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이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in kr •  6 years ago  (edited)

광화문 회사원..jpg

회사에 있는 동안은 내가 평가 받을 일이 자잘하게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상사의 질문에 네/아니오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내 평판이 달라지기도 합지요. 상식, 기술, 맞춤법, 추진력, 화법, 꼼꼼함 등등 나를 평가하는 요소는 어림잡아 약 수십가지는 넘습니다.

그런데 “잘나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완벽하게 떨치기는 쉽지 않아서 나를 더 값진 제품으로 포장하고 싶은 욕구 또한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납니다. “A가 뭔지 알아?” 라는 물음에 사실은 어렴풋하게 밖에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기도 하고, 결국 후폭풍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1만큼 아는것을 “나는 1만큼 알아요” 라고 고백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적인 위기모면부터 시작해서, 온갖 가식과 허풍은 시간이 지나면 다 벗겨지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말하는게 대부분의 경우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민낯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회사에 친구들 가족들보다 더 오랜시간을 같이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훨씬 더 잦은 빈도로 발생하고,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상급자 하급자 동료 등등 다각도에서 많고 많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을 정말 예리하게 잘 들추기 때문에 어떤 허풍도 잘 통하지 않고, 이들로부터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주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좋든 나쁘든 나에 대한 평가/평판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평판이라는 것은 진급과는 또 달라서 좋은 사람이 진급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세련되지 않은 고과 시스템을 갖춘 회사에서는 정치로 진급이 되는 경우가 분명히 발생하고, 그런 안좋은 진급사례들을 보면서 가식/허풍/정치/음해 등을 하고 싶은 유혹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행동하여 진급을 할 수는 있겠으나 (사실 그렇게 한다고 진급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확률도 높지 않습니다), 이런식으로 진급을 한들 동료나 하급자가 잘 따라주지 않으며, 이직 후에도 냉랭한 시선을 받게 됩니다. 결국 사람들은 가식과 허풍 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모여드는 것이지요.

내가 아무리 내가 아닌 사람을 연기해도 결국에는 다 알게 되어있습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것도 들키고, 남을 깎아내려서 내가 돋보이고 싶어하는 마음도 들키고, 일을 떠넘기고 싶어하는 것도 들키고, 악의적으로 꼬투리를 잡고 있다는 것도 들키고, 내가 진급에 눈이 멀어있는 것도 들킵니다. 나만 스스로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습니다. 이어폰 끼고 방귀 뀐 후 뿌듯해하는 격이지요. 쓸데없는 데에 힘을 들이지 말고 행동은 진실하게 하고, 내가 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효율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행동 하나, 말 하나를 과장없이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순간순간 의식하면서 생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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