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인상후 하반기 더 올릴듯
“물가상승률 2%수준 유지하고, 금융불균형 완화되도록 관리”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재차 시사했다. 시기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현재 연 1.0%인 기준금리를 내년 1월 추가로 올린 뒤 하반기(7∼12월)에 한두 차례 더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이 완화되도록 하겠다”며 “내년 기준금리는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리를 올려 물가를 제어하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면서도 경제에 충격이 가지 않게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이다.
시장에선 현재 1.0%인 기준금리가 내년에 2, 3차례 올라 연 1.50∼1.75% 수준이 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물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9년 11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 뒤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한은이 추가 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물가가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급등세에 내년 세 차례에 이르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23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7% 올랐다. 1982년 7월 이후 39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PCE 가격지수는 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이달 초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6.8% 급등해 39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못하면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 수준으로 예상하면서도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경기 회복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