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견 나가면 좋은점과 나쁜점 (해외출장 아님) - 1부

in saudi •  7 years ago 

해외파견 나가면 좋은점과 나쁜점 (해외출장 아님) - 1부

젊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장기간의 해외파견을 로망으로 생각한다.
일단 틀에 박힌 한국을 떠나고 싶은 심리
평소에 꿈꾸던 이민자의 생활을 누리며 월급도 받고 출장비도 받고
새로운 외국문화의 경험 등.

모든 요소가 젊은이들에게 유혹적이긴 하다.
필자도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장기간 해외파견 근무를 나가본 적이 있다.
이 포스팅에는 은행원이라고 하고, 저 포스팅에서는 대기업 다녔다 하고
독자분들께서는 좀 어리둥절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내 경력이니 어쩔까마는...

여튼 해외파견 경험을 살려 해외나가서 근무하면 좋은 점과, 나쁜 점, 힘든 점을
두서없이 써보기로 하겠다.

필자 같은 경우는 해외파견의 자격이 출중해서 나갔던 것이 아니다.
공채로 입사해 입사 경력은 꽤 되었던 상태고 누구나 그렇듯 공채 출신 메리트에
무슨일을 시켜도 주는데로 잘 받아서 처리하고 성격도 나쁘지 않으니 회사 내
명성이 좀 쌓였던 상태였다. 그런데 리먼브라더스 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수주매출이
줄어들자 회사에서 해외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물론 난 국내사업부서에 있었는데
같이 일했던 부장, 차장님들이 어느날 갑자기 해외사업에 조인이 되기 시작한다.

"이번에 어느나라에 큰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팀원 6명을 모아야 되는데 3명 밖에 안 모였다.
해외파견가서 일할사람?" 이러면서 사내 메일로 공모도 하고 그랬었는데. 왠걸 해외파견이라곤 경험이 없는 직원들이 일단 기피하고 보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영어만 잘하는 신입사원을 데리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데 우연히 회사 사옥 엘리베이터 안에서 프로젝트 리더 부장님을 뵙게 되었다. 서로 일은 안해본 사이고 얼굴만 아는 그저 그런 사이?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타서 30초도 안되는 사이에. "제가 그 프로젝트에 지원해서 해외에 한번 나가보고 싶습니다."라고 부장님께 말해버린 것이다.
나도 그땐 왜 그렇게 저돌적으로 부장님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독대로 해외가고 싶다고 한 줄 모르겠다. 아마 부장님 입장에선 이 아이가 신기하기도 하고 얘는 누군가? 궁금하기도 했나보다.

그래서 나랑 같이 일했던 고참들한테 두루두루 물어보니 업무처리면이나 성격면에서 하자가 없다는 걸 알고. 다음날로 인사발령되어 난 해외파견부서로 발령이 있다.

그 뒤로 부랴부랴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해외파견 준비를 시작하였는데
회사 내 해당국가 진입이 처음이라 이렇다할 지원을 못받고. 팀원 6명이서 멘땅에 헤딩하듯
모든 걸 준비해야 했다. 파견 나가서 숙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밥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현지 도착해서 사무실은 어떻게 구하고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렌터카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현지인은 몇명 채용하고 채용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현지인 월급은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
현지나가서 쓸 돈은 어떻게 들고 나가야 되는지? 다달이 한국에서 어떻게 송금 받을 것인지
등등 원초적인 문제부터 하나하나 발목을 잡는 것이었다.

해외에 법인을 만들면 법인세가 나와 법인을 만들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나갈때 필요한 돈을 현금 달러로 바꿔 나갈 수도 없는 일이고
이런 단순 외환관리 문제부터 골칫거리가 한두개가 아닌 상황이었다.

현지 정착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발주처와 계약한 스타트업 일정에 쫓겨
부랴부랴 출국을 하고. 현지 이슬람 문화에 맞춰 장차관 현지 언론을 모두 모아서 호텔에서
계약행사 싸이닝 세리모니도 준비를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는 하루하루 였다.

지면이 길어지니
초기 정착 및 해외파견 업무 관련 부분은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으며
이제부터 장단점 얘기를 본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어찌어찌해서 파견 2달 정도가 지나니 어느정도 숙소도 자리가 잡히고 식사도 자리가 잡히니
각자 개인적인 취미를 갖기 시작했고. 평일 퇴근 이후는 합숙생활을 하니 그저 술이요. 화투요.
빔프로젝트 켜놓고 영화를 보거나 하다가 자는 거고. 젊은 직원들은 현지 파견된 비슷한 또래의 타 회사 직원들은 만나거나, 현지 파견되어 있는 젊은 대사관 직원들을 만나거나, 코이카 봉사단원들을 만나서나 해서 젊은이들 만의 인맥을 쌓게 된다.

아무래도 해외 현지에 젊은 한국사람이 많지 않으니 향수병 그리움 때문에라도 찾아서 어떻게든 만나게 된다. 이러면서 인맥 저변이 넓어지는 걸 느낀다. 평소에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다른 업종 다른 회사에 일하는 직원과 무람없이 만나서 대화할 거리가 생기고, 대사관에 일하는 젊은 직원들과도 친해질 수 있으며, 외국인 프리미엄을 얹고 현지 국제클럽 같은 곳에 들어가 다양한 목적으로 현지에 파견나와 있는 외국인들과 친해질 기회도 생긴다.

물론. 사업이 잘 진행되면 발주처 젊은 공무원들과도 결국은 친해진다. 주말에 고참직원들은 골프치느라 바쁘다. 단돈 5만원이면 캐디포함 18홀 골프를 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싼가? 그래서 나도 젊었지만 골프를 손쉽게 배웠고. 골프를 나가지 않는 날은 현지 시장이나 쇼핑을 하러 걸어서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냥 큰 일이 없는 주말의 경우는 해외 자유여행 간 거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고참들은 골프치느라 하루종일 바쁘니 말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리치이고 저리 치여보면 자연스럽게 하루하루 현지어가 늘게 된다.
하다못해 시장에가서 과일이라도 사서 가격을 흥정하지 못하면 바가지를 쓰게 된다.
내가 100원에 샀다고 자랑하면 현지 한인 아주머니는 "에휴 멍청이 그거 원래 50원인데"
이런 뒤통수를 많이 맞아봐서.

그때부터 시작한게 영어가 아닌 현지어다. 숫자부터 기초적인
"이거 얼마에요?" "깎아주세요" 등등 기초적인 현지어부터 학습하고 또 시장에 나가서 시험해보고 그렇게 반복하다보면 현지어가 금방금방 느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제2언어가 느는걸 보면서 백날 한국에서 10년 영어주입교육 해봐야 허당이란 걸 깨닫게 된다. 돈 많은 부모 밑에서 방학마다. 미국, 캐나다 홈스테이 떠났던 어릴적 친구들이 그제서야 부러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포스팅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1부로 마무리 하고 쉬었다가
계속 연결해서 2부 포스팅을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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