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FILM NO LIFE] 기생충 / 봉준호

in aaa •  5 years ago  (edited)

67356AAB-AF26-4144-B607-6130EB27E27F.jpeg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아버지(송강호)가 말씀하십니다. 그래요, 저(최우식)는 다 계획이 있어요. 시작은 친구(박서준)가 소개해준 고액 과외지요. 동생 기정(박소담)이의 포토샵 솜씨를 빌어 연대생으로 신분을 위조하지만 범죄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는 곧 그 대학에 입학할 거거든요. 꿈이라는 게… 말하는대로 이뤄진다고, 지금은 비록 거짓말일지라도 제가 그렇게 꿈꾸면 그대로 이뤄질 거라는 걸 전 믿어요. 우리 네 가족, 반지하에서 곱등이랑 같이 살지만,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라는 법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 집으로 갑니다. 집사(김정은)의 안내로 들어간 집은 외국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저택이었어요. 긴장되는 마음을 희망으로 숨기고 사모님(조여정)을 만났죠. 영어를 자주 쓰는 그분은 영어공부를 하다가 잠이 든 것 같았어요. 많이 떨렸는데, 순진한 듯한 사모님의 말투에 긴장이 스르르 풀립니다. 그래요, 지금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면접은 성공적이었고, 놀고 있는 동생 기정이를 미술 과외 선생님으로 소개까지 할 수 있게 됐어요. 역시 계획은 중요한 거에요. 인간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여러분.

이렇게 부자집에 침투한 기우를 시작으로, 모두 백수였던 여동생, 아빠, 엄마(장혜진)까지 가족이 단체로 그 집에서 미술 선생님, 운전기사, 가정부로 일하게 됩니다. 물론, 이 사실은 기우네만 아는 비밀. 영화는 선을 넘는 것, 계획과 무계획의 차이는 무엇인가 의문을 갖게 합니다. 분명 범죄를 저지르는 기우네 가족이지만, 이들의 행동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아슬아슬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가 선을 넘는 순간, 영화는 희극에서 비극으로 치닫습니다. 기우네 가족뿐이 아니죠. 선을 중요시하는 박 사장(이선균)도 그 선을 넘는 순간, 기태(송강호)의 마음에 불을 지르게 됩니다.

“ 보고 나면 웃기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갈래 없이 드는 생각들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영화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

상기 봉준호 감독의 바람처럼,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에 봉준호가 쓰고 배우 최우식이 불러주는 노래 [소주 한 잔]을 듣는 그 순간. 우린 느낍니다. 노래 가사처럼, 내 오른쪽 뺨에도 비가 내리는 느낌. 아, 술잔을 기울이러 가야겠다. 영화에 대한 얘기도 좋고 내가 사는 이 세상 이야기도 좋겠다. 좋은 영화를 봤다는 만족감과 함께, 이 영화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지는 그 마음.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래서, 결국 봉준호 감독의 계획은 성공합니다.

201906 / 김성훈 기자와 함께 마음대로 영화 글쓰기 수업 제출용

• Movie URL : https://www.themoviedb.org/movie/496243?language=ko-KR
• Critic : AAA

★ 저(위나잇 거북이)의 계획은 열심히 행복하게 살면서 성덕이 되는 것. 스스로에게 더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 그 길엔 반드시 선을 넘지 않아야 하고, 계획과 무계획을 적절히 섞을 것.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