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화, [앨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 테크닉], 근간 예정, 2020
이 책은 영화에서 과거에 흔히 보았던 액션이나 스릴러의 구성이 이야기를 이루는 방식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살피면서 초기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추격전의 아슬아슬한 스릴감을 발전시킨 스릴러 장르의 출현에 대해 전권에 걸쳐서 회고한다.
서스펜스 테크닉의 발명은 영화라는 서사 장르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일 지 모른다. 이 책은 히치콕 영화의 서사 기법이 지닌 서스펜스 효과 이면에 대해서도 중점을 두고 있다. 영화관에 온 관객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히치콕의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들이 항상 저자에게 탐구의 대상인 이유는 그러한 잘 알려지지 않은 면 때문이다.
히치콕은 이야기를 꾸며대기의 기술로서 영화 시나리오 구성에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짧은 서프라이즈보다 적절한 지속의 서스펜스’를 선호했으며 서스펜스 효과 그 자체를 중시했다. 내가 보기에 히치콕의 스릴러 내러티브는 장-프랑수아 리오타르가 말한 거대 서사의 종말 이후 소위 포스트모던 서사의 특성들을 두드러지게 드러내는 듯하다. 리오타르가 과학 지식을 ‘정당화하는, 또한 포스트모더니즘 시기에 와서는 쇠퇴하고 있는 철학적 내러티브를 지칭하는데 상용한 용어로서 거대 서사, 거대 내러티브를 거부하는 미시서사를 이야기한 의도는 현대의 해체적인 서사를 설명한다. 그런데 이러한 미시서사적인 면이 히치콕 영화에서 두드러진다는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러티브의 내용보다는 플롯 형식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두면서 히치콕은 관객이 서스펜스를 지각하게 하는 기법 자체를 고안하는 데 골몰했다. ‘서스펜스’라는 인지적 감각의 구성방식을 두고 영화에서 관객과 게임을 벌이는 양상을 보이고 이야기하기 보다 이야기하는 방식 그 자체에 촛점을 둔다.
이 책은 그러한 미시 서사적 관점으로 히치콕의 영화 서사에 접근한다. 오늘날 영화 시나리오 매뉴얼에 따라 이야기를 지어내는 일, 더 이상 그 이야기 자체만으로 승부를 걸려는 영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19세기 이래 소설을 비롯한 서사 장르에서 이야기는 이제 영화의 이야기하기 방식에 본격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히치콕의 영화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이야기하기 자체에 대해서 여러 방면에서 고심하는 영화라는 저자의 생각은 이 책에서 맥거핀, 래드 해링, 리메이크 등의 서사 요소에 대한 분석적인 해석으로 드러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히치콕의 영화 만들기에 대한 고심의 흔적을 보다 심화적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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