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다리 은밀한 욕망
긴 드레스를 벗고 남성의 전유물인 바지를 입는 여성이 등장한 것은 진보의 시작이었다. 오늘날 여성은 그 바지조차 벗어던지고 허벅지를 드러내며 섹시함을 어필함으로써 또 하나의 진보를 시도하고 있다.
팔 없는 비너스가 밀로스 섬에서 한 농부에게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진 뒤로 인체의 미학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모자라는 것에 대한 미학, 즉 결핍이 주는 미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었다. 만약 비너스가 출토될 당시 팔이 아닌 두 다리가 잘린 채로 발견되었다면? 두 다리가 없는 비너스에게도 우리는 높은 예술 점수를 줄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삶에는 그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인간의 다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심미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인간은 우리의 몸을 지탱해주는 두 다리만은 결코 없어지길 바라지 않는다. 인간의 다리는 육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었다. 다리는 육체의 대칭미와 곧은 각선미를 대표해왔다. 부동 자세의 다리는 균형잡힌 신체미를 보여주며 움직이는 다리는 변화무쌍한 인체의 역동미를 잘 보여준다. 다리가 표현할 아름다움을 자각하게 된 인간은 다리를 노출시켜 주목받고 싶은 욕구와 미적 대상으로 감상하고자 하는 욕망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여성의 신체부위 노출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관습에 대항하는 여성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1920년대 초 유럽의 여성들은 은밀한 부위에 속했던 허벅지를 과감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후 미니스커트와 비키니 수영복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여성의 노출에 관한 논쟁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매혹의 신체 량얼핑 지음 김민정 옮김 미래의 창 중에서
윗 글을 보면 여성은 다리로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남성은 양이므로 윗부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남성은 팔뚝이나 가슴 근육 단련에 힘쓴다. 사실 여성이 보는 것은 엉덩이나 아래일 수 있지만 말이다. 반면에 여성미는 하체에서 꽃을 피운다. 특히 은밀한 부분 말고 하체의 상징인 다리가 가장 섹시한 성적 코드임을 부정할 수 없다.
튼살의 경우에도 남성들은 상체에 많이 생기고 치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여성의 경우 하체 튼살을 고민한다. 남성들은 우람한 근육과 함께 어깨와 가슴 튼살을 숨기고자 한다. 여성들은 종아리와 허벅지 튼살이 많이 생기고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튼살은 남녀 모두 어디에도 생길 수 있지만 필자의 치료 사례를 보면 남성은 상체 튼살, 여성은 하체 튼살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연예인들의 화보만 보더라도 남성 모델은 상체를 벗고 근육질 상체 몸매를 내세우고 여성 모델은 다리의 각선미를 내세우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녀의 치료 비율은 어떻게 될까? 짐작하겠지만 여성의 튼살 치료 비율이 압도적이며 특히 다리 튼살 치료 비율이 가장 높다. 이에 비해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실제 치료 비율은 낮은 가운데 상체 튼살 치료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우리 사회가 점차 외모에 관심이 높아지고 노출에 대한 사회적 허용이 관대해짐을 볼 때 튼살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는 저조한 수순이나 꽃남, 짐승남 등을 내세우는 요즘 추세를 볼 때 남성 튼살 치료 비율도 점차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