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가치 산정 방법 Utility Value 추정 방법 소개

in kr •  7 years ago  (edited)

가상화폐 가치를 계산하는 것은 기업가치 계산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 가치는 Discount Cash Flow,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예측한 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하지만, 암호화폐는 말 그대로 교환 수단이라서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Utility Value를 계산하는 방법을 이용해서 암호화폐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을 간략히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분이 알고 계시다시피, 미래의 현금 흐름을 추정하여 오늘의 가치로 할인하는 방법, Discount Cash Flow는 기업 가치 평가에 자주 사용됩니다. 매해 발생할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기업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현금의 흐름을 예측하고 그것에 적정한 할인율을 적용하여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는 것이죠. 할인이라는 것은 '내일의 100원은 오늘의 100원보다 가치가 낮다.'는 매우 근본적인 원리를 적용한 것입니다. 1주의 가치는 기업이 발행한 주식 수로 나누면 되고요.

그런데 이렇게 기업의 가치를 계산하더라도 주식이 거래될 때 주식의 '가격'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투자자마다 추정한 가정이 다르기 때문이죠. 기업에 대한 전망도 서로 다르니 매출이나 순이익 추정도 다를 것이고요. 어떤 투자 수익을 기대할 것인가에 따라 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에 주식 가격 추정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사자와 팔자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주식시장에는 "가치를 환산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가치 산정 방식 자체는 어느 정도 같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는 이야기이죠.

가상화폐 거래 시장 역시 각종 가상화폐를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해당 가상화폐의 적정한 가치를 추정하는 방법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가상 화폐의 성격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가치 산정 공식이 있더라도 거기에 사용된 추정의 편차가 매우 커서 유용성이 떨어지곤 했습니다. DCF처럼 '그래 그 정도면 일반적으로 통용할 만하다.'는 가치산정 방법이 부족합니다. 최근 몇 해 동안 가치산정을 위한 프래임워크가 진행되어왔으니 머지않아 편리하고 좋은 방법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전적으로 이용되는 Equation of Exchange를 이용하여 Utility Value를 추정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그나마 가장 이해하기 쉽고 적정한 기대수익률로 할인하여 투자 시점의 가격을 추정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경제 경영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서 제대로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설명하겠습니다. Chris Burniske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은 이 링크를 살펴보세요. https://medium.com/@cburniske/cryptoasset-valuations-ac83479ffca7)

적정 가치 산정을 위해서는 큰 전제가 필요합니다. '코인 경제가 존재하고 그 코인은 해당 블록체인 내부에서만 거래된다.'고 제한하는 것입니다. 가치를 추정하려고 하는 코인이 사용하는 ‘합의 프로토콜’ 범위를 넘어서면 복잡도가 커져서 계산이 어려워집니다. 범위를 해당 블록체인 내부로 한정하면 Equation of exchange를 적용하여 계산하기에 비교적 쉬워 집니다. 한가지 더, 당연한 것이지만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코인을 환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 그러면 고전 경제에 등장하는 Equation of exchange의 공식을 소개합니다.

      MV = PQ

경제학 공부한 분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실 테지만, "산 것은 판 것과 같다"를 멋지게 적은 공식입니다. 191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서 고전적이라고 하지만 경제학에서 말하는 많은 것을 표현하는 공식이죠. PQ는 그 화폐가 사용되는 국가의 GDP와 같은 개념이고요. (위키피디아 정의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Equation_of_exchange ) 각각을 대충 정의 하자면,

M은 한 경제에 공급된 Money의 양이고요,
V는 그 Money가 경제에서 얼마나 빨리 돌아다니는가 하는 Velocity입니다.
P는 Price인데 M으로 산 서비스, 물건 등의 가격을 말합니다.
Q는 Quantity 즉 팔린 것들의 총량입니다.

그러면 설명을 위해 가상화폐를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박수 코인"이라고 불리는 것을 상상으로 만들어 봤는데요, 박수를 코인으로 사는 겁니다. 사용자에게 손뼉을 쳐달라고할 때, 손뼉을 쳐 주면 코인을 주는 거죠. 이렇게 해서 블록체인 박수 코인, 박수 경제가 탄생합니다. 물론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됩니다.

Equation of exchange MV = PQ를 이용해서 박수 코인의 가치 M을 계산하려면, P, Q, V를 알아야 합니다. 블록체인에서 1년간 거래 기록을 살펴보니,

P: 박수 한 번의 가격이 나오고
Q: 친 모든 박수의 횟수도 확인하고
V: 박수 코인이 몇 번 사용되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누가 누구인지는 익명성이 보장되니 나오지는 않겠지만, 저 정도는 블록에 기록되어있을 겁니다.

MV = PQ 에서
M = PQ / V 로 변환하고
블록에서 찾은 수치를 넣으면 박수 코인의 규모, M이 금액으로 나옵니다.

