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K] 조세 회피와 조세정보 자동교환 협정(AEOI), 그리고 암호화폐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jchoi입니다.

오늘은 ADK 프로젝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AEOI에 대해서 알아본 내용을 공유하려 합니다. 최근 은행 인수를 이슈로 하는 프로젝트들의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요. AEOI는 ADK 프로젝트뿐 아니라 유사한 프로젝트를 살펴볼 때 중요한 이슈이므로 한 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서 정리를 한번 해보았습니다.

글이 다소 길어졌기 때문에.. 참고해서 읽어 주세요^^;;


조세 회피의 실태

자세하게 알아보기에 앞서, 비교적 최근 기사를 통해 국가와 법인 또는 개인의 술래잡기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님을 보여 주는 두 개의 이슈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파나마 페이퍼스(‘파나마 페이퍼스’ 후폭풍…전세계 1% 부자들의 역외탈세 수법 총공개)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英여왕·美장관 줄줄이 조세회피…'파라다이스 페이퍼' 파문) 이슈에 관한 기사입니다. 그 동안 법망을 피해 있었던 거대한 자금 흐름이 대대적으로 밝혀지면서 부자나 기득권층 또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이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이지요.

혹시나 이러한 이슈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분이시라면, 조세 회피를 다루고 있는 기사들(상위 1% 부자들의 조세도피처 사용법)을 읽어 보시면 어떤 방식으로 조세 회피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위의 기사에서는 역외 조세도피 비즈니스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이 시장의 규모는 정말 거대하다고 합니다. 정확한 규모는 확인할 수 없지만 통상 세계 GDP의 10% 이상이라는 추산이 많았습니다. 대체로 10%도 추산치이고, 밝혀지지 않은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클 거라고 합니다. 통상 세계 GDP의 10%라고 하면 2016년 기준 약 7.5조 달러(한화 기준 약 8천 조 원)에 이릅니다. 오프쇼어 뱅킹 업무를 오랫동안 해 온 경력이 있는 ADK 프로젝트 설립자 Ricardo에 따르면 감춰진 규모까지 다 감안했을 때 약 32조 달러(한화 기준 약 3만 4천 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시장의 빗장이 일부 열린 것만으로도 세계가 들썩이는데, 밝혀질 때마다 얼마나 파장이 클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기업과 부자들 입장에서는 기존 법들을 소극적으로 해석하여 불법이나 위법을 저지르지 않고 자산을 형성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감춰진 자금 흐름을 찾아내기만 하면 엄청난 액수의 세원을 확보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술래잡기를 하게 됩니다. 국민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정치에 진출한 기득권 세력들의 상당수도 조세 회피 시도를 한다는 안타까운 모순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겠습니다.


조세정보 자동교환 협정(AEOI)

AEOI(Automatic Exhange of Infomation)는 조세정보 자동교환 협정이라고 불립니다. 이는 이 약정에 참여한 국가들이 계좌 내역과 같은 조세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으로, 국가들이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G20과 OECD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14년에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협의 과정이 시작되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가 간에 설정되어 있던 정보 교류의 장벽이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는 데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도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세 정보를 교환하는 표준을 마련한 계기는 미국 오바마 정부 당시 확립된 FATCA(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금융계좌 신고법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를 계기로 2012년 5개 주요 유럽 국가(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및 독일)가 미국과 조세정보를 교환하는 데 합의하게 됩니다. 그리고 논의를 더 심화해 2014년 OECD는 조세정보 자동교환 표준 모델(CRS; Common Reporting Standard)을 채택하고, G20 또한 이를 지지하면서 넓은 범위에서 각국의 협력 하에 조세를 위한 인프라가 형성되게 됩니다. 각국은 MCAA라고 불리는 다자간 조세정보 자동교환 협정(Multilateral Competent Authority Agreement on Automatic Exchange of Finance Account Information)을 맺게 되는데, 2014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51개 국가가 2017년 내지 2018년까지 이를 이행하여 효과적인 조세 정보 자동 교환을 보장하기로 협약을 맺습니다. OECD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으로 CRS를 받아 들인 78개 사법 관할에서 2,600건이 넘는 양국간 정보교환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18년 1월, 논란의 중심에 있던 파나마 역시 합류하면서 총 98개가 조인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출처: Automatic Exhange 포탈)

갑작스럽게 튀어 나온 각종 용어에 잠시 머리가 아픕니다. 정리해보면, 세계 각국은 AEOI라는 틀 안에서 CRS라는 표준을 만들어 MCAA 협정을 통해 각국의 조세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여 조세 누수를 막는 노력을 한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AEOI 협정의 국가별 비교(출처: Automatic Exhange 포탈)

위에 첨부한 AEOI 국가별 비교 사진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가가 이 흐름에 합류하고 있지만, 개중에 회색이나 빨간색, 그리고 노란색이 눈에 띕니다. 빨간색은 미국인데, 미국은 FATCA를 기반으로 이미 조세 협정이 진행되고 있어 AEOI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회색 역시 애초에 논의 자체가 되지 않은 곳으로 보입니다(북한도 회색이네요).

