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RIM(Residual Income Model)이라는 가치평가 방법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RIM이라고 하면 엄청 어려운 밸류에이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사실 간단하면서도 논리적이고, 여러 밸류에이션 방법들의 장점들이 잘 조합된 방식이다.그래서 나도 애널리스트 시절에 가장 선호했던 모델이다.
그럼 RIM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
RIM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본적인 밸류에이션 방식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 PBR = P/B(P:시가총액, B:자기자본)
PBR은 자기자본에 비해 현재 기업 가치가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따지는 방식이다.자기자본은 기업의 자산에서 타인자본(부채)를 빼서 자신의 몫을 구한 것이니,이보다 더 주주의 지분을 명확하고 보수적으로 설명하는 개념도 없다.PBR이 1보다 낮다면 장부상의 내 돈보다도 시장가치가 낮은 것이니 일단은 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회계적인 방법으로 구한 자산과 부채의 값이 정확한 현재가치(시장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자기자본 역시 현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최근 회계의 흐름이 자산과 부채의 현재가치를 최대한 반영할수 있도록 변경되고 있긴 하지만,금융자산이 아니라면 자산이 가진 미래 수익 창출력을 현재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막상 회사를 청산하려고 할 때 기계와 같은 영업용 자산은미래 이익 창출력을 평가받기는 커녕 장부상의 가치보다로 훨씬 싼 값으로 매각해야 하니PBR이 1보다 낮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PBR은 기업의 가치평가 척도 중 가장 보수적인 방법이므로시장의 바닥을 가늠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금융위기 등으로 폭락 장세가 연출될 때 역사적인 시장 PBR 저점인 0.8배를 근거로 반등의 근거를 찾곤했다.
2. PER = P/E(P:시가총액, E:순이익)
PER은 기업의 순이익에 비해 기업 가치가 얼마나 높고 낮은지 따지는 방식이다.기업의 가치는 결국 이익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PER이야 말로 기업가치평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PBR이나 PER은 상대가치평가법에 속한다.역사적인 수치나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다른 기업의 수치와 비교하여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PER도 절대적인 가치평가의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다.(PBR=1배가 기준이 될 수 있는것 처럼)
과거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PER=10배를 고평가/저평가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곤 했는데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P(시가총액)는 미래 이익(Ef)의 현재 가치다.만약 미래의 이익이 현재 이익(E) 수준에서 변하지 않고, 매년 영구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P=Ef=E/k 이 된다.(k=자기자본할인율)
P=E/k 이므로 P/E=1/k가 된다.
따라서 k가 10%면 P/E는 10배, k가 8%면 12.5배, k가 6%면 16.7배가 나온다.
k는 주식에 대한 요구수익률인데, 보통 과거의 역사적인 수익률을 대용치로 사용하곤 한다.PER 10배가 일반적인 평가 기준으로 사용되었던 이유는 과거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10%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자기자본할인율은 무위험이자율 + 주식위험프리미엄으로 분해할 수 있다.과거의 주식 수익률을 기반으로 주식위험프리미엄을 구하고, 무위험이자율은 현재의 국채이자율을 대용치로 써서현재의 자기자본할인율을 구하기도 한다.
만약 과거의 주식 수익률이 10%이고 국채 이자율이 5%라면 주식위험프리미엄은 5%다.따라서 현재 국채 이자율이 3%로 낮아졌다면 자기자본할인율도 8%로 낮아진다.자기자본할인율이 8%라면 적정 PER=12.5배로 높아진다.최근 각국 주식시장의 PER이 높아지는데는 채권이자율의 하락이라는 이론적 바탕이 있다.
PER의 단점은 현재의 이익 밖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이익은 증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PER 역시 보수적인 가치평가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익의 증가를 PER에 반영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만약 이익의 증가율을 g라고 한다면
P=Ef=E/(k-g)로 구할 수 있다.
(다음기의 이익 E1=E(1+g)이므로, 영구현가식에서 공비를 (1+g)/(1+k)로 대입하면 계산식이 나온다)
따라서 k=8%, g=2%라면 적정 PER= 16.7배가 된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라면 이러한 접근으로 현재의 PER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이 영원히 성장한다는 가정은 비현실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이와 같은 방식은 기업의 가치를 고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짧은 미래에는 이익의 성장 예상을 반영하되, 영구적으로는 이익의 성장을 가정하지 않는 가치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
3. DCF(Discounted Cash Flow)
DCF는 현금흐름 할인법으로, 미래의 모든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더한 값을 가지고 기업가치를 구하는 방식이다.현금흐름의 추정이 가능한 기간(10~20년)에는 매기의 현금흐름을 각각 할인하고,그 이후에는 마지막 현금흐름과 영구성장률을 가지고 영구현금흐름의 당기 가치(CF/(wacc-g))를 구한다음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하여각각 더한다.
