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창업기 : 9편 - 다시 원점으로

in kr •  6 years ago 

전편 목차
1편- 무모한 결정 그리고 실행
2편 - 조언과 격려 사이
3편 - 일단 실행하고 보자
4편 -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다.
5편 - 우리배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6편 - 첫번째 실험
7편 - 성장
8편 - 어떻게하면 잘 알릴 수 있을까?

이번 편에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방향을 고려해보는 과정입니다.

요즘에 새로이 팟캐스트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ㅎㅎ 처음 만들때는 막막했는데 막상 녹음을 진행해보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탈이네요. 이런 주말이면 집앞 탄천을 음악 들으면서 달리는데 이렇게 뿌연 하늘 바라보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2018년 10월 22일

주말 사이 나는 책을 한 권 읽었다.

https://misc.ridibooks.com/cover/3113000001/xxlarge

바로 이 책인데 우리가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단어는 '아하 순간' 이라는 단어였다.
사용자들이 Must Have에 대한 이유를 찾는 순간으로, '어머! 이건 꼭 사야돼!' 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경험을 했을 때를 비유한다.

아침부터 공동창업자에게 주말 동안 읽은 이 내용에 대해 떠들었다. 우리는 확실히 이 내용에 대해 고민을 제대로 해보지를 않았다.
아예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 사이트를 사람들이 왜 써야 할까요? "
"왜 싫어하는 걸 소통해야하죠?"

우리는 오전 내내 이 질문에 대해서 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테스트로 시작한 커뮤니티 사이트이지만 어느새 우리는 애정을 갖기 시작했고, 몰입했다.
사람들이 정말로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기를 원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 둘이 약간은 소심해보이는 성격때문에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는 당시 메모~

싫어하는 것을 공감한다. 공유한다.
싫어하는 것을 같이하면 동질감을 느낀다.
싫어하는 것을 같이 해서 동질감은 얻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취향의 싫음과 혐오적인 싫음 이 두가지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싫어하는 것을 소통하면 정말 해소가 되나?
그렇게 해서 정말 가져가는 이점이 무엇이지?
싫어해도 되는 공간(안정감) & 대놓고 싫어하는 공간

우리는 계속해서 사이트 이용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려웠다. 먹는 음식이라던가, 화장품같은 실물적 제품이 아니었기에 너무 어려웠다.
뜬구름같은 형이상학적 가치였기 때문에 관련 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둘에게는 어려운 과제였다.

오후에는 아예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싫음에 대한 것을 분류를 하려고 했으나 너무 변수가 많아서 쉽지가 않았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가볍고 유쾌함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었는데, 싫어함이라는 모호한 주제는
너무 많은 것들을 아우르고 있을 뿐더러 유쾌함과는 거리가 먼 내용들도 충분히 포함할 수 있었기에 가치를 생각해내는데 애를 먹었다.

긴긴 이야기 끝에 우리는 줄 수 있는 가치를 공감사이다 라는 2가지로 크게 분류를 했다.
공감은 내가 싫었던 상황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타인의 상황에서 자신을 동일시하며 느끼는 동질감을 대표하고,
사이다는 능동적으로 싫어함을 표출하는, 그 과정속에서 해방감과 시원함을 대표하는 가치다.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커뮤니티 형식의 게시판은 기존의 네이트판과 어라운드, 모씨같은 대표적인 서비스들이 있었다.
우리 역시 그런 커뮤니티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리가 주고자 하는 가치 중에서 사이다 가치에 대해서는 줄 수 있는게 없었기에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 하기로 했다.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2018년 10월 23일

게임을 만들고 있다. 처음 만들 게임은 사이다 톡이었다.
카톡과 같은 비슷한 UI를 만들고 특정 상황을 부여하면 사람들이 그 상대방에게 시원하게 이야기를 함으로써
싫어함을 표출하도록 만드는 게임이었다. 여러가지 싫음 중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인간관계에서의 싫음을 겨냥한 게임이었다.

우리에게는 리소스가 많지 않았다. 사람도 적고 돈도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간단하게 작업을 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게임기획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게임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기획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현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게임을 만들다보니 웹게임 플랫폼을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웹게임은 부상하고 있는데 아직 인디 웹게임들을 모아놓은 플랫폼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모비게임이라는 사이트가 있긴 있다. 스낵형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자체 제작 게임을 올리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지향하는 그럼 웹 게임 플랫폼은 아니다.
외국에는 그런 플랫폼이 존재했다. Kongregate 라고 예전 플래시게임이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던 시절부터 커온 회사이다. 언젠가 저런 사이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2018년 10월 25일

3일만에 제작을 한 사이다 톡 게임을 배포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머무르는 기간이 짧았다. 게임자체가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궁금했다. 우리가 주고자하는 사이다의 가치를 받았을까?

하나 좋았던 점은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 내에서 활동을 한다는 점이었다.
그 전에는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를 보는지, 안보는지를 대략적인 데이터에만 의존했었는데
직접 타이핑을 해야 하는 게임을 통해서는 확실히 활동을 해본다는 데이터를 얻었다.
이런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주고자하는 가치가 각인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2018년 10월 26일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주지는 않았지만 또한 데이터 역시 큰 반등은 없었지만
유저들이 우리 사이트내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예전에 나는 업무 외적으로 Phaser라는 HTML5 게임엔진을 공부한적이 있었다.
설마 이런데서 쓰일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공동창업자에게 '내가 이런 라이브러리로 이런 게임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카톡같은 게임말고 정말 게임처럼 보이는 게임으로
만들어서 한번더 실험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우리 사이트에 대한 참여도를 높여서 좀 더 머물게 하고, 게임 자체에 우리가 주고자하는 메세지를 담아내서 브랜딩을 한다면 해볼만다고 여겨져 하기로 결정했다.

첫번째 게임으로는 쿠키런을 참고한 무한 횡스크롤 런닝 게임이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해보기전에는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다. 그러나 시작이 어렵지 한번 해보고 나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느끼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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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님의 경험이 정말 좋은 정보가 될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요 :)

감사합니다! 제 경험이 누군가의 도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게 큰 목적이었기에 더 뿌듯하네요. 계속해서 연재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image.png

ㅎㅎㅎ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