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메뉴를 고를 땐 비용, 가는 거리, 배달 수수료, 후식 칼로리 계산 등 온갖 심혈을 기울이면서
정작 인생에서 더 중요한 배우자, 주식, 부동산은 남의 말을 믿고, 남의 기준에 맞춰 결정을 한다.
왜그럴까?
행동경제학의 대표적인 서적 [넛지]는 인간의 뇌에 두가지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자동시스템 VS 숙고시스템
우선 자동시스템이란,
-강아지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야구공이 날라와 몸을 수그린다.
-비행기가 흔들리면 초조해진다.
등 즉각적인 반응을 말한다.
숙고시스템은 아래와 같다.
-로스쿨과 경영대학원 중에서의 진로결정
-프랑스 파리 여행경로 결정
-411곱하기 57 계산
등은 바로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여러 회로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바로 이 자동시스템과 숙고시스템을 시의적절하게 가동시켜야 한다.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특징은 자동시스템과 숙고시스템이 엇박이 난다는 것이다.
■잘못된 자동시스템 발동
재무제표, 시장분석, 미국정치외교, 전문가 피드백 등 끊임없이 학습하며 '숙고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한다. 하지만 결국 친구의 추천 한마디, 혹은 뉴스 헤드라인 첫줄만 보고 투자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손절을 해야 할지, 존버를 해야 할지 판단마저 서지 않는다.
■잘못된 숙고시스템 발동
너무 많은 지인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평소 투자와 거리가 먼 사람까지도 수익률을 자랑하며 본인의 감각을 과시하는 일장연설을 늘여놓는다. 인간지표는 무의식적으로 매도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뇌의 자동시스템은 즉각적으로 부분매도를 해야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내일 아침 보고서를 마저 분석하고 유튜버 가이드 방송을 보고 결정을 내리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이 오기전 이미 큰 하락이 시작돼버렸다.
왜 우린 두 시스템을 잘못 픽할까?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학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끊임없는 시험 속에서 '숙고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요구받는다. 어쩌면 우린 숙고시스템에 지쳐있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재태크만큼은 조금 편하게 자유시스템을 이용하고 싶을수도 있다. 괜찮다. 당신이 지쳐있다는거는 평소 열심히 살았다는 반증 아닌가. 하지만 조금만 의식적으로 저 두 시스템을 기억하고 활용해보자.
결론 : 매수는 숙고시스템을, 부분매도는 자동시스템을, 엑싯은 다시 숙고시스템을.
시장 진입과 퇴출은 숙고하라, 끊임없이 숙고하고 기다려서 좋은 타이밍을 찾자. 하지만 부분매도 만큼은 자동시스템을 맘껏 활용하라. '익항옳' 이라는 표현이 있다. '익절은 항상 옳다', 라는 뜻이다. 부분매도만큼은 당신의 감각을 믿고 하락위험에 대비하라. 더 오를까 불안하다면 부분매도이니 뭐가 문제겠는가.
물론 이 두 시스템을 의식한다해도 결과가 완벽하게 이상적일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넛지]가 알려주는 비합리성 발동의 빈도를 줄인다면, 전보다 긍정적인 결과로 한걸음 갈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