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쫌 잘합시다. 애가 뭔 죄라고... [현장] 수지 미니2집 ‘Faces of Love’ 컴백 쇼케이스

in suzy •  7 years ago  (edited)

사랑을 노래 할 수 있지만, 설명하기엔 아직 어려운..스물다섯 수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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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수지가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Face of Love' 언론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양지웅 객원기자

7년 전, 가상의 예술 고등학교 ‘기린예고’에 다니던 두 소녀가 있었다. 한 명은 드라마 OST ‘Someday’를 불러 화제가 됐고, 다른 한 명은 극 중에서 이종용의 ‘겨울아이’를 불러 삼촌팬들의 심장에 불을 당겼다. ‘겨울아이’는 이 드라마 OST에도 수록됐지만, 드라마에 삽입된 곡이 훨씬 자연스러워 오디오만 추출해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7년이 지난 뒤, 이 두 ‘기린예고’ 학생은 요즘 거의 매일 우리집 저녁 식탁에서, 혹은 식당에서 퇴근 이후 피곤에 쩌든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스타로 성장했다. 취하고 싶은 날은 IU를, 즐기고 싶은 날은 SZ를. 왠지 소주 모델이 바뀌면 슬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물 다섯 배수지는 어떤 느낌일까. 기대와 우려, 응원과 의리를 각각 4분의1 어딘가쯤 탑재하고 쇼케이스 장으로 향했다. 날씨가 추운건 덤으로 치자. ‘추으리~!’ 도 ‘의리 아닌가’ 개그를 치고 싶지만... 요즘 너무 날씨가 하드코어라 눈치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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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수지가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Face of Love' 언론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양지웅 객원기자

수지의 두 번째 미니앨범 ‘Face of Love’

이날 쇼케이스에서 수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Holiday’ 두 곡을 선보였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는 지난 22일 선공개 되어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곡이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묵직한 스트링이 애잔함을 더해주는, 수지의 보컬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능숙한 바이브레이션이나 폭발적인 고음이 등장하진 않지만 안정적인 음역대를 소화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사람이 멀어질때는 언제일까. 사랑이 변했다고 느낄때는 언제일까. 넌 좋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 궁금해지고. 다른 사람이 좋아지고. 사랑은 그렇게 옮겨가는거니까. 너는 좋은 사람이지만 내가 아니어도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까......’

이런 복잡한 감정을 이해할 나이가 됐나, 스물 다섯의 감성은 이런것일까 싶을 만큼 낯선 무대. 쇼케이스에서 넓은 무대를 백댄서 없이 혼자 감당하며 노래로만 무대를 꾸밀 수 있는 실력이 됐다 싶으니 안도의 한숨이. 쇼케이스는 쉼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와, 한 마디 말도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불친절한 시선으로 인해 오롯이 무대에 집중하기 매우 어렵다. 일단 현장이 매우 산만하기 때문에.

살짝 호흡이 불안한 건 라이브 무대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고, 코러스 없이 음향 장난 없이 라이브를 잘 소화한 것은 솔로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장면이었다. 라이브 MR로 가린 흔적도 없고. 속삭이는 호흡 한 음 한 음 잡는 실력도 돋보였다.

이어진 ‘Holiday’. 미니2집의 타이틀 곡으로 ‘레이드 백 (Laid Back) R&B’장르의 곡이다. 여행족들에게는 꽤 유명한 뉴맥시코주의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했다. 사방이 온통 새하얀 모래사막을 배경으로 수려한 영상미를 선보였다.

분실 방지를 위해 학용품에 자신의 이름을 쓰듯.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비행기에 ‘SUZY’라고 장난스레 이름을 적어놓았다. 장르와 뮤직비디오만 보면 당장이라도 짐 챙겨서 떠나고 싶다. ‘Holiday’ 제목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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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사랑…사랑… 그게 말로 잘…

“Q. 20대 중반에 사랑을 노래하는 기분이 궁금해요.”

“이번 앨범에는 사랑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담아보고자 많은 고민을 했는데... 글쎄요. 25세에 사랑 노래라... 음... 하. 죄송합니다.”

“예전부터 사랑노래를 많이 불러왔는데, 조금씩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런 감정이 조금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네...”

스텝이 꼬인다. 꽤 긴장해 보이는 표정이 역력한데. 사실 복잡한 감정이라 뭐라 설명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긴 하다. 발칙한 제목처럼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의 감정을 설명하기란. 딱히 한 단어로 설명하기도 뭣하고. 비교적 딱딱한 글을 쓰는 직업군이니 시원한 답이 나올때까지 계속 묻는다.

“Q. 사랑의 단상들이 앨범에 어떤식으로 표현 됐나요?”

“가사를 쓰기 시작할 때 부터 사랑에 대한 여러 모습을 앨범에 내고싶다 생각했어요. 사랑에 대한 각각 의미가 다를텐데, 여러가지 모습들을 앨범에 담고 싶었고, 그래서 이런 타이틀로 앨범에 나오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여러가지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표현한 곡들이 들어가 있어요”

‘A=B’라고 설명할 수 없는게 감정이거늘. 그게 참 어렵다. 이럴 때 진행의 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톱스타라고 하지만 자신을 향하고 있는 수많은 노트북과 (심지어 조명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쉼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머리가 멍 해지기 마련이다.

보통은 진행자가 질문을 되짚어주며 생각할 시간을 벌어주기도 하고. 혹은 가벼운 질문을 기자 대신 던지며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굳건한 신뢰 때문인지, 글쎄. 쇼케이스 내내 살짝 취조당하는 분위기랄까.

결국 ‘질문과 대답이 겉도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수지는 공식을 읊조렸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는 굉장히 슬프고 애틋하고 복잡한 감정을 노래한 곡이고... ‘홀리데이’는 사랑에 빠져있고 굉장히 행복하고. 제일 아름다운 황홀한 상태인것 같아요. ‘잔잔해요’라는 곡은 그리움과 원망이 섞여있는 사랑의 모습이고. ‘SObeR’는 자기 마음을 숨기면서 드러내고 싶기도 하고. 약간 귀여운? 사랑의 모습 같고...”

“‘너는 밤 새도록’이라는 곡은 그리움과 계속 그런... 그리움을 표현한 사랑의 모습이고. ‘나쁜X’이라는 곡은 조금 못되고 장난스럽기도 하지만 그런 도발을 계속 하는. 깜찍한 모습을 표현한 곡입니다”

솔로의 무게감이 이런 것이구나 느껴진다. 거들어 줄 멤버가 없으니... 오롯이 견뎌야 한다. 폭발적인 성량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고음처리와 호흡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보컬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는 미니 2집이 아닐까 싶다.

다만 미흡한 쇼케이스 진행은 아쉽다. 긴 시간 스토리도 없는 메이킹 필름을 보여준 이유는 대체 무슨 의도인지...

“너무 추운데 여기까지 와 주신 많은 기자님들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리고요. 질문에 좀 만족스런 답변을 드리지 못한것 같아서 무거운 발걸음 하셨는데 죄송스럽고... 1년 만에 컴백하는데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요.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리고, 감기조심하세요.”

기사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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