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서론 & 본론(과거-1)): https://steemit.com/kr/@hellohi/and-1
(1부에 이어서)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인터넷 초창기의 대세였던 야후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당시 야후는 무료 메일 서비스로 그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미국의 검색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검색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다음은 ‘이메일 서버만큼은 해외에 넘기지 말자’는 뉘앙스로 애국 마케팅을 하게 되는데, 다음은 메일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을 묶어둠으로써 광고 수익으로 운영된 이유가 컸다. 또한 동시대에 국내에서 상업성을 띄었던 검색엔진으로는 ‘심마니’가 있었지만, 네이버는 상업성을 띈 검색엔진부분에서 후발주자였다. 그래서 다음의 검색부문을 맡아 점유율을 올려볼 요량인 것으로 풀이된다.
1999년 야후 초기화면
즉, 인터넷 초창기의 포털사이트 초기화면의 차이는 결국 이윤추구의 방향성에 대한 차이로 보아도 무방하다. 검색서비스로 승부할 것인가, 그 외의 서비스로 승부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서비스가 한번에 합쳐지지 못한 것은 해당 초창기 서버의 용량과 사용자 인터넷 속도의 영향이 컸으리라 본다. 전화선 모뎀 중 범용화된 가장 빠른 속도는 56000bps였다. 우리가 오늘 날 대부분 사용하는 인터넷 회선 속도는 100Mbps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현재 쓰는 회선 속도는 이론적으로는 12.5MB를 초당 전송받을 수 있으나, 전화선 모뎀의 가장 최신 모델은 6.8KB를 전송받는다. 그 당시에는 가장 빠른 모뎀이었지만 역시나 매우 느린 속도임에는 틀림이 없었으므로 웹페이지 표시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했다.
두 가지 서비스가 합쳐지지 못한 두 번째 이유는 천리안, 하이텔과 같은 CUI 기반의 텔넷서비스 때문이다. 각종 생활정보, 날씨와 같은 간단한 정보들은 텔넷서비스에서 충분히 얻고도 남았다. WWW가 나타난 후 갑자기 늘어난 정보의 양을 감당하기 위해 검색엔진의 개발이 불가피해졌으며, 각종 정보를 모은 웹페이지보다 검색엔진 개발이 더 활발했던 이유이다.
B. 국내 포털사이트의 현재
a) 시작페이지를 선점하려는 이유
네이버는 우수한 검색능력을 바탕으로 우위에 있었던 심마니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다음 역시 각종 마케팅과 무료메일 서비스, 국내에 최적화된 정보제공으로 점점 야후의 점유율을 빼앗아왔다. 그리고 각종 우여곡절 끝에 네이버, 다음의 양대 체제로 가게 된다. 무엇보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인터넷 접속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검색엔진과 그 외의 각종 정보제공 페이지가 개별화 되어 운영된 것과 달리, 현재는 그 페이지가 합쳐져서 운영되고 있는 큰 원인이라 보인다. 속도 향상에 따라 많은 정보를 수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덕분에 광고도 한번에 많이 수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주 수입원인 광고수입을 극대화 시키는데 일조 하였다.
네이버의 경우 광고영역은 총 6군데인데 그 가격은 최고 1억 원을 상회할 만큼이나 비싸다. 포털사이트는 우선 기본적으로 광고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최대한 광고를 많이 보여주려 노력한다. 사실 우리가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메일, 클라우드, 오피스, 모바일 앱 등 여러 가지 서비스들이 무료가 아니다. 네티즌들은 알게 모르게 광고에 노출되어 있고, 그들이 설계한 방향대로 광고를 클릭할 확률을 올리는 것이다.
왜 네이버와 다음은 시작페이지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가? 네이버와 다음은 이미 서비스 측면에서 상향평준화되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과 같이 무료로 ‘1 ID-클라우드 30GB~50GB’를 제공하지 않는다. 메일 서비스는 해외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쓰이는 Gmail의 용량을 이미 넘어섰다. 검색서비스 또한 구글이 제공하지 못하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페이지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다. 검색은 네이버, 메일은 다음, 클라우드는 Ucloud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 페이지에서 이용하게끔 만드는 것이 시작페이지를 선점하려는 기본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들은 광고 수입을 극대화 하는데 맞추어져 있고,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 경쟁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추어볼 수 있다.
b) 현 상황이 인터넷 생태계에 미치는 문제
네티즌들은 그저 단순히 광고 몇 번 스쳐주고 더 좋은 서비스를 가질 수 있다는데 뭐가 나쁘다는 것인가? 문제는 상향평준화된 포털사이트가 네이버와 다음 딱 두 군데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 시작페이지 3위를 달리고 있는 이스트 소프트-Zum의 경우 신제품이 새로 나타나서 많이 팔리는 신차효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본래 3위였던 네이트의 경우 미니홈피의 후광을 얻는 탓이 크다. 그러므로 한국 네티즌들은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우물에 갇혀있는 것과 다름없다.
네이버의 폐쇄주의라던가 다음의 메일 우표 정책은 워낙 유명한 이야기 이므로, 공통의 문제점만 지적해보도록 하자.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시간 검색어의 노출이다. 어쩌면 한국인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리고 네티즌들을 붙잡기 가장 좋은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이 하는 것은 나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집단적 행태는 인터넷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나도 알아야하고, 그들이 보고 웃는 것은 나도 보고 따라 웃어야 직성이 풀린다. 즉, 웃고 즐기는 매체가 네이버와 다음에 한정되어졌고, 정보를 받는 창구 또한 네이버와 다음에 고정되어 버렸다.
우리는 좀 더 비판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왜 실시간 검색어에 목매달아야 하는가. 조금 냉소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다른 네티즌이 검색하는 것들이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네티즌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내가 궁금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게만 해도 불필요한 정보가 넘쳐나는 WWW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비판적으로 타인의 생각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생겨나는 문제점은 무한하다. 여론이 단일화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정말 중요한 문제들이 다른 키워드로 묻힐 위험이 있다. 네티즌의 개성이 없어질 수 있다. 내가 아는 것들은 상대방도 아는 것일 수 있다.
문제점은 정말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포털사이트가 실시간 검색어를 노출 시키는 것은 그만큼 유저들을 붙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가 원하는 것은 네티즌이 최대한 포털사이트에 오랫동안 상주하면서 광고를 최대한 많이 노출시키고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다. 아무리 대기업이 고객을 위한다 한들, 이윤추구와 극대화의 목표가 근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 글에서 시작페이지의 미래에 대해서 잠시 고민하고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3부(본론(미래)결론) : https://steemit.com/kr/@hellohi/3-and
인터넷 초기 재밌네요
아스탈라비스타의 그리움이 생각나는군요0-0
진짜 뭣도 모르던 때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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