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처음으로 투자라는 것을 해봤다. 아니, 내가 한 것은 투기에 가까웠을 수도 있지만, 여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투자라는 것을 해보았다.
경제적으로 두뇌회전이 빠른 친구들은 20대 때 돈 모아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권에 전세 끼고 집을 사서 월세를 받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난 그런 모든 것들이 너무 어려운 일 같이 느껴졌고 내 인생에서는 좀 더 정직하게 월급만으로 사는 삶을 꿈꾸곤 했었다.(그것이 가능하다고... 멍청한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부모님들조차도 그런 것에 문외한인 분들이었기에 더욱 더 흙수저의 삶을 답습하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여튼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그 정도였으니 주식은 더더욱 관심 외였다. 아니, 관심은 있었다. 그래서 책도 사보고 했지만 느껴지는 어려움에 그것은 너무 먼 달나라 이야기쯤으로 다가왔다. 사실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고, 내 그릇이 그런 것들을 감당하기에는 내 담력의 크기는 간장 종지쯤 밖에 안되었다.
월급을 받아 생활할 때에는 어떨 때는 100원, 200원에 일희일비하기도 하고, 천원, 이천원에 기분이 왔다 갔다하는 삶이었다. 그런 삶이 정말 초라하다는 느낌, 월급 만으로 더 나은 삶을 꿈 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어느 순간 문득 느꼈을 때 멍청했던 젊은 날의 나에게 얼마나 화가 나던지.
그러던 와중에 코인을 알게 되었고, 처음 투자로 500만원 정도의 이익을 봤던 것 같다. 막 상승기에 시작을 했던 터라, 150만원으로 500만원을 벌게 되었던 것이다. 접근도 쉬웠고, 24시간 지속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사실 150만원의 투자도 얼마나 살 떨리는 투자였던지. 잃을까봐 잠도 못 자고, 하루 종일 종종거리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것이 어려웠던 순간이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사람들은 투기판이라고 하고, 그저 돈이 벌리는 것만 보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로소득을 조장한다고 할 지도 모르겠네.
그럼에도 대다수가 말하는대로 그것은 나에게 희망처럼 다가왔다. 적어도 튤립버블과는 달랐고, 4차산업과 결합되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주식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가치를 폄훼하지만, 나에게는 가치가 있는 시장이었다.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주식이나, 앞으로의 기술적 발전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암호화폐나 나에게는 그다지 차이가 없게 느껴졌다.
물론 시작은 투기에 가까운 부분도 있었다. 진지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돈을 넣었고, 수익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작하기 전 2주 동안 추세를 살피기도 했고, 차트를 보기 위해 유투브를 통해 기본적인 지식은 쌓고 시작을 했다.) 그렇지만 시작하다보니, 이것은 그냥 개싸움에 돈을 거는 투기는 아니었고, 화투판과 같은 노름도 아니었다. 아직 태동이라 불완전하고, 가격의 변동 때문에 투기성향을 띨 수 밖에 없지만, 주식은 안 그러한가? 부동산은 안그러한가? 이것은 기술과 관련이 있는 4차 산업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나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작은 수익을 맛보았기에 좀 더 큰 돈을 갖다 넣었다. 손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회복될 것을 알고 있었고, 내 그릇의 크기도 넓히고 싶었다. 천원, 이천원 일희일비하느라 150만원 돈에도 벌벌 떠는 삶을 더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투자금을 늘리면, 그 정도의 돈을 운용하는 경험을 갖으면 내 그릇의 크기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하게 되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초보 중의 초보였고, 여전히 무지한 부분이 더 많은 투자자였다.
고점에 물린 가격들은 더이상 회복이 어려워보인다. 진짜 상한가를 칠 때 넣었기 때문이다. 며칠동안 계속 수익권에 있었고, 앞으로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가격이 올라가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최고점에 물린 상태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한 2주쯤 되어가는데 아직 버틴다는 표현이 좀 안 맞을 수 있겠지만, 24시간으로 돌아가는 암호화폐 세계에서 2주도 생각보다 긴 시간이더라. 기본적으로 손절의 유혹은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손해보다는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가치 때문에) 그나마 잘 버티고 있지만 흔히들 말하는 '존버'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기도 하다.
하지만 큰 돈이 들어가니 오히려 일희일비가 적어진다. 투자에 대한 마음의 폭도 커진 것 같고, 이것을 계기로 여러 투자의 기회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할 마음이 생겼다.
이제는 부동산에 대해서 관심도 가져볼 생각이고, 나중엔 주식도 생각해볼 생각인데, 사실 나는 암호화폐 시장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한 달 정도 더 기다려보고, 일부 금액을 다시 투입하여 단타를 운용할지,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손절을 하여 그 돈으로 운용을 할지 생각중이지만, 마음만은 흔히들 말하는 '희망회로'를 놓치 않고 있다.
어찌되었든, 남들이 뭐라 말하든, 암호화폐는 나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차트를 읽어내고(그래도 도움이 되더라) 수익을 좀 더 극대화시킬 생각이 있다. 이번 존버에서 탈출되면, 그 때는 철저하게 1-2% 내외의 단타족으로 돌아설 생각인데 어차피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니 수익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단타를 한다고 하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하는데... 장기든 단기이든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인데, 기간으로 나누어서 투자와 투기를 나누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돈을 넣어 더 많은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모두의 마음 아니던가.
어서 빨리 다시 좋은 장이 왔으면 좋겠다. 암호화폐의 화려한 복귀를 다시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