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국산 밀 자급률(2022년)입니다. 우리 국민 한 사람당 1년에 38㎏의 밀을 먹는데, 이중 37.5㎏이 외국산이고 500g이 국산이란 얘깁니다. 지난해는 이 수치가 2% 안팎(잠정)으로 소폭 올랐지만, 수입 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쟁이나 현지 작황 부진으로 수급이 불안할 때마다 국내 밀과 밀 가공식품 가격이 치솟는 일이 반복되곤 합니다. 문제는 한 번 오른 식품 가격은 국제 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결국 가격 상승 부담은 소비자 몫이 됩니다. 밀 자급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남 구례군의 한 밀밭.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남 구례군의 한 밀밭. 경향신문 자료사진
재배면적 증가 폭 둔화···생산 단계부터 ‘삐걱’
정부는 2020년 발표한 ‘제1차 밀산업육성 기본계획’에서 밀 자급률 달성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2020년 0.8%인 자급률을 2024년 4.2%, 2025년 5.0%로 높이겠다고 했죠. 당연한 얘기지만, 국산 밀 자급률을 높이려면 생산과 소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생산 단계에서부터 정부 구상과 어긋나면서 국산 밀 자급률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생산기반인 밀 재배면적의 증가 폭이 올해 크게 둔화됐습니다. 지난해 재배면적은 1만1600㏊(헥타르·1㏊는 1만㎡)로 전년(8259㏊) 대비 40.5% 증가했으나, 올해(1만2200여㏊)는 지난해 대비 약 5% 증가에 그쳤습니다. 올해 밀 재배면적 규모는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밀 종자 보급량 등을 토대로 추정한 수치입니다. 다음달 통계청의 맥류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면적을 알 수 있지만, 밀 농가 대부분이 정부 종자를 보급받아 농사를 짓기 때문에 종자 보급량을 보면 이듬해 생산량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우선 올해 밀 예상 생산량을 따져보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연간 밀 소비량(사료용 제외)은 약 250만톤(t)입니다. 올해 자급률 4.2%를 달성하기 위해선 생산량이 10만5000t이 돼야 합니다. 올해 재배면적 추정치 1만2200㏊에 평균 생산 단수(10a·1000㎡ 기준) 약 450㎏(447㎏)을 적용하면 생산량은 약 5만5000t에 그칩니다.
올해 종자 보급량을 기준으로 추산한 내년 생산량도 목표치에 한참 부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정부 종자 보급량은 2950t입니다. 밀 종자는 20배 가량 증식(1㎏을 파종하면 밀 수확량은 약 20kg)하는데, 이 기준에서 보면 올해 10월 밀 종자 2950t을 파종하면 내년 초여름 밀 수확량은 약 6만t이 됩니다. 여기에 (극히 일부지만) 정부 보급종인 아닌 생산 농가에서 스스로 종자를 구해 파종하는 경우를 추가해도 6만5000t을 넘기 힘듭니다. 예상 생산량을 최대치로 잡아도 내년 자급률 5%에 해당하는 생산량(12만5000t)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의미입니다.
국립종자원 관계자는 “밀 종자 보급량은 파종 가능한 재배면적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충북이나 강원도 등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밀을 제대로 재배할 수 없는데, 이를 감안하면 올해 종자 보급량 2950t은 파종 가능한 재배면적 대비 최대치”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여건에선 재배면적과 종자 보급량을 늘리기 어려워,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자급률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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