눈여겨 볼 곳은 노란색 국가입니다. 노란색이 주로 모여 있는 곳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지역입니다. 카자흐스탄이나 유럽의 일부 지역도 보이네요. 대체로 조세 회피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는 곳은 이 지역에 해당합니다. 스위스, 파나마 등 기존에 대표적으로 개인 또는 기업의 비밀을 보장해 주던 지역에서 더 이상 비밀 보장이 어려워지면서 아마 기존 자금들의 수요가 특정 지역으로 점점 좁혀지지 않을까 합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국가별 세부 내용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한번 봐볼까요?

우리나라 역시 이 협정에 가입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2017년과 2018년에 걸쳐서 정보를 교환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ADK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탄자니아는 어떨까요?

AEOI의 비 가맹국의 경우 이와 같은 차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각 국가별 AEOI 및 기타 조세 관련 협력 상황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호화폐

그 동안 자금 흐름에 대한 비밀 보장을 원해 왔던 계층은 대부분 소수의 부자 또는 대기업과 같은 특정 집단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을 꺼려했고, 부에 대해 국가의 관리를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이들은 법의 빈틈을 잘 이용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법을 유리하게 이끄는 위치에 서기도 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술래잡기의 우위에 서 있는 셈입니다. 아마 파나마 페이퍼스나 파라다이스 페이퍼스가 유출되지 않았다면 평생 이런 세계가 있는 줄도 모른 채 지냈을 일반인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이런 이슈들이 터지면서 입장은 상반됩니다. 부자나 기업들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게 될 겁니다. 정부는 이를 통제하고 조세 정책을 공고히하기 위한 시도를 하겠죠.

일반인들은? 내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한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허탈함이나 분노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계 대부분은 평생 가도 가지지 못할 부를 축적하고도 그보다 더 큰 부를 축적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있는 부자 또는 기득권 세력이 이에 그치지 않고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는 모습에 다소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지금 암호화폐 시장이 부상하면서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의 변화를 짚어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부의 이동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에 폐쇄적이었던 계층에 새로운 사다리가 대어진 셈입니다.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방영된 사례가 있었죠. 부를 향한 새로운 차선이 생긴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밀 보장 창구의 개방입니다. 기존에는 법 체계가 복잡하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액의 수수료(부자에게는 일부에 불과하겠지만)를 통해 법적 대리인을 세워 조세 회피를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시, 지캐시, 버지와 같이 다크코인으로 불리는 비밀 보장 수단이 일반인들에게도 손쉽게 공개되었습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은행을 인수하여 암호화폐 시장에 이를 도입하려는 시도까지 하게 됩니다. 단순히 블록체인 안에서만 거래 내역을 가린 채 돌아다니던 자금을 입출금까지 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제가 앞서 소개했던 ADK 프로젝트입니다.


넘을까요, 넘어질까요?

궁금해집니다.

지금 암호화폐가 국가나 시장에 주고 있는 충격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제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당장에 암호화폐를 통한 수익에 대한 세금 문제 역시 한 발 늦게 부랴부랴 제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기술은 이보다 더 빠릅니다. 암호화폐 자체를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쓰려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고, 이제는 은행을 도입해서 자산의 입출금 역시 정부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과연 정부,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는 어떻게 통제하려고 할까요? 아니, 제대로 할 수는 있을까요?

저 역시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 중 한 명이지만, 투자를 떠나 기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귀추가 대단히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ADK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기존의 패러다임을 또 한 번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투자를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을 떠나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블록체인 시장은 즐겁다는 생각을 합니다. 위에 정리한 정보를 가지고 저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지켜보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도 하나의 관점으로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참조

‘파나마 페이퍼스’ 후폭풍…전세계 1% 부자들의 역외탈세 수법 총공개(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74558)
英여왕·美장관 줄줄이 조세회피…'파라다이스 페이퍼' 파문(http://news1.kr/articles/?3144487)
상위 1%부자들의 조세도피처 사용법(https://newstapa.org/42348)
How Corporations and the Wealthy Avoid Taxes (and How to Stop Them)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17/11/10/opinion/gabriel-zucman-paradise-papers-tax-evasion.html)
Over 10% of the World GDP is in Offshore Bank Tax Havens(https://www.nextbigfuture.com/2017/09/over-10-of-the-world-gdp-is-in-offshore-bank-tax-havens.html)
파라다이스 문건 파장… "공화당 세제개혁, 미친 짓"( http://www.newspim.com/news/view/20171107000211)
GDP (current US$)(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CD)
OECD AEOI 포탈(http://www.oecd.org/tax/automatic-exchange/)
AEOI 국가별 비교(http://compareyourcountry.org/tax-cooperation?cr=oecd&lg=en&page=1&visite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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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ADK, AEOI 몰랐던 내용들인데, 덕분에 배우고 갑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화폐가 부의 완전한 이동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순간적으로 재분배되는 효과를 가지는 것은 맞는 것 같네요.

어떤 상황에서도 사실 완전한 부의 이동이라는 건 없겠지만 그전에 없던 부의 이동 통로가 생긴 정도라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