이때, 박수 경제에 사용된 박수 코인의 개수를 N이라고 할 때, 이는 총 발행된 박수 코인의 개수에서 박수 경제활동에 사용되지 않은 코인을 뺀 숫자 입니다. 이를테면 주요 멤버가 의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코인은 박수 경제에서 제외하는 것이죠. 위에서 구한 M을 N으로 나누면 박수코인 한 개의 가격이 나옵니다. 참 간단하죠!

그런데 어려운 점은 투자를 위한 미래 추정입니다.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N, P, Q, V을 추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일단, 5년간 장기 보유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22년을 추정하는 것이니 힘들겠지만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여기서 아래의 항목은 매우 중요한데, 우리가 가상화폐 가치를 계산할 때 무엇을 자세히 살펴봐야 하는가를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1. N, 앞으로 발행될 코인의 개수는? 일단, 초기에 발행한 박수 코인의 개수는 얼마인지, 지금까지 추가로 발행된 총 개수, 그리고 주요 보유자들이 시장에 내놓지 않고 락업된 코인의 개수, 앞으로 풀려 나올 개수, 앞으로 채굴되거나 만들어질 코인의 개수 등등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위 공식의. M을 정확한 숫자로 나눌 수 있으니까요. 5년 후 시점에서 유통되는 박수 코인의 개수 N을 추정해야 합니다.

  2. P, 박수 가격의 변동은? 박수 가격이 해마다 고정되지 않고 변화할 수도 있을 텐데요, 논리와 근거를 들어 추정해야합니다. 코인 경제에서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추정해야 합니다. 특히 이 가격을 실물 화폐 가격으로 환산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운 숙제일 것입니다. 현재의 교환 가치를 참고할 수 있겠지만 거래소에서 아직 거래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사례와 비교해야 하겠고요.

  3. Q, 박수 규모, 앞으로 얼마나 많이 손뼉을 칠 것인지? 이용자가 늘어나면 박수 경제에서 박수도 자연스럽게 늘 겁니다. 그리고 손뼉 칠 상황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도 예측해야 할 것이고요. 우리가 살면서 손뼉 쳐달라고 할 경우는 과연 어떤 경우일까요? 암튼 그런 것을 예측해야 합니다. 5년 후에는 박수 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도 늘고, 시도 때도 없이 손뼉을 치면 박수 경제 규모는 더 커지겠죠.

  4. V, 박수 코인이 얼마나 박수 경제에서 빈번하게 사용될까? 박수 코인 블록체인에 담겨있는 기존 기록이 있으면 앞으로 트랜드를 추정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주의할 점은 박수 코인을 박수를 받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투자 목적으로 들고 있다면 V값은 0가 됩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경우 많은 사람이 실제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투자 목적으로만 들고 있다면 경제에 사용되지 않아 V값이 0가 되는 것이죠.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박수 코인에서 투자목적으로 보유한 코인과 사용 목적으로 보유한 코인의 비율을 추정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 이전 기록이 있으면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겠지만, 만일 없다면 대략 비트코인에서 사용된 숫자를 빗대거나 다른 유사한 코인에서의 V값을 이용해야겠죠. Rule of Thumb로 10~20 정도로 넣고 계산해 볼 수도 있겠고요.

위의 값, N, P, Q, V를 다 추정했다면, 2022년 박수 코인 1개의 가격을 구해볼까요?

 M=PQ/V 이므로,
 박수 코인의 한 개의 가격 = M/N 

그런데 좀 허전하지 않습니까? 더 할 일이 남았습니다. 박수 코인의 2022년 가치를 오늘의 가치로 환산해 줘야 합니다. 디스카운트를 해야 하죠. 미래의 가치니까요. 위험한 투자이니 기대하는 투자 수익률을 높여서 할인을 많이 해야 할 겁니다. 대략 30%~50% 정도로 잡으면 적당할 것 같네요. 5년 후 연평균 수익률 40%를 노린다고 하면 위 박수 코인 한 개의 가격을 1.40^5로 나눠줘야 합니다. 추정값은 확 낮아지게 되겠네요.

이렇게 간략하게나마 Utility Value를 통해 가상화폐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실제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위 정보를 일일이 다 추정하는게 간단치 않을뿐더러 개발 초기 코인의 경우 가정의 편차는 매우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를 짚어 본다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전통적인 방법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가치 산정 방법이 있습니다만, 일단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제가 얻은 시사점은, 코인 경제가 형성되면 추정 가능한 지표들이 생기고 그것을 활용해서 경제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여러 모델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전통적인 MV=PQ를 이용했는데, 추정 오차가 클 수 있어 실용성은 낮아 보입니다. 다만, 코인 경제에서 무엇을 따져봐야 하는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점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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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업개발일을 하지만
엄청 진지한 잡근이시네요.
잘 보고 갑니다 ㅅㅅ

아, 읽어 주시고 고맙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간단한 방법을 고민해 봐야할 것 같아요.

관심있던 부분인데 정리를 잘해주셔서 많은 도움됐습니다~

@ddase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아주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