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청주에서 살아남기

in sct-kr •  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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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살아남기

청주에 처음 입성 할 때 나는 꿈이 많은 엄연한 문학청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직장을 문학서적을 다루면서도 동화책을 파는 계몽사 영업사원으로 들어갔다. 그때 내 딴에는 판매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받으면서도 시간을 내가 자유롭게 쓸수있는 것이 좋아서 스스로 걸어들어 갔던것이다. 청소년 시절이라 하고싶은 것이 많았다. 입사 동기생들이 열명 가까이 되었는데 모두들 청주에 연고를 둔 사람들이었고 나만 무연고에 지연도 학연도 혈연도 없는 맹추나 다름없는 처지였다.

나의 이력서가 형편없다 보니 지사장님도 나를 찬밥으로 대하고 청주가 연고인 사람들에게만 마음을 퍼 주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않고 그저 묵묵히 교육을 받고 전의를 가다 듬으며 세일즈 키 포인트를 찾아서 메모하여 나만의 스피치 원고를 만들어 나갔다, 내가 자신있게 팔수 있는것은 중고생 문학전집 계통이었다.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이었는데 내가 청소년 시절에 거의 읽어둔 전집들 이어서 가슴에서는 자신감들이 충만해 있었다. 들이 대는데 자신이 있고 또 활자중독증 환자처럼 읽어 댄 것들이니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지사장님이나 담당 과장은 내게 눈길 조차 주지 않았다. 나는 그때 미운오리 새끼처럼 그렇게 혼자 겉 돌고 있었다.

먼저 편지지 네장 분량의 스피치 원고를 점층적인 감동이 전해 지도록 일목요연하게 만들었고 그 원고들을 독서실을 전전하며 삼일동안에 완전 외워 버렸다. 누군가 나를 건드리기만 해도 암기된 스피치들을 일목요연하게 토해낼수 있을 정도였다. 그 원고를 완벽하게 외운날은 아주 비장한 각오로 우암산을 올라갔다. 우암산 정상을 오른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청주시 지도의 좌표가 있는 정상에서 외워버린 내용을 마치 웅변하듯 청주시
머리위로 카랑카랑하게 외쳐댔다. 주변에 등산객들이 이상하다는듯이 처다 보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목이 갈라질 정도로 서너번 웅변을 하고 나니 뭔가 모를 자신감들이 가슴을 헤집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청주시 머리위에 자신감을 토해 버린것이다. 청주를 입성 할 때 그렇게 비장하게 꼭대기에 올라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것이다. 그리고 산을 내려와서 고깃집을 혼자 들어가 삼인분의 삼겹살과 소주 한병을 주문했다. 내일부터 저 청주의 거리로 나아가 혼을 불사르듯이 도서를 팔 것이기에 전야의 밤을 혼술로 보낸 것이다. 소주로 목을 축이고 삼겹으로 웅변에 지친 목을 달래는데 긴장도 때문인지 술이 오르지 않았다. 그땐 청주에 내가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완전 무연고지였다.

다음날부터 입사 동기들과 그래프 전쟁이 시작 되었고 나는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만나며 문학전집을 외운대로 홍보하기 시작했으나 주문서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동기들은 연고를 만나 판매들을 신나게 하는데 나는 무려 사흘간이나 헛방을 치는데 미칠 지경이었다. 드디어 나흘째 되는 날부터 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들린듯이 판매되기 시작했고......그 해에 난 청주지사를 뛰어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신인상을 거머 쥐었다. 시간과 노력을 집어 넣을수록 돈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해에 시골에서 어릴때 부터 지고 온 유년에 빚들을 모두 청산하고 홀 어머니를 청주로 모실 수가 있었다. 그때 얻은 내 별명이 폭주기관차였다. 홀대 하시던 지사장님도 팀장님도 완전 내 팬이 되었고 시골 무지랭이에서 기가 충만한 일등 영업사원이 되어 있었다. 반찬가게 주인의 밥상이 젤로 허름 하다고 책을 파는데 미친 나는 책한권 제대로 읽지 못하고 영업에만 몰입에 되어 미친듯이 팔아댔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우뚝섰다.

그해 내 나이는 이미 스물여섯이었고 나는 중고등과정을 위해서 밤에는 검정고시에 매달려 있었다. 공부와 돈, 두가지에 목이 말라 있었다. 정말 바쁘게 사느라 두마리의 토끼를 무난하게 놓치지 않고 잡아내고 있었다. 문학, 그 희망에 땅에 집념의 씨앗을 심듯이 나는 그렇게 청주에 나의 꿈으로 자랄 씨앗을 심고 있었다. 구두가 육개월을 버티지 못했다. 장점같은 시골적인 성실을 바탕과 어릴적 마구잡이로 읽었던 잡식성 지식으로 영업을 펼치니 정말 신들린듯이 영업이 되는 거였다. 헤치고 나가니 길이 열리고 있었다.

