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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단어나 문자에는 두 가지 이상의 뜻이 있습니다.
표면의 뜻과 이면의 뜻이 함께 하는 것이지요.
알뜰살뜰이라는 친숙한 단어도 그렇게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먼저 표면의 뜻은 뭘까요?
일이나 살림을 정성껏 규모있게 꾸리는 모양…이라고 사전에는 나옵니다. 그런데 왜 그걸 알뜰살뜰이라고 하느냐….이게 바로 도전입니다.
알이 꽉 들어찬 도루묵 보셨나요? 아주 먹음직스럽고 실속있어 보입니다. 그걸 알차다고도 하는데요. 알뜰도 거기서 나온 말입니다. 뜰은 들-의 강조형이지요.
또 생선살이 꽉 차보일 때 살뜰이라고 합니다.
결국 생선의 알도 꽉 들고 살도 통통한 상태를 알뜰살뜰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단어가 사람에게, 그것도 주로 여성에게 많이 쓰이죠? 그것도 아무 연령대의 여성에게 쓰이는 게 아닙니다. 초경 전의 소녀에게 함부로 쓰지 않고 폐경 후의 중노년 여성에게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묘하지요? 바로 배란 가능한 아가씨나 새댁에게 주로 쓰인다는 말입니다. 이해 가시죠?
그건 그렇다치고 알뜰살뜰에 내포된 또 하나의 의미는 뭘까요?
앎이 꽉 차고 삶이 꽉 찼다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는 참하다고도 합니다. 참한 아가씨. 참한 색시…등으로 쓰이죠. 또 앎이 꽉차서 그것이 삶에도 투영되면 그 상태는 참된 상태라서 참하다고 하는 것이지요. 한자로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참한 아가씨를 시경에서는 요조숙녀(窈窕淑女)라고도 하는데요. 마음이 고요하게 맑은 여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하면 맑습니다. 거짓이 많으면 허풍도 많아지며 그 마음이 맑아보일 리가 없지요. 참하면 고요하며 고요하면 맑습니다.
오늘 이 저녁-우리 집 밖에는 하늘이 있는데 거기를 보니 이렇게 참한 달이 떴습니다.
참 알뜰하고 살뜰해보이는 달이네요. 약간의 구름이 오고가지만 인생도 그 정도의 구름은 넘어가 주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