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 (3/3)

in kr •  7 years ago  (edited)

6. 왜 드라마와 대중가요는 유치할까?

대부분의 드라마와 대중가요는 반복되는 장면과 가사가 많이 등장한다. 우리는 너무나 뻔한 대사와 가사, 직접적인 감정 표현, 중복되는 내용을 보며 ‘유치하다’라는 말로 이야기 한다. 왜 대중 예술은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걸까? 의미 중복을 증가시키는 것은 과잉메시지를 수용자에게 이해시키는데 효과적이다. 고급 예술이라는 오페라를 보는 관객은 일정한 집단층일 가능성이 크다. 경험, 배경지식, 사회적 계층이 비슷할 확률도 크다. 반면 대중 예술은 소득수준, 지역, 생활수준, 지식차이 등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간단한 메시지라도 반복되는 표정과 몸짓, 유행어, 필요이상의 시간 할애를 통해 오해와 누락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여야만 한다. 하지만 대중을 이해시키는데 이러한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7. 무엇이 다스베이더를 만들어 냈는가?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3에서 반 부시영화, 제국주의,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선악의 이분법에 기대어 소영웅주의의 부정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자신이 절대 선한 세력의 구성원이라고 여기거나 옳다고 믿는 것 때문에 오히려 패권주의가 탄생하는 모습이 발생한다. 제다이 그룹의 희망이었던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파드메 아미달라를 사랑하게 되고, 제다이의 규율을 어기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이를 구하기 위해 악의 유혹에 빠져들고 만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영화속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도 다스베이더 같은 악당은 끊임없이 존재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시대 또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8. 왜 남자들은 김삼순을 싫어했을까?

과거 몇 년전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얘기라며 맞장구를 쳤다. 김삼순은 나이 많고 뚱뚱하며 평범한 여성이다. 그리고 사랑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상처만 받아왔다. 주인공은 비속어와 욕을 통해 억눌림, 억울함의 해소, 카타르시스와 웃음을 유발하고 정신적 해방을 추구한다. 시청자들은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현실에서 나타나는 만성적인 불안과 불확실성을 풀어나간다. 

항상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와 행동을 통해 재벌2세인 현진헌을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드라마속 김삼순은 남자들이 싫어하는 여성의 유형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이같은 모습을 남자주인공이 호감을 보인다. 즉 나르시즘을 넘어 마스터베이션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김삼순이 아니라 김삼식이 그러한 행동을 했다면 당연히 여성들이 싫어했을 것이다. 이처럼 드라마에서는 사회 현상의 비판과 함께 간접적으로 마음풀이를 해주는 해소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드라마와 대중 가요는 반복되는 장면과 직접적 감정 표출을 통해 유치함을 가져다 주고, 영화에서는 선악의 이분법적 모습과 패권주의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상, 음악 등의 매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해소 돌파구를 찾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대중 예술들은 모두 다 우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대중 예술에는 미학을 위한 목적성이 아닌 그 자체로써의 통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대중을 이용하는 정치적, 도구적, 금전적인 목적으로 잘못 탄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대중 예술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그에 관한 이론을 들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9. 대중예술은 좋은 예술일까?

영국의 백과사전 ‘Encyclopaedia Britannica’에서 대중예술(popular arts)이란 용어를 찾아보면 ‘Commonly approved or widely liked'라는 표현이 나온다. 보편적으로 승인되거나 널리 사랑받는 이란 동어 반복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즉, 대중예술은 교육이나 계층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는 하면서도 예술적으로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예술을 뜻하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20세기 모더니즘과 함께 예술은 독창성과 진지함을 중요시 하였다. 당시 대중 예술은 통속적이었지만, 재미와 감동, 흥미를 유발하면서 대중과 소통하였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대중 예술은 진정성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유명한 클래식 남자 테너 파바로티가 성의없이 부르는 대중가요보다 대중가수 김현식의 혼신을 다해 부르는 노래가 낫다는 점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수백년 전부터 많은 학자들은 예술의 정의에 대해 논쟁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논쟁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새로운 예술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우리는 그것들을 심사숙고해 받아들일 필요가 요구된다. 이러한 심사숙고의 기준은 개인의 신념과 지식수준, 감성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못되거나 편협된 사고로 예술을 받아들이고, 이를 다시 처분하는 과정은 줄여야 한다. 그리고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예술작품을 이해하고 우리 생활과 나의 마음속에 자양분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을 위해서는 많은 작품을 접하고 경험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끝)

  • <참고문헌>
  • 대중문화의 이해, 김창남, 한울아카데미, 2010
  • 대중문화 심리로 본 한국사회, 김헌식, 북코리아, 2007
  • 대중예술과 미학, 박성봉, 일빛, 2006
  • 대중문화와 고급문화, 하버트 갠스, 나남, 1998

[대중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3/3)](https://steemit.com/kr/@kangsukin/3-3)

[대중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2/3)](https://steemit.com/kr/@kangsukin/2-3)

[대중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1/3)](https://steemit.com/kr/@kangsukin/1-3)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음...천천히 읽어봐야할 깊은 내용인것 같습니다. 하나씩 곱씹어 보겠습니다 ^^

맞아요. 한창 어린시절, 대학생때 쓴 내용이라 내용도 볼품없지만 보관차원에서 옮겨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