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피커에겐 조금 더 여유 있게 말하라,고 권한다."
SKT 누구 월간 사용자 수가 4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SKT 누구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와 포탈들도 인공지능 스피커를 보급했고 거기에 이젠 구글 홈까지 들어오는 판이니 인공지능 스피커를 집집마다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지는 않고 ^^ 어쨌든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주 희귀한 물건은 아닌 시대가 됐다.
그런데 아직도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말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번에도 잠깐 썼지만, 자동응답기에도 말을 잘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보니 (사실 이게 우리나라 문제인지 어쩐 지는 잘 모르겠다, 내 경험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동응답기에는 뭘 잘 안 남겼으니까) 기계랑 얘기하는 걸 많이 어색해 하는 눈치다.
게다가 사람마다 물어보는 방식이 다 다르니 기계가 잘 대답할 리가 없지. 그렇게 한 두어 번 물어보다가 인공지능 스피커가 못 알아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됐다, 말도 못 알아들으면서. 하고 돌아서고 만다.
이건 뭐 조언이랄 것도 없지만, 어쨌든 인공지능 스피커는 기계 아닌가. 모든 기계에는 사용법이 있듯이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무리 사람인 척하려고 해도 정해진 사용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 틀을 벗어나면 말을 잘 못 알아듣는 것이고. 조언이랄 것도 없지만, 내 방법은 이렇다.
무엇보다도 호흡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름을 부르고 명령을 내리기까지 약간 뜸을 들여야 한다. 이름 부르고 알아 들었다 싶으면 그때 말을 한다. 보통은 푸른색이든 뭐든 불이 들어오거나 딩, 하는 소리가 난다. 들을 준비가 됐으니 말씀을 하셔라, 뭐 이런 거다. 물론 SKT 누구의 아리아 선생은 이름 부르고 연이어 말을 해도 알아듣는 등 똑똑해지고 있으나 대부분은 이름을 부르고 잠깐 쉬는 게 좋다.
사투리와 흘린 말을 알아듣기도 하지만, 발음을 똑똑히 하면 (몹시도 당연한 말이지만) 더 잘 알아듣는다. 그렇다고 한자 한자 끊어서 발음할 필요는 없지만 (정말 못 알아들을 땐 이렇게라도 한다 ^^) 여유 있게 발음하면 주변이 소란스럽거나 다른 소리가 섞이지 않는 한 대부분 먹힌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무리 사람인 척해도 아직은 기계다(앞으로도 절대 사람은 될 수 없다). 기계는 정해진 사용법 대로 움직이고, 인공지능 스피커는 그 사용법의 범주가 넓다고 해도 틀은 있다. 그러니 조금만 여유 있게 천천히 다뤄보자. 다루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그러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막 시켜 보면서 때론 재미있고, 때론 유용하게도 된다. 그러니 말 안 듣는다고 성급하게 내치거나 처박아 두지 말고 기왕 있는 거 살살 달래 써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