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서울시향,장이브 티보데의 생상스1,2

in sct •  5 years ago 

그저께 토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오후 두시의 구자은선생님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보고

부리나케 롯데 콘서트 홀로 향했다.

걸어서 남부터미널역까지 가서 지하철을 타고

잠실역까지 갔더니 다행히 시간에 늦지는 않았다.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이 궁금하긴 했으나 거기까지 가는게 만만치 않아 망설였는데

그래도 시도를 한 것이다.

서울시향의 연주회였다.

지휘에는 티에리 피셔,

협연에는 장이브 티보데(피아노), 한동일(오르간).

프로그램은,

피에르 블레즈의 노타시옹,

카미유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이집트>,

카미유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오르간>이었고

앙코르는 협연자인 장이브 티보데의

라벨 작곡,<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피아노 버전으로 들려 주었다.

프로그램이 모두 프랑스 작곡가의 곡이었다.

그야말로 프렌치 스타일이다.ㅎㅎ

피에르 블레즈의 노타시옹는 유니텔 클래시카에서 해설과 함께 감상한 적이 있어 낯설지 않았다.

생상스의 피협 5번인<이집트>는 실연으로

처음 접했는데

장이브 티보데가 완전 수려한 연주를 들려주었고 악단과의 호흡도 좋았던지라 기립을 하고 싶을 정도였다.

또한 곡이 무척 아름답고 정교했으며

아주 잘 짜여진 실크 직조 같았다.

무지무지 좋았기에 잊을 수가 없다.

앙코르인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역시

다른 연주,다른 악기는 잊고 싶을 정도였다.

이곡 역시 완전 브라보였다!

장이브 티보데의 의상이 그의 이미지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반짝이는 자켓이 정장을 한 유행가 가수를 연상케 했는데

멋스럽고 스타일리쉬했다.

화장도 짙게 한 것 같았는데 그 역시 괜찮았다.

휴식을 취하고

생상스의 교향곡 3번<오르간>의 시간이 도래되었다.

오르간을 맡은 한동일은 오케스트라와 동떨어져있는 오르간에 앉아서 순서를 기다렸다.

두 악장만 있는 교향곡으로 좀처럼 들을 수 없다.

나 역시 실연으로 처음 접한다.

1악장은 마치 긴 서곡 같은 느낌이었고

2악장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장대했다.

오르간의 울림 또한 매우 웅장했다.

음향좋고, 오르간이 좋은 롯데콘서트 홀에서의

이 교향곡은 대한민국에서는 최적의, 최고의

연주를 접할 수 있는 조건이다.

다만 연주를 잘 해야...

그런데 서울시향이 지난 토요일에 그걸 해냈다.

아주 잘 해서 장했다.

티에리 피셔가 자기만의 해석으로 하지 않고

정통적으로 이 곡을 연주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지난 번 베토벤의 <에로이카>에서 보였던 그만의 혁신성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완전 감격스러운 연주를 들려 주었다.

이로써 주말과 주일 이틀에 걸쳐 세 프로그램의 음악회를 영접하였다.

셋 다 오래 기억하고픈 음악회였다.

마지막 사진은,

내가 애정하고 대견하게 여기는 블로그 이웃인 희맘님과 그녀의 아들 동동이다.

가족 넷이 음악회에 왔다.

로제는 이제 두 돌 정도 되었다.

1부는 엄마와 아빠가 보고

2부는 아빠와 동동이가 보더라.ㅎㅎ

밖에서 로제는 오빠와, 엄마와 놀았나 보다.

참으로 이쁜 가족이다.

이들은 서울시향 공연에 자주 온다고 하는데

나와는 영 만나지지 않았으나

이번에 이렇게 우연히 보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내가 동동이와 로제의 이모할머니처럼 흐믓했다.ㅎㅎ

알고보니 희맘님은 대학 후배였다.

이 사진은 2017년 빈 여행 때

빈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찍은 것이다.

그 전 해에 피에르 블레즈가 작고하여

그의 추모음악회를 한다는 포스터와 엽서가

있어 찍어 본 것이다.

그 추모음악회에서도 <노타시옹>이 프로그램에 들어있던 걸로 기억된다.

이날 음악회에서 생상스를 다시 전반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음악세계가 매우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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