기의 셔터가 몇 개의 판들이 겹쳐지면서 열렸다 닫혔다 하는 거에 반해 동영상 필름 카메라들은 대부분 반원 모양의 판이 돌아가면서 셔터 역할을 합니다. 이런 느낌입니다.
출처 : http://isaacbotkin.com/2008/01/controlling-exposure/
자, 여기서 잠깐 정리를 하고 넘어가면, 19세기 초, 최초로 기록이 가능한 사진술이 발명된 이후로 카메라 기술이 꾸준히 발전을 하다가 드디어 19세기 말엽, 저 유명한 이스트만 코닥에서 본격적인 '필름'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사진의 대중화와 더불어 동영상 기술과 함께 영화산업이 태동하게 됩니다. 엄청난 변혁의 시기였죠. 이 때 한 구석에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영상을 기록하는 시도가 있었으니, 이게 비디오의 시작이 됩니다.
기계식 텔레비젼이라고 하면 아마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수업시간에 잠깐 듣고 뭔 소리냐... 하고 넘어갔었는데, 어쨌든 비디오 기술은 그 기계식 텔레비젼을 위해 개발되었다고 하고, 간단히 말해서 빛의 세기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전송하고 받고 기록하는 기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엔 기록보다는 '전송'에 촛점을 맞추어 개발이 되다가, 드디어 50년대에 들어서면서 오디오를 기록하는 자기테이프의 기술을 이용해 처음으로 비디오 테잎 레코더가 개발이 됩니다. 이후로 21세기 초까지 필름과 더불어 영상 기록의 양대 산맥을 이루다가 둘 다 디지털에게 탈탈 털려서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죠. ㅠㅠ
비디오 테잎은 그나마 디지털로 바뀌고도 6미리 테잎으로 좀 버텼으니까 스팀잇을 하는 정도의 나이면 대부분 보셨을텐데, 혹시 어떤 방식으로 기록이 되는 지 아시나요? 필름처럼 칸이 나눠져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프레임을 기록할까요. 사진 하나 보시죠.
출처 : http://www.matrixav.com/reference/digital_betacam_format.htm
이게 비디오 테잎에 정보들이 기록되는 형식입니다. 이건 사실 디지털 테입에 기록을 하는 방식인데, 아나로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디오는 필름처럼 영상을 한 장 한 장씩 기록을 하는 게 아니라서 프레임의 시작과 끝을 따로 표시를 하는데, 밑에 Control이라고 적힌 트랙에 그걸 기록하게 됩니다. 그 아래 Timecode 트랙에는 우리가 흔히 SMPTE 코드라고 부르는 타임코드를 기록하게 되는데, 이 트랙은 업무용 테잎에만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너무 용어 얘기를 안 하는 거 같아서...^^;; 카메라와 캠코더의 차이를 아시나요?
카메라라는 말은 영어로 "Dark room"의 의미를 가진 라티어 "Camera Obscura"에서 온 말이고, 이건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어두운 방에서 벽 면에 상을 맺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사진기에서 보면, 셔터를 통해 빛이 센서나 필름에 닿는 과정까지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 안에 기록의 의미는 없지만, 일단 그 원리를 이용하는 장비라고 보시면 되는데, 그럼 캠코더는 뭘까요.
이건 비디오 카메라 + 비디오 레코더의 준말입니다. 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비디오는 원래 텔레비젼 방송을 위해 전송하는 기술을 의미하던 거라 기록 장치가 따로 없었고, 촬영은 사진기와 같은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에 촬영을 위한 장비를 '비디오 카메라'라고 불렀는데, 비디오 테입 기록방식이 개발되면서 비디오 레코더라는 게 등장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80년대 초에 소니와 JVC가 카메라와 레코더가 합체된 장비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야외에서 촬영을 하려면 카메라와 거기에 케이블로 연결된 레코더를 함께 메고 다녀야 했었는데, 그 두 개를 합친 장비의 명칭이 바로 캠코더입니다. 아래 사진은 카메라와 레코더가 합쳐지기 전의 모습입니다. ^^;; (소니가 내놓은 최초의 포터블 비디오 레코딩 시스템, 포타팩입니다.)
출처 : http://www.tvnewscheck.com/playout/tag/portapak/
그래서 캠코더는 동영상 업계에서 만든 동영상 관련 용어지만,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장비라기 보다는 영상을 기록하는 장비의 총칭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음... 좀 어색하긴 해도 여기서 마쳐야 할 거 같습니다. 중간에 자꾸 얘기가 자꾸 옆으로 새서 돌아오고 돌아오고 하다보니까 벌써 5시간 째 글을 쓰고 있네요. ㅠㅠ 맨 처음에 어디로 가려고 했는 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헤메이고 있는데, 목적지는 커녕 더 이상 걷기도 힘든 그런 상태인 거 같습니다. ㅠㅠ 그냥 첫번째 시간에 스틸 픽쳐는 사진, 모션 픽쳐는 동영상이에요... 하고 끝낼 걸 하는 후회도 들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제대로 쓰는 건 어려운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멍청하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진짜 뜬금 없지만 정리삼아 다짜고짜 말씀을 드리면... 영상은 픽쳐, 동영상은 모션 픽쳐, 움직이지 않는 사진은 그래서 스틸 픽쳐
라고 정리를 하겠습니다. ^^;;
다음 번엔 좀 더 실용적이고도 마이크로한 주제들을 잡아서 실제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 기술, 원리, 꼼수 같은 걸 전해드리릴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사진은 역시 유학 시절에 중고 책방에서 구입한 책의 표지인데,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주욱 훑어주고 있는, 제가 참 아끼는 책입니다. 77년에 나온 책인데, 보시다시피 "모션 픽쳐"라고 적혀 있죠? 그래서 보시라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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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스티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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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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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지식이 정말 빠삭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더 기대 하겠습니다
보팅 팔로우 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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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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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ㅏ진 잘보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맞팔은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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