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연합(EU)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것 같네요
지난 화요일에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서 미국 애플에 막대한 금액의 징벌적 세금을 때렸습니다
여태껏 유럽에서 올린 막대한 수익에 제대로 세금을 내라는 겁니다
유로로는 130억 유로이고 달러로는 145억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니 엄청나죠
솔직히 EU가 애플에 저 정도 세금을 때릴 것이라고 수 일 전부터 예상되었던 바이긴 했지만 화요일날 EU 집행위가 구체적으로 징벌적 부과 금액을 공개하자 미국내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별 관심도 없어서 크게 뉴스로 보도 되지도 않고 이 스팀잇에서는 디지털화폐와 스팀잇의 발전에 대해서 피튀기는 혈전을 치르고 있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연신 EU 때리기에 정신이 없네요
외신을 보니(WSJ, FT등) 폴 라이언(하원의장, 공화당 서열1위), 찰스 슈머(민주당 상원의원, 11월 상원의원선거 때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미국상원의장 유력) 같은 거물들이 애플 구하기에 총동원 되고 있습니다
EU가 정당한 미국인의 소득을 강탈해 갔다, 국제적으로 준용되는 Tax Code 위반이다, 반드시 EU 기업에 미국이 보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 하겠다...이런 식입니다
화요일 미국과 유럽에서 엄청난 논란을 일으킨 애플 응징 사태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미국 기업은 세계에서 현재 가장 돈을 잘 버는 집단이라는 명성답게 세금 회피 기술에도 타에 추종을 불허합니다
현재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는 Tax Inversion(우리말로 어떻게 번역되는지 모르겠습니다)을 거의 모든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Tax Inversion은 미국의 높은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법인세가 낮은 나라의 기업과 합병해 역으로(inversely) 그 기업을 본사로 지정하거나 그 나라에 거꾸로 본사를 두는 식으로 해서 미국에서 법인세를 내지 않고 미국이외의 나라에 막대한 기업 수익금을 유보해두는 꼼수입니다
미국의 경우 R&D명목의 국외 수익금 송금에는 별다른 세금을 매기지는 않는데 그외의 용도로 미국이외의 나라에서 거둔 수입을 다시 미국에 갖고 오는 경우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이중과세나 다름없는 막대한 세금을 물게 됩니다
미국 다국적 기업의 경우 웬만하면 현금을 세금회피처에 유보해 둡니다
이 돈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히 싼 세율로 미국기업을 유인하는 나라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중 하나가 EU회원국인 아일랜드입니다
애플은 1980년대부터 아일랜드에 Apple Sales International이라는 별도 법인본사를 만들어서 유럽내에서 벌어들인 모든 수입을 집중시켰던 것 같습니다 현재 아일랜드의 법인세는 12.5%로 세계 최저 수준이죠
아일랜드 국내법 기준으로 별 문제가 없이 지나쳐왔던 것을 뒤늦게 EU집행위가 나서서 애플이 전 유럽에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10년 소급적용해서 130억 유로를 토해내라고 명령한 것이고 아일랜드 정부에 대신 애플을 상대로 다 받아내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현재 애플은 물론이거니와 국내법을 부당하게 간섭하고 있다고 아일랜드조차 화요일 EU 판결에 반발이 심합니다 당연히 둘다 항소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기하게 보는 것은 의외로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교묘하게 잘 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구글, 맥도날드, 스벅, 아마존도 모두 Tax Inversion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EU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라 조만간 EU에서 이들 기업에 애플과 같은 보복 징세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의 이런 미국 때리기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미국이 먼저 유럽 금융기관(BNP 파리바, 소시에테 제네랄은행에 리보조작 혐의로 천문학적 과징금 물림)을 뭉갰고 작년에는 연비조작으로 폴크스바겐 짓밟아버렸습니다
EU가 미국기업 조사해서 막대한 세금 폭탄을 물리는 것이 이렇게 미국에 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EU가 물리는 금액이 엄청나고(무슨 근거로 130억 유로를 산출했는지 미국언론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논조) 역사상 유래가 없는 10년 소급적용으로 과거 행태에 대해서까지 멋대로 징벌의 범위에 넣어버리니까 미국이 그냥 돌아버리네요
