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피 밋업(Meet Up)

in mangsang •  7 years ago  (edited)

"기존의 블록체인에 비해 훨씬 빠른 트랜잭션과 제로-피(Zero-fee)를 구현한 효율적인 플랫폼 코인으로서 미래지향적인..."

최근 핫했던 알트코인인 리틀피의 서울 밋업에서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들을 줄은 몰랐다. 수수료가 거의 안든다는 의미로 Little-fee 로 지은 알트코인 이름부터 구린데 싱가포르, 영국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진국에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공수표부터 날리고 있다. 예전같으면 이름만 대도 우수수 눈먼 비투코인이나 이데륨 등을 모집할 수 있었겠지만 속칭 '코린이'들이 빠져나가고 늙은 여우같은 투자자만 남은 현 시장에서는 저런 방식으로는 새로운 자금을 모으기 힘들다. '후다펑'이라는 저 사람은 사람좋은 미소를 띄고 있지만 그 미소뒤에 숨은 구렁이같은 속마음이야 뻔하지..

'이번에도 글렀구나..'

뭐 좀 있을까 하고 직접 멀리서 온건데...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수 없지. 고개를 살짝 돌리고 하품을 한번 하곤 눈치를 봐서 일어났다. 아니, 일어나려고 했다.

"이런데 자주 오시나봐요?"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자가 말을 걸었다. 누구지.. 이런 돈과 돈이 오가는 투자설명회에서는 뭔가 목적이 있어야 말을 거는 법이다. 새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 보의 얼굴, 치마정장 아래로 곱게 뻗어내려온 얇은 다리...아 이런데 현혹되면 안된다.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작게 이야기 했다.

"아 자주는 아닙니다. 근데 '리틀 피'는 워낙 관심이 가서요. 근데 와서 정작 듣다보니..하음 아 죄송합니다. 어제 좀 늦게 잤더니 하품이 좀 나네요."

그녀가 고개를 돌리곤 쿡쿡 웃었다.

"저도요, 기대가 너무 컸나봐요. 사실 다녀본 밋업중에 가장 관심가는 게 리틀피였는데 좀..실망이네요. 반가워요. 동전한닢 신비주의에요."

살짝 미소지으며 그녀가 내민 명함을 받았다. 동정한닢 부방장 신비주의. 흐릿한 프로필사진 옆에 분홍색 왕관이 박혀있다. 나도 그 방에 있긴 하지만 부방장이 뭐 대수라고 명함까지.. 아무튼 나는 미소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반가워요, 저도 같은 방에 있는 실명 입니다. 고등학생을 담당하고 있죠."

예쁘게 눈웃음 치는게 보기 좋았지만 앞에서 (뻔한 이야기긴 하지만) 떠들고 있는 연자 눈치에 눈웃음만 살짝 짓고 짐짓 밋업에 열중하는 척 했다. 흘깃흘깃 곁눈질로 그녀를 보니 나도 그랬지만 퍽이나 지겨워 하는 모습이다. 커피브레이크까진 아직 20분 남았는데... 시계를 보고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고 속삭여본다.

"나가실까요? 조금 나른한데 커피라도 드시지요."

"좋아요. 안그래도 갈까말까 고민했거든요."

예의 이쁜 미소.. 잘 웃는 사람 같다. 은은한 그녀의 향기가 코를 스친다. 샤넬 샹스 오 땅드르. 예쁜 미소에 어울리는 향수다. 그녀의 향기를 머금었던 공기가 다시 한번 커피향기로 바뀌면서 주변의 벚꽃가득했던 내 환상은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몇분처럼 느껴졌던 몇초가 지나고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가 다시금 눈에 띄었다. 예전에 만나던 혜경이의 미소와 닮아서 그런가 묘하게 익숙하면서도 포근한 미소..




"커피 참 괜찮네요, ICO는 많이 하셔요?"

"네 그렇네요. 리틀피가 너무 유명해서 한번 와봤어요. 원래 자주는 안해요."

따뜻한 커피를 한모금 입에 머금고 목으로 넘기고나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호호 불던 커피잔에서 잠시 시선을 떼고 내 시선에 맞추어 빙그레 웃으며 이야기 했다.

"시간도 남고요. 예전에는 이런 시간에 꼭꼭 연락하고 본인과 같이 해야했던 사람이 있었거든요. 지금이야 다 정리했지만."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싱글이라고 이야기 해주네.. 미소와 향기에 내가 너무 빠져있었나보다. 다 티났나보네..

티나도 어쩔수 없다. 나도 어쩐지 편안하고 포근한 감성에 빠져든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커피 한잔이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다음주 주말에 같이 영화한편 보자고 하고 돌아섰는데.. 무슨 영화를 봐야할지 모르겠다. 너무 오랜만이다.

어쩌면 혜경이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어쩌면... 고개를 흔들어 본다. 그래 나쁜 년.. 나도 이젠..

휘적휘적 걸어가며 보는 내 그림자가 점점 길어지고 내 생각도 점점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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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이글에 풀보팅이라니-.-
에레이 ㅋㅋ

리스팀? 은어떻게 해요?

아니.. 리스팀은 머하게요 ㅋㅋㅋ

그거하면 좋음?ㅋㅋ

앜ㅋㅋㅋㅋㅋㅋ 모애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