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한국 재벌의 개혁을 어떻게 이루고 또한, 한국 재벌의 국제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많이들 이야기 한다. 그런데...
해법은 매우 간단하다. 스튜어드쉽 코드 이다. (그리고 이것은 더 넓고도 근원적인 사회개혁까지 수행할 수 있다)
강력한 스튜어드쉽 코드 (Stewardship Code)가 재벌 개혁을 해결할 정책 수단이다.
혹자들은 2010년에 영국정부가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도입한 것이라면 맞는 견해이다.) 스튜어드쉽 코드의 실제적인 효과적 측면만 본다면,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기금의 진보적 행동주의가 그 원류이다.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기금 (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 CalPERS, 한국에서는 캘퍼스로 알려져 있다,) 은 원래 캘리포니아가 민주당의 강력한 텃밭인 것도 있고 해서 연기금을 사용한 기업 경영권 감시 및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 참여를 수행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천민 자본주의적 행태를 시정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삼성 적폐, 나아가서 한국 재벌들의 경영 무능력과 천민 자본주의적 행태를 바로 잡는데 있어 스튜어드쉽 코드 혹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 경영 참여처럼 확률 높은 솔루션은 없다.
이때, 스튜어드쉽 코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이 필요하다.
정부는 재벌들과 평시에 긴장관계 이어야 한다.
최소 협조적인 모습을 가져서는 안된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정부는 재벌들의 편의를 봐주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스튜어드쉽 코드가 성공한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이 주주 의결권에 대하여 기존 대주주의 편에 서거나, 그냥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당연히, 스튜어드쉽 코드는 실패한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보수정권 동안, 주주의결권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서, 재벌들의 천민자본주의적인 행태를 방관해 버렸다.
동시에 정부가 재벌들과 평시에 긴장관계를 가지게 되면 재벌들은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게 된다. 이것이 사실은 더 큰 이유이다.
한국 기업들이 지난 10년 보수정권때 기업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도 있었지만, 어려울 때마다 정부의 편의에 기대면서 어이없는 경영상의 중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의 강남 사옥 부지 매입, 제일모직 합병등..)
정부와 기업이 긴장관계이면, 기업은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 돈을 벌 방법이 없다,
또한 경제 위기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신뢰를 받는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경제 시스템 전체의 붕괴를 막기위한 비상조치들을 정부가 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은 필연적으로 공정성 시비에 걸리게 된다. 이때, 정부가 평시에 기업과 대립/긴장 관계이면, 위기 타개를 위한 정부 정책은 당연히 공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연기금 관리 주체는 진보적이여야 하며 좌파적이어야 한다..
당연한 것이다. 그래야만, 스튜어드쉽 코드가 재벌의 천민 자본주의적 행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이의 시정을 주주권을 통해 행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하지만, 스튜어드쉽 코드는 무력해지면서, 한국 재벌에 대한 적폐를 시정할 방법이 없게 된다.
캘퍼스가 성공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알다시피 캘리포니아는 미국 민주당의 텃밭이자, 가장 진보적이며 좌파적인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이곳을 근거로 연기금 관리 주체들도 많은 경우 진보적인 인사들이기 때문에 캘퍼스의 적극적인 주주 의결권 행사가 많았던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캘퍼스의 수익률인데, 상당히 높은 편이다.
캘퍼스가 주주 의결권을 통해 경영층 혹은 대주주의 이익을 견제하게 되니까, 자연스레, 캘퍼스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덩달아 캘퍼스의 수익도 오르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경우, 대주주의 경영상의 결정이, 객관적으로 회사의 손실을 끼치는 경우가 많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경영층이 무능하다는 의미도 된다.) 오히려 회사 밖에서 객관적으로 전체 상황을 보는 3자가 더욱 합리적인 경영상의 판단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영 능력이 동네 빵집 수준인 한국 재벌의 경영층에게 혹독한 트레이닝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쉽 코드를 통해 한국 재벌을 견제해야만 한다. (말이 견제고.. 사실상의 경영 참여이다.)
스튜어드 쉽 코드의 의의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보다 더욱 강력한 것이 스튜어드쉽 코드이다. 그래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스튜어드쉽 코드를 받아들였으며 미국도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캘퍼스를 비롯하여 이러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많아서 굳이 정부 차원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 되었지만 2009년 베어스턴스를 비롯한 머천 뱅크들의 무능력으로 금융 위기가 온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튜어드쉽 코드는 가깝게는 재벌 개혁, 그리고 크게는 사회 개혁과 구조 변혁을 가져올 수도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미국의 자본주의가 그토록이나 탐욕스러우면서도 그나마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정직한 이유는, 스튜어드쉽 코드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수많은 연기금 펀드 및 민간 펀드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의 활동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기업의 수익이라는 것은 단기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인 곳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이들의 활동을 통해 (그것이 꼭 이들 펀드의 목적이 아니다 하더라도.. ) 미국 기업과 경영층들이 오랜 시간을 통해 깨달은 결과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20세기에 외국에서 경제학/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이런 것들에 대하여 잘 모른다. 오히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반대만 할 뿐이기는 하다. 동시에 스튜어드쉽 코드가 가진 폭발력과 사회개혁성을 두렵게 바라보는 것도 사실이다.
사족
개인적으로 2000년대 초반, 미국 금융 자본주의의 형태를 살펴보다가 알게 되었던 주주행동주의와 캘리포니아 연기금의 특성을 통해, 시장 메카니즘을 살리면서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되었다. 이후로 본 포스트에 적은 내용은 예전에 금융 공산주의 건설 방법론이라는 형태로 어떤 게시판에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20년 가까운 시간이 진나 후, 2009년 금융위기 이후에 오히려 자본주의 선진국들이 스튜어드쉽 코드라는 개념을 만들고 실제로 입법, 대 자본을 견제하고 동시에 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한 가치의 사회화를 이루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본 포스트에 쓰여진 내용들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는 금융 공산주의의 개념, 이윤의 사회화, 가치의 사회화란 어떤 개념들인지..
- 그런데, SteemIt에서 Mathjax가 동작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On-Line LaTeX Editor에서 그림을 긁어와서 붙여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