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시즌3 정치학> (46) 20180315 볼테르 [철학편지들](1734) 한글옮김 살핌 및 읽고난 뜬금(편지10)

in kr •  7 years ago 

편지10. 상업에 관하여   

50 영국 안에서 시민들을 부유하게 만들어 준 상업은 그들을 자유롭게 하는데 기여하였고, 그 자유는 상업을 신장시켰으며펼쳤으며, 그로부터 국가시비타스의 위대함이 이루어졌다. 영국인을 바다의 주역주인으로 만들어준 해군력을 점차 확립시킨 것이 바로 상업이다Le commerce, qui a enrichi les citoyens en Angleterre, a contribué à les rendre libres, et cette liberté a étendu le commerce à son tour ; de la s'est formée la grandeur de l'État. C'est le commerce qui a établi peu à peu les forces navales par qui les Anglais sont les maîtres des mers...    

50 소량의 납과 주석, 표백토와 거친 양모 밖에는 가진 게 없는 조그만 섬나라가 상업을 통해서 1723년에 세계의 세 극단에 동시에 세개의 함대를 파견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해졌다는 사실에 후세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La postérité apprendra peut-être avec surprise qu'une petite île, qui n'a de soi-même qu'un peu de plomb, de l'étain, de la terre à foulon et de la laine grossière, est devenue par son commerce assez puissante pour envoyer, en 1723, trois flottes à la fois en trois extrémités du monde.   

51 이 왕국 안에서는 귀족의 동생이라고 해서 상업장사를 경멸하지는 않는다Aussi le cadet d'un pair du royaume ne dédaigne point le négoce...    

51 이런 관습은 이젠 당연한 것이 되었지만, 자기 출신지에 집착하는 독일인에게는 기이하게 보인다. 그들은 대귀족의 아들이라면 독일에서는 모두 왕자군주인 반면, 영국에서는 부유하고 권세있는 부르주아에 불과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독일 안에서는 가진 것이라고는 가문과 자만심뿐이면서 같은 성을 가진 전하를 서른명까지 보았다Cette coutume, qui pourtant commence trop à se passer, paraît monstrueuse à des Allemands entêtés de leurs quartiers ; ils ne sauraient concevoir que le fils d'un pair d'Angleterre ne soit qu'un riche et puissant bourgeois, au lieu qu'en Allemagne tout est prince ; on a vu jusqu'à trente altesses du même nom n'ayant pour tout bien que des armoiries et de l'orgueil.   

51 프랑스에서는 후작이라는 것이 있는데... ‘나같은 사람, 나같은 신분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도도하게 상인장사꾼을 멸시할 수 있다. 상인장사꾼도 자신도 자기 직업에 대해 너무 자주 얕잡아 말하는 것을 들은 터라 어리석게도 자기 직업에 스스로 얼굴을 붉힌다En France est marquis qui veut ; .. peut dire « un homme comme moi, un homme de ma qualité, et mépriser souverainement un négociant ; le négociant entend lui-assez sot pour en rougir.   

52 왕이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취침하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총리대신의 응접실에서 하인 노릇을 하며, 위대한 체하는 분칠한 귀족과, 자기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자기 집무실에서 수라트나 카이로로 주문을 내며 세계의 행복에 기여하는 상인장사꾼 중에서 어느쪽이 나라시비타스에 더 유익한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Je ne sais pourtant lequel est plus utile à un État, ou un seigneur bien poudré qui sait précisément à quelle heure le Roi se lève, à quelle heure il se couche, et qui se donne des airs de grandeur en jouant le rôle d'esclave dans l'antichambre d'un ministre, ou un négociant qui enrichit son pays, donne de son cabinet des ordres à Surate et au Caire, et contribue au bonheur du monde.    


편지10. 상업에 관하여 요약 : 이 10장은 18세기 당시 권력을 키워가던 제 3신분,  (이)포폴로, (프)부르조아, (영)젠트리라는 이름을 가졌던 근대 서양의 상공인들에 대한 당시 지식인들의 찬양이 얼마나 컸었나을 잘 보여줍니다. 

볼테르가 묘사하고 있듯이, 이제 더 이상 상공인들은 전근대 문명 안에서처럼 고급교양도 없고 자기문화도 없는 천박한 인간 아래의 동물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그저그런 교양과 문화를 가진 고만고만한 자들 정도였을까요? 당시 이들 부르조아, 포폴로, 젠트리들은 사회신분계급들 가운데서 단연코 가장 뛰어났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이 당시 쳐올라오던 상공인 제 3신분들은 자기네들 사회 안에서 가장 넓고 깊고 진보적이고 새롭고도 우월한 지식체계를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모든 방면에서 전근대적 종교인들과 귀족들은 이들에게 쨉이 안되었습니다. 이것이 르네쌍스, “빛의 세기”의 진정한 뜻이겠지요. 

이들 상공인들과 그들의 지적 동료들은 모든 거시기들이 신분차별적으로 위계질서화된 “존재의 대사슬 또는 존재의 대둥지”라는 전근대적인 존재론R을 박살냅니다. 

대신 공허하고 동질적인 과학적 존재론C을 제시했습니다. 나머지 인식론과 가치론 영역에서도 이들 새로운 신분들은 철저하게 전근대적 종교적 인식론과 가치론을 작살냈습니다. 

