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으로 외할머니 소유의 60년된 노량진의 노후주택을 수리하고 거주하면서
언젠가는 내집을 수리하는 그날을 꿈꿔왔다.
깨끗하고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좋겠지만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마당에 전재산에 가까운 돈을 깔고 살기는 좀 부담스럽고.. 우리 부부의 성향상 이미 완성된 집에 들어가 사는건 재미 없기도 하고 ㅋㅋ
그래서 우리는 한참동안 우리가 살 집을 알아보느라 정신없었다.
노량진 신혼집에 계속 거주하지 않고 새 집으로 가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 노후한 건물 상태
- 2명이 살기엔 좋지만 그 이상의 식구가 생기면 살기가 불편함
- 어찌 됐든 집은 외할머니 소유
- 우리 힘으로 우리 집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
등등으로 추려볼 수 있겠다.
그래서 우리는 신혼집 리모델링을 마치고 노량진 집에서 살면서 우리의 자금으로 구할 수 있는 집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신혼집이 위치한 노들역 인근을 중점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16년 3월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매물을 만나게 되었다.
사진에 보이는 집이었는데, 노들에서 흑석으로 넘어가는 언덕 거의 꼭대기에 위치한 집으로 지층/1층/2층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다가구 주택이었다. 세입자분들의 양해를 구해 내부에도 들어가 봤는데 생각보다 좁긴 했지만 그 당시 우리의 자금 사정으로 딱 적합한 집이라 며칠 고민하다가 그래! 이 집을 사자!라고 정했으나, 막상 계약을 하겠다고 하니 집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이때만 해도 주택의 구입이 그렇게 어려울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첫 집과의 인연을 떠나보내고 다시 노들역 인근의 (노들역 인근이라 해봤자 단독주택이 있는 지역은 얼마 없다ㅠㅠ) 부동산에 죄다 연락을 돌려 우리가 살 수 있을만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알게 된 두 번째 집.
이 집은 금액대가 조금 높긴 했는데 지하철역 도보 1분이라는 혁신적인(ㅋㅋ) 위치였다.
위치는 정말 좋았는데 생각보다 좁은 내부에 우리에게 부담이 많이 되던 금액이라, 아쉽지만 포기를 했던 집이다.
나중에 보니 처음 가격에 1억 이상을 더 붙여서 올려놓았다.
우리와는 금액대가 안 맞은..
그렇게 시간은 흘러 우리는 유럽으로 장기여행을 떠났고, 여행 초반에는 매수할 집을 알아본다 한들 계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나는 집 구매에 그리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고, 당장 내일 우리가 어디서 머무르고 무슨 버스/기차를 타고 다음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데에 바빴는데, 그 와중에 오빠는 틈틈이 네이버 부동산 매물을 체크하더라.
여행이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오빠는 좀 더 세밀하게 부동산을 체크했고, 그러던 와중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았다.
첫 번째 집처럼 언덕 위에 있는 집이었는데, 나는 솔직히 우리가 외국에 있는 상황에서 계약을 한다는 게 불안했으나 오빠가 워낙 마음에 들어 하고 그 주변을 몇 번이나 가본 위치라서 위치와 가격 그리고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등본에 있는 내용들로만 구매를 결정했다. 그러나 가격 조정을 하다가 우리가 원하는 금액과 주인이 원하는 금액이 맞지 않아서 결국 파토..
여행 중이었으니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우리는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다시 가열하게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저히 노들역 근처에는 매물이 나오지 않아서 범위를 조금 넓혀서 이수/남성역 근방으로 눈을 돌렸다.
이수역 근처에서 처음 본 집은 이곳이었다.
여태까지 본 곳 중에 가장 큰 집.
무려 3층에 지층을 보유해 총 4층짜리 집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가격대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전세 입주자가 많기에 실투자금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았는데 몇 번을 고민하다가 결국은 총 집 가격이 비싸고, 이수역에서도 애매한 거리와 애매한 언덕 (노들역에서 언덕이면 한강뷰가 가능한데 이건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가격 대비 손볼 곳이 너무 많아 보여 포기했다.
