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시장을 선도할 것 - 권동칠 (주)트렉스타 대표이사 [1/2]

in kr •  6 years ago  (edited)

등산화를 비롯한 각종 의류 등 아웃도어 관련 전문 업체인 트렉스타는 국내에 신발제조와 관련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준비 중이다. 동사의 권동칠 대표를 만나 관련 내용을 들어보았다.

“봉제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할 일이 될 것입니다.” 아웃도어용 신발의 최고봉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트렉스타의 권동칠 대표는 봉제의 본질과 그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의류 제조는 봉제가 최종이자 대부분의 공정이지만 신발은 전체 공정 중 하나인 중간 공정에 해당한다. 그러나 신발에서 봉제는 인건비의 70%를 차지하는, 경쟁력에서 결정적인 승부가 나는 공정이라고 그는 밝힌다.

세계 최대의 신발 브랜드에서 봉제가 들어가지 않는 노소우(No sew) 제품을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이고 향후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 강하게 전진 액셀을 밟은 적이 있습니다. 봉제가 들어가지 않은 편직물로 된 노소우 제품 기술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디자인을 도입해 전체 제품군의 상당 부분을 관련 제품으로 내놓았지만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오히려 봉제가 가미된 전통적인 디자인에 더 심혈을 기울인 경쟁 추격업체에 상당한 시장을 내주었고 주가도 폭락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소비자들은 노소우 제품보다는 봉제가 가미된 신발이 더 멋있고 튼튼하다고 평가했으며 결정적으로 편직물로 갑피를 만든 노소우 신발은 오래 신을수록 형태의 변형 즉 쭈그러짐이 심해 외면 받았다고 권대표는 평가했다. 신발에 있어서 봉제는 이처럼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 신발 봉제는 사라진지 오래다. 권대표 역시 이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신발 제조업체는 아직 국내에 50~60여 업체 정도가 있지만 신발 봉제를 하는 업체는 99.9%가 사라졌습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신발 봉제의 99.9%를 해외에서 처리한다고 보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저희 역시 100% 해외에서 봉제해 국내에 들여와 최종 제조(신발업계에서 흔히 제조라고 표현하는 것은 신발의 윗 부위인 갑피 부분(Upper)과 밑창(Insole)을 접착하여 최종 완성하는 단계를 의미한다)를 완성합니다. 신발 봉제가 사라진 것은 국내에서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하면 더 싸고 더 잘 만들 수 있는데 굳이 국내에서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권대표는 제조업이 살고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발 봉제도 국내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신발 봉제가 국내에서 가능하려면 그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렉스타가 등산화를 하다가 의류, 용품 분야로 뛰어든 것이 약 15년 가량이 되었습니다. 그 때 의류의 약 70%를 국내 생산을 했고 30% 정도를 중국 등지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00% 해외생산 합니다. 베트남이나 미얀마,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봉제하면 더 싸고 품질 좋은 것은 물론이고 오더 주면 접대 받아가며 일할 수 있는데 누가 국내에서 하겠습니까?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해외로 나가지 말고 국내에서 하라고 하면 투자·운영·관리에 골치 아프기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이에 국내 봉제 제조업 기반은 다 무너졌습니다. 아무도 봉제는 안하려고 하고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이 당연시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산업 기반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요가 있어야 합니다. 수요가 없는데 누가 공급하겠느냐는 거지요."

"지금 그나마 의류봉제는 일부 남아 있고 신발봉제는 해외생산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국내 제조기반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최소한의 토대인 군관납만은 국내 생산을 유지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토대로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군관납은 세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세금으로 하는 것인 만큼 민간 기업의 이윤창출 문제가 아닌 국가 발전이라는 측면을 놓고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생각보다 군관납 봉제품이 많습니다. 저희가 군화를 납품하는 업체지만 봉제는 100% 해외에서 해옵니다. 만약 군관납 제품을 국내 생산으로 못 박는다면 저희도 이 부분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국내 제조업체들도 군관납을 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힘을 쓸 것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투자가 있고 기술 발전이 있고 인재가 모여들게 되어 있습니다. 봉제공장들은 기존의 인력 의존 산업에 탈피해 자동화, 스마트화된 공장을 모색하게 되고 그러면 생산인구는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현장을 메우게 될 것입니다. 봉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산업으로 튼튼한 제조업 기반의 토대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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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해외에서 봉제를 해서 국내에서는 접착만 하는거군요....

그런 시스템이었군요. 또 하나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