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내고 쓰던 핸드폰의 문자서비스를 기존 대형 통신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카카오톡은, 일반 대중들에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키며 열렬한 지지를 받습니다. 오늘의 카카오가 있기까지 가장 극적인 시기가 바로 그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후 기본적으로 공짜인 메신저 서비스를 유지하되, 일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유료화 모델을 적용하여 기존의 투자 매몰비용을 넘어서는 큰 수익을 얻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선물하기와 유료 콘텐츠 등 대규모의 사용자 풀을 활용한 수익모델이 이후 속속 덧붙여졌지만, 이러한 유료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 유저들에게 카카오톡은 여전히 무료 메신저로 변함없이 그 역할을 해 오고 있습니다.
이제 유저들은 카카오톡에 락인이 될 만큼 돼서 "카톡 한다."라는 표현이 마치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그 모든 행위를 갈음하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고, 마치 통신망의 주요 구성이 되는 이루는 '공공재'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카카오택시의 유료화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택시를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웃돈'을 받는다는 원초적인 추가 수익 모델을 발표했을 때부터, 논란은 예견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카카오톡 자체가 문자를 주고받는 공공재처럼 인식되는 것처럼, 원하는 목적지로 택시를 안심하고 간편하게 부르는 카카오택시도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일 사용자가 54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생활의 기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의 기본 사용 경험에 변형을 주는 유료 모델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카카오톡이 메신저로서의 사용을 위한 기본적인 기능에는 초기와 비교해서 그다지 변화를 주지 않아왔던 것처럼, 카카오택시도 기본 활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유료 모델을 검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입니다.
카카오택시가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로서 단독으로 유료 모델을 결정할 경우 맞닥뜨릴 정서적인 저항도 고려를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주 잘 나가던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가, 성급한 유료화 모델을 적용했다가 심리적 저항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급속도로 사용자 층이 이탈하고 와해되었던 사례를 우리는 과거에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 전국 택시운송 사업조합연합회, 전국 택시노동조합회 등 택시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공동 성명서 형식으로 카카오택시의 유료화 모델의 반대 의견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들의 주장은 카카오택시의 유료화 모델은 사업 주체인 카카오 단독으로 임의 결정할 것이 아니라, 택시업계와 교통전문가 그리고 정부가 함께 충분한 토론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현재 카카오가 발표한 '웃돈' 모델은 과거에도 시도되어 실패했었고, 현행법 위반 요소가 있으며 무엇보다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도움을 받아 활성화 조짐을 보였던 택시업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며칠 전 서울시와 국토부 당국도 카카오 측이 일방 발표한 몇몇 문제를 지적하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는 걸로 보면, 관련 주체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한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료로 사용하게 해서 확보된 대규모 사용자들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이탈이 어려울 정도가 되었을 때, 유료화를 도입해서 누적 투자금액을 상회하는 수익을 도모한다는 닷컴 서비스 기업의 정석은 카카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 서비스가 통신과 교통 등, 일반 국민들에게 '공공재'로 인식될 수 있는 영역일 때에는 반드시 위의 공식이 순조롭게 적용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특히 기본적인 사용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접근이 필요할 텐데, #카카오택시 예를 들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간접적인 광고 모델 등이 한 예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용자, 택시, 정부 등의 관련된 주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긴 호흡의 심도 있는 고민을 반영한 수익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카카오 가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는 멋진 수익 모델을 선보이며, 세상을 이롭게 하고 큰 수익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