영업에 자신감이 붙자 가가호호 방문 보다는 아주 고급스런 영업을 하고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계몽사에서 동아출판으로 옴겨 엔사이클로 페디아 (동아백과사전) 판매에 도전을 하게되었다. 충북대교수님들과 청주교대 교수님들, 교원대 교수님들을 목표로 도전을 시작했다. 그해에 동아 출판사에서도 신인상을 거머 쥐었고 아파트도 마련하게 되었다. 그때 충북대 교수님들에게 거의 다 팔았고 직원들에게도 거의 백과사전을 안겨 드렸다. 교대와 교원대도 사정은 비슷했었다. 그때 충대에서는 직원이고 교수들이고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 그 대학의 교수님들도 많이들 은퇴를 하셨지만 아직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는 행복하다. 정말이지 땀과 눈물로 이룩해 낸 결과들이었다. 가끔 무언가 잘 안풀릴 때는 지금도 충북대를 간다. 아직 더러 나를 알아보는 고객님들이 계신다. 그분들도 나를 반겨 주신다. 무연고에 무지식으로 파고 드는게 쉬운것은 아니었지만 해 냈으니까.

최고의 지식층들을 정성껏 공략해서 성공하니 일선 학교들은 거의 식은죽 먹기였다. 초등학교, 중등학교 .......충북전역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신들린 영업을 했었다. 다를 대학 교수님들의 제자들이다 보니 고객 교수들 이름만 거명해도 팔리는 형국이었다. 이미 총각때 86, 88년 올림픽시절에 총각이면서도 삼사백만원의 월급을 받았었다. 내 겁 없는 영업은 그렇게 최고의 지식층을 거점으로 시작되었으니 두려울게 없었다. 그래도 나는 겸손을 잃지않았다. 시골스런 순수는 내 귀중한 재산이었기에 자만하지 않고 고객님들을 진심으로 소중하고도 절대적으로 대했다.

세상을 주는것 만큼 돌아온다는 진리를 나는 영업을 통해서 절절하게 경험해 왔다. 그러기에 지금도 어떤 계산을 하지않고 마음깊게 사귀는 형이다. 어떤곳에서 손해를 보면 다른곳에서 충당이 되고도 남기에 얄팍한 상술이나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축구에서 공은 놓쳐도 사람을 놓치지 말라는 해설처럼 나는 그 어떤 사람을 놓치고 싶지가 않다. 사람들은 모두 어느 분야에서는 다 진국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금융권으로 옴겨 가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나는 영업에 달인이 되어 몆백억을 능숙하게 관리를 하게 되었다. 남들은 수환이 좋다고 했으나 나는 땀과 눈물로 얻어낸 결과였다.

내가 처음 정착한 청주라는 도시가 내게 이런 삶과 사랑과 행복을 안겨 주었기에 늘 감사하고 사랑하며 또 열심히 사는 것이다. 공부도 하고싶은 대로 했고 글쓰기와 아마추어 성악도 시작했다. 청주는 이름 만큼이나 푸르고 아름다워 서 좋았다. 나는 그 아름다운 청주에서 내 꿈과 이상의 절반을 이루어 주었기에 나는 영원한 청주마니아다. 신앙처럼 청주를 사랑한다. 청주는 분명 꿈꾸는 도시이다. 소설가도 되었고 수필가도 되었고 성악의 나라에도 기웃 댓으니까.
또 재미난 것은 시인의 아빠도 되었다. 큰딸 이름이 시인이니까. 정시인~~

오늘은 누군가에게 이 메세지를 전하고 싶어서 다시 오래된 이야기지만 꺼내 봅니다. 뭔가 자신이 없었는데도 연습하고 외워서 상황을 극복했던 것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서요.
지금 세상을 멋지게 흔들 프로감이 나타 났기에 지금 잘하고 있는 멘토를 그대로 연습하고 따라해서 결국은 뛰어 넘기를
바라는 거지요. 그 누군가는 그런 잠재력이 있거든요. 오늘은 그에게 아픈 지적을 했는데 내가 아프네요. 그래서 내 젊은 시절을 증거로 꺼내 봅니다. 아, 저는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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