제조업체의 경우 설비의 감가상각액 등으로 인해 순이익과 실제 현금흐름이 크게 차이나는 경우가 많다.따라서 프리캐쉬플로우를 가지고 기업의 가치를 구하는 DCF는 이론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가치평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DCF의 예측력이 너무 떨어진다. 일단 현실에서도 구하기 힘든 프리캐쉬플로우의 미래치를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장기적으로 보면 순이익과 프리캐쉬플로우의 차이가 큰 의미를 가지지도 않는다.
또 추정가능한 기간의 현금흐름에 비해 추정불가능한 영구현금흐름의 값이 전체 기업가치를 더 많이 좌우하는 경향이 있다.할인율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도출하기 힘들며, 사람마다 큰 편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DCF를 단순화시켜서 P=CF/(wacc-g)-타인자본이라고 한다면영구성장을 가정한 PER이 가지는 고평가 위험성을 가지는 동시에CF와 wacc에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도 높아진다.
실제로 DCF는 PER 배수가 너무 높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시장에서는 DCF를 사용한 애널리스트의 적정주가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악용하기 쉬운 아름다운 이론이라고나 할까?
4. RIM (Residual Income Model)
P = B + RI의 현재가치(B:자기자본, RI:잔여이익)
RIM은 잔여이익모델법이라고 해서, 기업의 자기자본에 미래 잔여이익의 현재가치를 더한 값을 가지고 기업가치를 구한다.잔여이익 RI는 순이익에서 자기자본의 기회비용을 뺀 값으로, 이론적으로 자기자본이 창출하는 부가적인 이익을 잘 표현할 수 있다.
RI = E - K = B*ROE-B*k = B(ROE-k) (E:순이익, K:자본비용, B:자기자본, k:자기자본할인율)
RI의 현재가치를 구하는 과정은 DCF와 비슷하다.순이익의 추정이 가능한 기간(10~20년)에는 매기의 RI를 각각 할인하고그 이후 마지막 RI와 영구성장률을 가지고 영구 RI의 당기 가치(RI/(k-g))를 구한 다음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하여각각을 더한다.
DCF와 같은 절대가치평가법이지만,재무제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순이익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하기도 쉽고 추정시의 번거로움도 적다자기자본이라는 기초 가치가 있기 때문에 DCF만큼 가치의 변동폭도 크지 않다.추정 불가능한 영구 RI의 현재가치가 전체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DCF에 비해 훨씬 적다.
정확한 이익 추정을 하지 못하더라도, ROE에 대한 대략적인 감만 있으면 미래의 RI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대신 ROE의 특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음 기의 B1 = B0 + E1이므로 B는 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매기 늘어나게 된다.ROE = E/B 이니, 이익이 증가하지 않을 경우 B의 증가로 인해 ROE는 매년 감소하는 특성을 지닌다.
ROE가 매년 유지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이익이 매년 증가한다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예컨대 ROE 10%가 유지된다는 가정은 매년 이익이 10% 증가한다고 가정하는 셈이 된다.(ROE는 결국 이익성장률에 수렴하게됨)
따라서 추정가능 기간에는 ROE가 이익 성장률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가정해야하며,영구 RI를 구할 때도 영구성장률을 가정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배당도 마찬가지다. RI = B*(ROE-k) 이니배당을 많이 주면 B는 감소하는 대신 다음기의 ROE가 높아지고배당을 적게 주면 B는 증가하는 대신 다음기의 ROE가 낮아진다.
배당에 대한 가정이 RI의 현재가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아예 처음부터 배당이 없는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 (배당 정책이 달라진다고 같은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변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때 흔히 적정 PBR 방식을 사용하곤 하는데사실 적정 PBR은 RIM의 단순화된 모형에 불과하다.
P = B + RI의 현재가치 .... 이를 단순화 시키면
P = B + (E-K)/(k-g) .... 양변을 B로 나누면
P/B = 1 + (E-K)/B(k-g) = (k-g+E/B-K/B)/(k-g) .... E/B=ROE, K/B=k 이므로
P/B = (ROE-g)/(k-g)라는 간단한 식이 도출된다.
적정 PBR 방식을 사용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유지가능한 ROE의 가정이 이익 증가를 이미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영구성장률 g=0으로 두는 편이 좋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적정 P/B = ROE/k 가 된다.유지 가능한 ROE가 10%이고, 자기자본할인율이 10%라면 적정 PBR은 1배다.
사실 위 식은 맨 처음에 보여드렸던, P/E = 1/k와 같은 식이다.
P/E = 1/k .... 양변에 ROE, 즉 E/B를 곱하면
P/B = ROE/k
즉 적정 PBR 방식은 통상적인 수준의 이익을 가정한 PER과 다르지 않다.
나도 애널리스트 초창기 때는 과거 관습에 따라 적정 PBR 방식을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위 사실을 인식하고 난 뒤에는 독자들이 더 이해하기 쉬운 예상 PER로 적정주가를 제시하거나,
만약 내년도 이익이 통상적인 ROE를 반영하지 못한다면이익 추정의 기간을 늘려서 정석적인 RIM 방식으로 적정주가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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