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혁명과 미국없는 세계 - 피터 자이한(The Absent Superpower - PETER ZEIHAN)

in the •  5 years ago 

세계 2차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무역 안에서 성장을 계속해나갔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이 체계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세계의 질서를 지키려던 주된 이유중 하나는, 특히 페르시아 만에서의 원유를 자국과 동맹국들에게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셰일 혁명 이후 이러한 움직임이 깨지고 있다.

이미 미국의 셰일 산업은 우리가 상상하는것 그 이상으로 커졌다. 미국은 우리가 아는 주요 산유국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등 나라들을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 자리를 탈환했다. 이는 셰일 산업에서 석유를 좀 더 효율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기술들이 등장했기 때문인데, 이 기술들 덕분에 미국은 이미 거의 석유를 자급자족하는 단계에 도달했고, 따라서 기존 주요 석유 생산지인 페르시아 만에서의 교역에 큰 힘을 쏟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셰일 산업은 왜 미국에서 발전하게 되었을까?
첫번째, 지리적 여건이다. 셰일은 두 종류가 있는데, 호상 셰일(호수에서 형성된 셰일)과 해상 셰일(바다에서 형성된 셰일)로 나누어진다. 보통 호상 석유는 점토층과 점토층 사이에 갇혀 있는데, 이 점토층을 파쇄하면 잘 부서지지 않고 찌그러져 석유를 채취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해상 셰일은 훨씬 채취하기가 쉽다. 미국의 셰일은 거의 예외 없이 채취하기 쉬운 해양 셰일이나, 세계 대부분의 셰일은 채취하기 어려운 호상 셰일이다.

두번째, 인력이다. 셰일을 채취할 떄는 시추 장비를 다루는 작업자, 엔지니어 등등 고급 인력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미국은 세계 최고 기량의 석유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고, 세계의 모든 엔지니어 수를 합한 것 보다 더 많은 석유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세번쨰, 사유재산권 때문이다. 보통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는 나라더라도 대부분 지하 광물권 소유까지 허용하지 않는다. 광물권은 내 땅에서 석유를 채굴할 사적인 권리가 아니므로 소유자도 석유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다. 또 광물권은 국가만 배타적으로 누리는 특권이므로 지방정부도 한푼도 받지 못한다. 따라서 민간인이 소유한 토지에서 광물을 생산할지 여부는 개인, 기업이 아닌 국가 재량에 따라 달렸고, 생산이 이루어지는 지역의 누구도 로열티나 세금으로 단 한푼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은 토지를 소유할 때 광물권까지 소유한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광물권을 행사하는 지방 지주들에 대해 지방정부가 과세를 할 수 있고, 이러한 소득은 지방정부가 지주들이 셰일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역할을 해준다. 지난 미국 대선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 후보 모두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미국이 기존의 자유무역 체계에서 이탈하면 미국은 페르시아 만에 현재만큼의 군사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미국에 의해 유지되던 페르시아 만에서의 질서가 갑자기 깨질 수 있다. 미국의 현재 자유주의 체제에서의 이탈은, 필요한 원유의 대부분을 페르시아 만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에는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미국 대선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 모두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쪽의 공약을 내세웠다. 미국의 자유무역 체계에서의 이탈은 그리 먼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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