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헤비 소비자가 창작자로,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

in book •  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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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다만 내가 만드는 뉴스레터는 브랜드 뉴스레터에 가까워서, 서비스를 알리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쉽게 말해서, 뉴스레터가 콘텐츠 제작의 주요 무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욕심이 생긴다. 좀 더 구독자가 늘어났으면 좋겠고, 오픈율이 올라갔으면 좋겠고, 클릭률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내가 만든 뉴스레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이것이 내가 뉴스레터의 아이템을 고민하고, 디자인을 수정하고, 제목을 바꾸는 이유이다. 뉴스레터에는 묘한 중독이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나만의 뉴스레터를 발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나만의 색과 개성을 담은 뉴스레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실까?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마음껏 표현했을 때, 그것이 과연 또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의 저자는 현재 '콘텐츠로그'라는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중이다. 10일 간격으로 그 기간 동안 자신이 즐겼던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가장 좋았던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읽고 싶은 책, 즐기고 싶은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일지를 발행하고 있다.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을 읽으며 이리도 많은 콘텐츠를 일상에서 즐기고 있는 저자가 무척 대단하게 느껴졌다. 콘텐츠 편식이 두터워지고 있어, 특정 범위 안에 있는 콘텐츠만을 섭취하는 나와는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마음껏 여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인색해지고 있는 나와 달리, 프리랜서로서 훨씬 바쁜 삶을 꾸려가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다양한 콘텐츠들을 소화하고 있는 저자가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향유하는 콘텐츠는 책부터 영화, K-Pop, 팟캐스트, 유튜브 영상 등 다채롭다. 따라서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의 1부는 저자 자신이 경험한 콘텐츠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콘텐츠로그의 씨앗이 되어 준 콘텐츠들이라고 한다. 역시 굉장히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들이 소개되어 있다. 더불어 콘텐츠 시장을 향한 저자 개인의 소신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소비자이자 창작자로서, 그 어떤 콘텐츠도 함부로 평가하지 않으려고 하는 저자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조금만 거슬려도 쉽게 '별로'라는 평을 내리곤 했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치,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기까지 참 많은 고뇌와 고심이 있었을 텐데... 그 사실을 너무 쉽게 간과해버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실제 뉴스레터 발행인으로서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뉴스레터의 구성에 대한 세세한 설명 및 뉴스레터의 수익성 및 미래 등에 대한 저자의 진솔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다. 같은 뉴스레터 발행인으로서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지점이 반가웠고 나보다 훨씬 깊이 있는 고민의 흔적을 따라가며 배우는 것도 있었다. 동시에 나만의 뉴스레터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커져갔다.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내 것을 만들었을 때의 보람과 뿌듯함을 한 번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콘텐츠를 매개로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써보고 싶은 유형의 글이다. 한두 개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평소 꺼내보고 싶었던 마음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최고의 위로일 것이라 믿는다. 나는 콘텐츠로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을 읽으며 '나에게 콘텐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다. 지금까지를 돌아보았을 때, 나에게 콘텐츠는 단지 시간을 죽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잊고 있었던 감정, 생각, 의식 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매개. 나는 무의식중으로 나를 좋은 방향으로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찾고 있었다. 이는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의 저자가 정의하는 콘텐츠와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콘텐츠 정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의식주'에 '콘텐츠'를 더해 '의식주콘'이라는 말을 했다. 일상의 근간이 되는 의식주만큼이나 콘텐츠 역시, 일상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라는 것이다. 콘텐츠 전성시대라는, 이제는 다소 진부해진 문구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콘텐츠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기준이 필요한 이유이다. 어쩌면 저자가 발행하는 콘텐츠로그의 가장 큰 효용은 콘텐츠의 기준을 세우는 일을 도와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나처럼 기준이 확고한 사람이 아니라면,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저자의 콘텐츠로그가 그 시간을 단축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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