그리고 다음으로 찾아본 이수역과 남성역 사이의 집
이 집은 낡긴 했어도 구조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집 내부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겉으로 본 계단 구조나 담장, 베란다 구조가 맘에 들었고, 게다가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를 접하고, 언덕이 아닌 평지에 위치해서 더욱 맘에 들었다. 겉으로 2번 정도 보고 내부를 보고 싶다 부동산에 얘기했더니 집 주인이 다시 안 팔겠다고 한단다.
아... 단독주택 집주인들은 왜 팔지도 않을걸 자꾸 매물로 내놓으시는지 ㅠㅠ
이후 이수/남성 지역의 몇 가지 매물들을 부동산 중개사분들이 알려주셨지만 우리 마음에 드는 것들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또 흐르고 노들역에서 다시 한번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이 집은 차가 다니는 길에 있는 집은 아니고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는 집이었다. 노들역에서 도보 5분 정도의 위치였고, 가격도, 위치도, 크기도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더니 주인분이 또 양도세 문제 때문에 판매를 보류하셨다. 몇 달이 지나면 이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 가격 부분이 맞지 않아서인지 다른 이유가 또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또 성사되지 못했다. ㅠㅠ
그러던 와중 여행 중 계약을 하려 시도했던 집도 다시 매물로 나와서 그걸 계약할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와 다름없는 토요일 주말
사실 그날 우리의 계획을 로또를 사려는 거였는데 (왜냐면 전날 로또 꿈을 꿨기에 ㅋㅋㅋㅋ)
퇴근하고 전화를 하니 오빠가 갑자기 상도에 있는 집을 봤는데 너도 한번 보러 와~라고 해서 상도로 향했다.
갑자기 웬 상도?라는 생각을 하면서 상도동으로 갔고, 오빠한테 대략 설명을 듣고 집을 보러 갔는데...
갔는데...!!!!
집의 외관을 보는 순간 설레기 시작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이 집을 만나기 위해 그동안 이것저것 보러 다녔나 싶을 정도로 그간의 우리의 기준에 정말 딱 부합하는 집이었다.
처음에 기준으로 두었던 9호선 역세권이나 한강뷰와는 멀어졌지만
이를 넘어서는 만족할만한 부분들이 많은 집이었다.
- 옥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뷰
- 30평 대지에 정말 꽉 채워 지어진 집
- 2층 주인세대가 무려 쓰리룸
- 1,2층과 지층이 독립된 출입구가 있다는 점
- 6m 도로를 접하고 있으며 그 앞에 2대의 주차가 가능
- 1층과 지층이 투룸 2세대씩 총 4세대
- 주변 주택들은 이미 신축 원룸으로 신축된 상태라 향후 분쟁 여지없음
- 걸어서 접근 가능한 7호선 역세권
- 충분한 주변 상권 형성 (시장)
- 무려 도보로 스타벅스 이용 가능 ㅋㅋㅋㅋㅋㅋ
- 중앙대와 숭실대 사이로 충분한 임대수요
등등..
사실 이 집은 주변의 두 주택과 함께 신축 원룸으로 재건축될 예정이었는데, 그중 한 집이 급하게 매도되면서 그 계획이 어그러져 개별 매물로 나온 것이었다. 부동산 중개사분이 네이버 매물로 올려놓자마자 바로 오빠가 보고 찾아가서 확인한 매물이었다.
오빠 마음에는 매우 들었고, 나도 확인하니 맘에 들어서 바로 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주인분과 연락해 그날 바로 계약서를 썼다.
집을 알아본 지가 몇 달이 넘었는데, 이렇게 보자마자 당일에 바로 계약하게 될지는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처음에는 염두에도 두지 않았던 상도동에 집을 사게 될 줄이야. ㅋㅋㅋㅋㅋ
결론적으로 우리는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났다.
이제 우리는 이 집을 어떻게 고칠지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살 것 같다.
잔금을 치른다고 해서 바로 인테리어를 할 계획은 아니고 일단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다시 한번 리모델링 일기를 쓸 생각에 설레는 요즘이다.
중도금, 잔금 치르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특히 은행 대출....) 차근차근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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