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을 위한 조언
요근래 구직난이 심하다.
경력직이야 이래 저래 틈이 있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에게는 그 틈마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정말 현실적이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소리를 하고 싶다.
- 스펙에 대해서
난 스펙이란 말을 무쟈게 싫어한다. 그 이유는 딱 하나다.
과거 물건너 온 제품에나 있었던 설명서(또는 사양서)라는 “Specification”이 사람에게 지칭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다 발음하기 귀찮으니 “Spec”이라고 줄여서,
사람이 언제부터 물건이 되었냐?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면 사람도 돈주고 사고 사양서가 따라오는 것이냐? 아무리 혼자 거부한들 이제는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나도 스펙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겠다.
신입직원에게 스펙이란 졸업한 학교와 자격증 정도가 해당사항이 될 것이다.
먼저 학교부터 살펴보면
대학입시 때에는 어느 대학이 어디 보다 낫고 매우 따졌을 꺼다. 점수 5점 차이로 친구와 니네 대학보다 우리대학이 낫네 어쩌네 많이 싸웠을 것이다. 정떨어지게 정리해주마
기성사회에선 대학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Top 클래스 대학
중위권대학
이름 모를 대학
대개 취업에 고민이 많은 졸업생들은 2)번의 뒷번 순에 있는 대학이거나 3)번의 대학들이다.
저 번호들에 구체적으로 어떤 대학이 들어가는지는 구태여 말하지 않겠다.
아마도 대학 졸업했으면 이제 당연히 알아야 하고 아직도 모르고 있다면 문제인 것이다.
가끔 TV를 보면 “워드프로세서3급” 같은 아무 쓰잘데기 없는 자격증들을 스펙이랍시고 따고 다니면서 이력서 한줄 더 넣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졸업생들이 나오는데… 헛짓 좀 하지 마라. 그런건 스펙이 아니다.
그리고 이력서에 몇시간 했던 봉사내역, 쓸모 없는 자격증, 이름 모를 행사 참관 같은 것 줄줄이 쓰지 마라
한 줄 더 넣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은 서류 검사하는 사람도 보면 안다.
제대로 된 스펙이란, 어떤 일, 또는 분야를 향해 열심히 걸어온 길을 의미하는 것이다.
- 학교에서 배운 것들에 대해서
미안한 이야기지만 몇몇 학교의 몇몇 학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대부분 졸업생들을 기만하였다.
무슨 말이냐… 학교에서 가르쳐 준 것들은 실제 생활에선 매우 뒤떨어진 5년 또는 10년이상 지난 해묵은 가치들과 스킬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이다.
빠꿈이들은 그걸 이미 눈치 채고 새로운 지식들로 업그레이드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미안하지만, 학교에서 배운거 잊어라! 우리나라 대학들은 돈벌려고 세운거지, 학생들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지 않다.
재학중 사시를 통과했거나, CPA를 통과했거나, 행정고시를 통과했거나 하는 것들이 아니라면 학교에서 배운건 대부분 사회에선 별로 쓸모가 없다.
아마도 지금 직장을 찾고 있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월급을 탈 직장을 찾고 있을 것이다.
관리직도 넣고, 비서도 넣고, 경리도 넣고, 총무과도 넣고, 영업직도 넣고, 대기업도 넣고 중소기업도 넣고… 만약 당신이 그렇게 20여 군데 기업에 무자기로 이력서를 보냈다고 하자.
당신이 이력서를 넣은 곳에선 200통도 넘는 이력서를 분리하느라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막연하게 월급타기 위해 찾는 직장은 당신의 직장이 아니고, 당신이 없더라도 큰 탈없이 돌아간다. 그런 직장은 당신을 그냥 소모품 정도로 취급한다. 왜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고 탈이나면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막연한 전공과 막연한 차별성으로 들어간 회사에서의 위치도 막연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정리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잊어라!
-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다.
만약 어떤 사람이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TOEIC을 900점 정도 맞고, (영어는 매우 잘, 스페인어는 자연스러운 정도로 구사하고) 대기업 무역상사에서 인턴으로 3개월 근무했다면, 그는 무역쪽으로 일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는 무역쪽에 오픈된 포지션이 있다면 아마도 잘 입사하게 될 것이다.
그의 전공이, 그가 습득한 언어능력이, 그가 인턴으로 겪은 사회경험이 모두 무역직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펙이란 그런 것이다.
대부분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은 그러한 이력의 방향성이 일관되지 않거나 또는 일관되더라도 약하게 보이기 때문에 취업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 정도면 그래도 괜찮은데 아예 방향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그대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집안식구들과 동창들, 후배들에 부끄러워 하지 말고! 선언을 해라!
어떠한 선언이냐 하면, 스스로가 무얼 할지 다시 정하는 선언이다.
주변에 조언을 해줄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으며 논의를 하면서
자기가 잘할, 자기가 하고 싶은, 자기에게 맞을 일이 무엇인지 다시 정해라!
그리고 그걸 이루기 위해 다시 학원을 등록해라!
그곳에서 1년이든 2년이든 노력하고 매진해서 다시 제대로 된 단추를 끼워 넣어야 할 것이다.
지금 취업이 안되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지금 첫 단추를 잘못 꿴 상태에서 직장을 찾고 있다. 그 첫 단추 제대로 꿰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걸 성취 했는줄 알았겠지만 졸업과 동시에 다시 시작인 것이다.
(살아보면 인생은 계속 끊임 없는 시작이다.)
막연하게 관리직, 기획직, 컨설턴트, 펀드매니저… 이런거 바라고 취직이 안된다고 푸념하지 말고 이제부터 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하고 싶을지 고민하고..
다시 시작해라!
그렇게 차근 차근 하고 싶은 곳을 향한 스펙을 쌓아라, 다른 누가 대신할 수 없는 가치에 접근했을 때, 그때에 다른 누가 대신할 수 없는 특별한 존재로 회사로부터 대우를 받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하냥 긴 것이 아니다. 남자라면 30이 되기전에, 여자라면 26-7살이 되기 전에 그러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