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xing Day 승률 1위.
맨유는 지난 시즌 Boxing Day 기간에 3전 3승으로 후 Boxing Day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물론 지난 시즌도 시즌 초반 부진으로 우승권과 거리가 있었지만 많은 경기와 부상자 가운데서도 승리를 챙기며 뒷심을 보여주었고 이를 토대로 2개의 컵을 거머쥐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Boxing Day 승률 54%로 1위를 고수해온 맨유가 이번 시즌에는 비교적 약팀들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한다.
- 17-18 시즌 우승권 Boxing Day 결과 : 아스날 1승 3무, 리버풀 3승 1무, 맨시티 3승 1무, 첼시 2승 2무, 토트넘 2승 1무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시즌에서 Boxing Day 이후의 1등 팀이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고 이번 시즌도 이 경향성은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Boxing Day 기간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큰데 맨유는 1위 맨시티를 쫓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3/4/5위 권과 점수차가 좁혀지며 추격을 받게 되었고 이는 리그 후반기를 생각할 때 뼈 아플 수 밖에 없다.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와 기타 컵경기들로 인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부담, 부상에 대한 염려로 약팀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주전과 비주전과의 실력차이가 큰 맨유 입장에서는 불안요소가 늘어나는 셈이고 이로 인해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단숨에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경기 시간이 애매하여 다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영향력이 적은 2선 공격진이 답답한 결과를, 무리뉴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고 생각한다.
- 답답한 2선 공격진
맨유는 이번 시즌 개막 전에 인터밀란의 페리시치, AT 마드리드의 그리즈만, 아스날의 외질 등 유독 2선에 포진하는 선수들과 링크가 많았었지만 실제로 영입으로 이어진 선수는 없었다. 4명의 선수 영입을 원했는데 3명밖에 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던 무리뉴 감독은 지금 단지 아쉽기만 할까? 물론 맨유의 2선을 책임지는 선수는 많다. 미키타리안, 린가드, 마샬, 래쉬포드, 후안 마타 여기에 포그바를 2선으로 가용할 수도 있으니 가용 가능한 선수 숫자나 이름만 들어보면 왜 2선이 문제인지 모를수도 있다. 하지만 우승권 팀들의 2선과 스탯을 비교해보면 문제는 2선임을 확신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냐를 비교해보면 미키타리안 28회(포그바 23회), 데 브라이너 68회, 파브레가스 61회(아자르 31회), 외질 62회, 쿠티뉴 40회, 에릭센 52회(델리 알리 40회)으로 경쟁팀에 비해 득점 기회 창출 측면에서 터무니 없이 낮으며, 이는 번리의 구드문드손 31회와 유사한 수준이다. 2선에서 뿌려주는 양질의 패스가 적으니 루카쿠, 줄라탄 그리고 무리뉴도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팀 전술 자체가 다른 것도 이 Stat에 영향을 끼치긴 할 것이다. 수비시에 2줄 수비를 기본으로 하고 지공 보다는 속공을 선호하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보다 많은 패스를 기반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펩 감독의 데 브라이너가 더 많은 키패스를 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맨유의 2선 선수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글쎄, 퍼거슨 경이 있었다면 헤어 드라이기를 항상 켜두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수준이다. 골키퍼부터 공격수 순으로 라인을 머릿속으로 되내어 보면 갓헤아는 감사하고, 리그 최소 실점의 수비진은 합격점이고, 그 앞을 지키는 마티치도 물론이고, 포그바 또한 준수하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3선의 선수들이 준수하다는 것에는 공수 조율 능력을 포함하는 것이고 당연히 2선과의 연계도 해당된다. 준수한 3선을 두고 2선이 저런 스탯을 보여준다는 것은 팀 밸런스가 안맞거나, 감독 전술이 틀렸거나, 개인 능력이 없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뭐가 답이 되든 난제임은 틀림없다.
이번 시즌 개막 전 쓴 글에서도 밝혔듯이 난 루카쿠보다도 미키타리안의 이번 시즌을 기대했다. 작년이야, 무리뉴 감독의 선수 길들이기도 있었고 잔 부상도 많아서 폼이 제대로 안올라왔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시즌은 프리시즌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프리시즌 시 동료들간의 호흡도 준수했고 도르트문트에서의 모습도 조금씩 보여줬는데.. 막상 개막후에 2경기를 제외하고는 글쎄... 물론 미키타리안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으로 골까지 직접 넣을 수 있는 선수이기에 데 브라이너와 패스 스탯으로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 것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드리블은? 패스가 부정확한것도 문제이지만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그 드리블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아자르처럼 드리블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참 쓰기 애매한 선수로 거듭나고 있는 미키타리안이 안타깝고, 입지가 불안하니 이제는 인테르에서 노린다는 루머도 슬슬 올라오고.. 이 선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 선수가 근간인 맨유의 2선은 과연 어떻게 뜯어고쳐질지 궁금(?)해지며 머리 아파진다.
맥주 한 잔 마시며 어떻게 '달라진 에버튼'을 이겼는지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