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되돌아보는 글쓰기
기자라는 직함이 괜히 거창해서 내 이름 뒤에 잘 안 붙이지만 어쨌든 하루 상당부분을 저 직함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얻게 되는 좋은 점은 아까 적었다. 내가 경계해야 할 점도 함께 정리해보자.
크게 지금까지 크게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느낀다. 하나는 내가 다 알았다는 자만. 나름 여기저기서 지식을 주워섬기고 좋은 분들께 열심히 설명을 청하다보면 머리에 뭐가 많이 들어오긴 한다. 그래서 진짜 많이 알게 된 기분이다.
근데 ㄹㅇ '앎'을 얻은 사람은 도리어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알수록 모른다.
반대로 말하자면 적당히 알면 다 안다고 느끼게 된다. 기자로서 가끔 겪는 자만심이다. 괜-시리 내가 블로쿠체인 마스터가 된 키분에 빠진다. 풍월 들은 개가 서너 번 짖는다고 훈수두고 싶어진다. 입 근질근질해짐.
그때마다 스스로 돌이켜야 한다. 나는 정말 '그걸 아는가'? 다 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 또한 다 안다고 느껴버리면 갑자기 내가 하던 일이 시시해진다. 그건 그동안 노력해온 나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머리에 자료만 많이 들어가서 들떠버리면 안 된다. 그렇게 들뜨다가 훅 가버리는 수가 있다(흑흑) 머 어차피 가끔 또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겠지만..허헛 일단 첫째로 경계해야 하는 점이다.
둘째로 경계할 점은 자격지심이다. 어쨌든 내가 업을 통해 만나는 분들은 멋진 분이 많다. 진짜 똑똑하고, 게다가 그 지식을 실천하는 사람도 적잖다. 게다가 연륜과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뛰어나다면 ㄹㅇ 존멋이랄까.
그런 분들 앞에서 나는 젼나 조무래기일 뿐이다. 책 읽는 걸 싫어해서 기초교양이 부족하다(과거의 나를 때리고 시프네 흐규흐규) 그런다고 지금 부지런하게 읽지도, 명석하게 다 이해하지도 못한다. 나놈은 안 바뀐다 ㅂㄷㅂㄷ
그런 내가 나보다 더 많은 걸 성취하고 잘 아는 분들에게 질문을 준비한다는 건 매우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가 아무리 미리 준비한다 해도 내 밑천 개미똥구멍이다. 이럴 때 기자는 아는 척 허세부려야 한다는데 난 그게 안돼. 아오.
하여튼 좋은 분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가끔 주눅들 때가 생긴다. 나님이 뭐라고 아는 체 하면서 질문을 하고 있나, 주말에 누워서 유튜브본 나를 혼내고 싶다, 그동안 나는 왜 공부를 안 했을까, 엄마 내 머리는 왜 이 모양이죠 흑흑
한없이 초라해지곤 하는데 이걸 경계해야 한다. 구차해지다보면 괜히 몸 부풀리는 데만 치중할 것 같다. 스스로 빈곤함만 가린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그냥 내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게 윤리적이고 덜 구리다.
열심히 질문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어쨌든 귀한 돈 받으면서 지식노동 수행하는 건데 주눅들었다고 무기력해지면 쓰나. 내가 받는 월급에 대한 예의를 갖추자. 조금 몰라서 뻔뻔하면 어떠랴. 차라리 천진하게 질문하자.
생각해보면 나 자신을 가난하게 바라볼 필요도 없다. 상대방이 타고나길 멋지다면 그대로 경탄하면 된다. 게다가 오랜 시간 그 누구보다 애써왔을텐데 난 안 그랬지 않나. 노력 없이 부러워만 하는 건 상대에게 무례할지도 몰라 :(
하여튼 최근 인생현타가 몰려와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글을 써본다. 나는 또 섣불리 교만했고, 내가 보고들은 게 마치 내 것인양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 모습을 얕잡아봤다. 정-신을 차리자. 나는 27살 김지윤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27살인 김지윤이다. 이정도면 적당히, 못나지 않게 잘 살고 있다고 칭찬해줘야지. 전달자로 살다보면 가끔 나 자신을 잃게 되는 것 같다(나만 그런가 노답;;ㅠ)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도록 나 자신을 잘 다스려보자.
그러니까 난 빨리 퇴근해서 집가서 라면 끓여먹을 테다...(??)
20180306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게임은 의천도룡기 같네요 저에 어린시절 추억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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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 맞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곁에 서서 구경하던 게임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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