제가 앞서 언급했던 폴 라이언, 찰스 슈머 이외에도 그외 잡다한 미국 상원의원에 나서서 유럽 비판, 애플 보호에 나서고 있고 백악관 대변인,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전부 나서서 애플 구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부터 방송보니 Fed금리 9월인상이 희박하다는 전문가 인터뷰, 신문기사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람들 자기 나름의 이런저런 이유 갖다 댑니다만 그냥 뻔한 말장난입니다
제가 직관적으로 느낀 것은 데이타고 나발이고 이미 미국 금리 정책결정권을 갖는 써클 내에서는 금리 동결로 어젠다를 굳힌 거 아니냐는 겁니다
이전 글에서도 제가 한번 고수님들께 의견을 물어본 것이지만 미국 경제도 솔직히 금리를 인상할 만큼 좋지 않습니다 미국 수출 경쟁력을 위해서는 오히려 미국이 현상태로 저금리를 고수해야할 지경인데도 끊임없이 금리 올리겠다고 이야기 툭툭 던지는 것은 유럽과 일본 때문입니다
미국 금리 올리면 신흥국들 경제는 작살 나지만 양적완화로도 도무지 살아나지 않는 유럽과 일본에는 희망의 서광이 됩니다 유로화나 엔화가 오히려 미국 저금리에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양적완화로도 통화가치가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고 경제가 침체돼 있는 실정입니다
전 세계가 침체인 가운데 미국만 겨우 경제가 굴러 간다면 세계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약간의 희생을 하고 유럽과 일본을 살리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할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이 뜻하지 않게 반목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되니까 9월 금리인상 예고도 없는 일이 될 거 같네요 미국이 단단이 유럽에 화가 나있고 유럽을 골탕먹일려고 상당히 벼르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은 판을 좌지 우지하는 게임체인저가 정해져있고 얘네들이 만들어놓은 틀 속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변방은 그냥 영문도 모르는 채 충격과 수습을 반복하면서 끌려다니는 것 같습니다
BBC 월드비즈니스 리포트 같은데 보통 UBS 도이치방크 HSBC와 같은 유럽계 금융 메이저 소속 이코노미스들이 나와서 세계경제 전망을 해주는데 시간이 지나면 임마들이 했던 말이 기막히게 다 맞아떨어집니다
유가 전망(2015년초에 올해까지 50불 넘기기 어렵다함), 미국금리인상(2015년10월경에 그해12월에 인상하고 올해는 인상안 할 거라함, 또 다른 기억남는 사람은 비록 틀렸지만 12월에 인상도 없고 아직 미국금리 인상 할 여건 안돼서 올해도 인상이 어려울 거라 함)
말이 길었네요 그냥 애플 세금소동 보면서 그냥 제 생각 한번 적어 봤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같은 기축통화국은 막대한 금융권력을 사용해서 미리 시나리오를 짜놓고 세계 경제를 각본대로 움직여 나가는 것 같습니다
즉 판을 만드는 사람은 따로 있고 이 Game Changer들이 룰을 정하면 세계 경제의 큰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같은 변방은 그 때 그 때 그 그림 속에서 대응해 나갈 수밖에 없고요
이런 맥락이라면 단기적 미시적으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떤 이론도 다 틀릴 것입니다 이번 경우에도 미국의 보복이 경제 데이터와는 무관하게 유럽을 겨냥해버린다면 9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고 짠 계획들은 다 어긋나겠죠
경제에는 큰 흐름만 존재한다고 봅니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요인으로 유발되는 돌발적인 사건들이 너무 많아서 아무도 단기에 아파트 값이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지런히 안테나를 세워서 시시각각으로 펼쳐지는 변수들에 잘 대응에 나가는 사람만이 부자가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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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폭스바겐 이후로 뭔가 보복을 할 것 같긴 했는데 이런식으로 하네요. 번외로, MS는 조세회피 같은거 안하나봐요? 늘 MS는 이런 논쟁에 휘말린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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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같은 생각을 했는데 지적해주셨네요 아마 창업자 빌 게이츠 자신이 자선활동 왕성히 하고 있고 부자증세를 꾸준히 설파하니 MS는 존경받는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빌 게이츠에 피해가 가도록은 행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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