이러한 존재론, 인식론, 가치론을 바탕으로 전적으로 새로운 상공인 취향에 맞는 세계상, 세계관, 윤리학을 이들은 제시했습니다. 이로써 완벽하게 지적 문화적 교양적 권력마저도 이들이 장악합니다.  

이처럼 제 3신분들이 리얼월드 안에서의 물리적 실체들을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브레인월드의 허구적 실체들의 세계 안에서도 헤게모니를 장악했다는 점을 주의깊게 보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합니다.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은 당시 이들 제 3신분들이 만든 개념설계들 곧 새로운 허구적 실체들의 인쇄언어와 매체를 활용한 선전선동과 의사소통의 새로운 방식을 살핀 것입니다. 

새로운 방식의 인간을 다스리는 기술인 민주주의 정부통치이론 곧 컨스티튜션, 새로운 방식의 자연을 다스리는 기술인, 에너지와 살림살이의 이코노미, 새로운 방식의 인쇄미디어 교양문화 등등이 이들 포폴로, 부르조아, 젠틀맨들이 만들어낸 문명의 이상들입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물질적 지적 헤게모니를 장악했던 이들 제 3신분들의 직업이었던 상업 역시 과거의 천대받던 위치에서 이제는 찬양과 미화의 대상이 됩니다. 

볼테르 뿐만이 아닙니다. 잠시 당시 상업의 찬양미화했던 풍조에 대해서 찰스 테일러의 책 [근대의 사회적 상상들] 제5장 객체화된 실재로서의 경제, 111쪽에서 인용해봅니다. 

“111 (사회적 자기-이해의 세 가지 중요한 형태)  사회적 자기-이해에는 세 가지 중요한 형태가 있다. 경제, 공론장(public sphere), 그리고 민주적인 자기-지배(democratic self-rule)의 실천과 전망이 그것이다. 이 자기-이해의 형태들은 근대성의 핵심 요소이며, 제각기 그로티우스-로크의 도덕질서 이론이 사회적 상상에 침투하고 그것을 변형시킨 결과물이다. 경제는 상업 사회에 근간을 둔 품위;도시인다움 있는polite 문명시민화civilization라는 자기-이해와 뚜렷하게 연계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이해의 뿌리를 훨씬 더 이전의, 그로티우스-로크 식의 질서 개념 자체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지난번 몽테스키외의 책 안에서도 상업찬양과 미화의 새로운 사회분위기를 볼 수 있습니다. 제 4부, 제 20편 상업적 법률들의 본질과 특성 고찰 안에서 인용합니다. 

“제1장 상업 351 상업은 가장 파괴적인 편견들을 치료한다. 그리하여 온화한 풍습들mœurs douces; agreeable manners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상업이 있고, 상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온화한 풍습들이 있다는 것은 거의 일반적인 규칙une regle générale; a general rule이다... 상업이 순수한 풍습들을 타락시킨다Le commerce corrompt les mœurs pures; They corrupt the purest morals는 것이 플라톤의 토픽이었지만,  그러나 우리가 매일 보는 바와 같이, 상업은 야만적인 풍습들les mœurs barbares; the most barbarous을 폴리스화시키고 온화하게polit & adoucit; polish and refine 만든다.” 

“제2장 상업의 에스쁘리 351 상업의 본성자연적인 효과는 평화로 이끄는 것이다... 상업의 에스쁘리는... 정확한 옳음의 확실한 어떤 감각을 생산한다un certain sentiment de justice exacte; a certain sense of exact justice... 상업의 총체적 결여는, 반대로, 강도질을 생산한다La privation totale du commerce produit, au contraire, le brigandage; The total privation of trade, on the contrary, produces robbery.” 

“제7장 영국의 상업 에스쁘리 355 다른 국민들은 상업의 이해관계들을 정치적 이해관계들에 양보했다fait céder des intérêts du commerce à des intérêts politiques; made the interests of commerce yield to those of politics. 그러나 영국 국민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상업의 이해관계들에 그 정치적 이해관계들을 양보시켰다.” 

이 정도로도 상공인들이 이제 더 이상 천대받던 하층계급이 아니게 되었으며, 되려 시비타스의 주권자들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봅니다. 

“제4장 잡다한 정부통치에 있어서의 상업 352 (프)상업컨스티튜션과 관계된다LE commerce a du rapport avec la constitution... 공화국들 안에서 그것은... 경제적임에 근본기초를 둔다Dans le gouvernement de plusieurs, il est plus souvent fondé sur l’économie; In republics, it is commonly founded on oeconomy... 일반적 규칙은 다음과 같다. 노예상태의 국민은 획득보다는 보존을 위해 일한다; 자유로운 국민은 보존보다는 획득하기 위해 일한다dans une nation qui est dans la servitude, on travaille plus à conserver qu’à acquérir ; dans une nation libre, on travaille plus à acquérir qu’à conserver.” 

하나더 알아두면 좋을 게 있습니다. 상업은 이제 공업과 합쳐집니다. 그래서 영어 인더스트리industry는 “공업”이면서 “산업”이 되는데, 그 원래 뉘앙스가 “근면성실함”이라는 것입니다. 상업자본주의가 공업/산업자본주의로 성장한다는 뜻이 여기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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