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기승에도 생명은~ Life in bitter cold

in life •  7 years ago 

한 겨울 추위가 오죽 무서우면 동장군이라 명명했을까!

그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다들 감기로 고생 시작되었는데, 필자도 약간 코가 맹맹해진 듯해서 약국에 달려갔다.

매년 겨울엔 감기 예방 차 콧속에 넣는 스프레이 형태의 소금물 비슷한 걸 비치하고 수시로 뿌린다. 올해는 추위가 갑자기 오는 바람에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친구 권유로 몇 년 째 사용하는데 이거 효과가 있다. 콧속 습도도 유지되고 해서 좋다. 다양한 형태가 있다.

감기가 문제가 아니라, 아침 출근해서 환기도 시킬 겸 창문을 열어두었는데, 창가에 뭔가가 어른거렸다.

bird1.jpg

가까이 가서 보니 새 같았다. 안팎 온도차가 크니 창가엔 성에가 끼어 잘 보이진 않지만 발가락은 보였다. 햇볕이 드는 쪽이어서 추위를 피해 창문에 앉은 듯싶었다.

자세히 보려 옆 창문을 열었는데도 날아가지 않는다. 카메라를 창밖으로 뻗어 사진을 찍는데도 얼어붙은 것처럼 미동도 없다.

bird2.jpg

사진을 확대해 보니 어린 녀석이었다. 비둘기인가?

얼마나 추웠으면 볕을 쬐러 창틀에 앉아 인기척이 나도 떠나질 않고 그대로 있나 싶어 안쓰러웠다.

한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는데, 집기를 옮기느라 부산을 떨고 보니 어느샌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듯 자취가 없다.

오늘 점심은 냉이 된장국이었다. 한 겨울에 웬 냉이냐 물어보니 요즘은 냉이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단다. 어릴 적 눈을 뚫고 자란 냉이가 참 달았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한 겨울에도 흔히 냉이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세월이 좋아진 건가?

추위와 냉기에도 바람막이 하나 없이 오롯이 온몸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자연을 보면 경이로움이다.

애기 새야 어디 있든 잘 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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