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9

in feelings •  3 years ago 

오늘은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이 날까

왜 누군가가 한 번 건드리면 툭하고 무너져서는

멈추는데 한참이 걸릴까

호흡이 부족하고

마냥 힘든데 소리내어 우는 법은 모르고

그저 입술만 깨물며 참아대던 순간들

어떤 날은 시원하게 울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그저 웃어넘기면서

오늘은 왜 이렇게 무너지는 건지 모르겠다

별 거 아닌 생각에도 갑자기 글썽여지는 날이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이상하다

나는 더 이상 죽고 싶지 않다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봐도 괴롭고

나에게 투자한 돈 대비 효용을 따져도 아주 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티를 냈을 때

옆에 있어주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저 친구는 내 장례식에서 울겠구나

찬미가 죽었을 때의 내 모습과 비슷한 모습들을 떠올린다

내가 떠나면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아이들

이런 상상은 잦아지고 죽고 싶은 충동은 사라진 건 뭘까?

내가 죽고 싶은걸까?

나는 아직도 혹시 나의 다른 친구가 나보다 먼저 죽진 않을까 불안에 떨며

혹시 다른 누군가가 나를 앞지를까 불안에 떨며

매일 나를 갉아먹는 나에게 져서 나를 잃을까 불안에 떨며

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남들에게 좋아보이는 그런 삶을 산다

쿨하고 똑똑한 부모 밑에서 적당히 그 성격들을 물려받아

어느 정도의 머리로 또 어느 정도의 쾌활함으로

남들이 생각하는 나는 왜 이렇지

절망적이다

차라리 조용한 내가 될 걸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내가 너무 불쌍해보인다

나는 물건에만 집착하는 그런 사치, 허영만 가득한 아이인가?

나는 완벽을 원하지만 노력은 한 웅큼조차 안 하는 이기적인 사람인가?

나는 그저 가장 볼품없는 사람에 불과한걸까

누구한테 터놓고 맘껏 울 수 있을까

왠지 나의 말을 들어줄 것 같은 몇 명의 카톡창, 전화번호를 켜두고 한참을 고민한 적이 있다

오늘은 제법 입안에서만 쳇바퀴 돌듯이 맴돌다 삼켜지는 말들을 뱉었다

너무 억울했기 때문에

계속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억울한 상황들이 지속되면

나는 그제야 비로소 말하는 법을 터득할까?

카페를 나서는 내내 기분이 안 좋았다

슬픔을 나누면 슬픈 사람이 2명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 거지같은 정신을 누가 바꿔주길

잠깐이라도 바꿔서 나를 돌봐줄 수 있게 해주길

평생 안 될지도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에 좌절하고

개인이 받는 감정적인 상처엔 무디지만

무언가 사소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가벼운 일엔

그 실패가 나를 나락으로 던진다

이 병은 왜 나를 찾아왔을까

왜 자꾸 나에게 잘못됐다고 말 할까

그냥 나를 살게 해주면 안 될까

나 이렇게 잘만 살아왔는데

나는 뭘 잘못해서 이런 벌을 받고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울고 있을까

안아줄 사람 한 명 없다는 것은 참으로도 슬픈 일이다

그치만 동시에 아무도 모른 채 분리되었으면 한다

실수인 척 이 글을 전체공개로라도 올려볼까

아니다 최근에 힘든 티를 너무 많이 냈다

나는 너무 이기적이다

아니 사실 이기적이지 않다 왜 나한텐 이럴까

어리광도 좀 부리고 제발 한 번 쯤 사람에게 기대보라는 말이

2년이 지난 지금도 매순간 떠오른다면

그만큼 살고 싶은 거겠지

그만큼 몸부림 치고 있는 거겠지

팅팅부은 눈은 자꾸 나를 졸리게 만든다

요즘은 잠에 자주 빠진다

예전엔 필사적으로 잠을 안 자고 놀았는데

이제는 다 내려놓고 눈을 감는 습관이 길들여졌다

수면도 해결이 됐는데

그럼 뭐가 문젤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가 이렇게 어렵다

손목을 긋고 싶지도 않다

이건 늘 그랬다

소름끼치고 무섭다

어차피 실패하면 흉만 남는다

뚫린 곳을 보면 떨어지고 싶은 생각도 멈춘지가 꽤 됐다

역시 실패확률이 생각보다 크고

실패해서 반 불구로 산다면

나 혼자 쉽게 죽지도 못할텐데

그것도 그대로 끔찍하다

약을 먹는 일?

어디서 구할까

약을 구하기조차 무기력하다

죽음에 있어서 무기력해졌다

친구의 죽음에 무뎌지는 나를 경멸하며

그 죽음을 핑계처럼 사용하며

나만큼 끔찍한 사람도 없을거다

이렇게 힘든 날이면

나의 친구가 옆에 있어줬으면

전화를 걸면 받아줬으면

마냥 웃어줬으면 좋겠는데 그 아이가 없다

물론 있어도 털어놓지 못했겠지

차마 때 하나 묻지 않은 아이라

말 할 수 조차 없었다

그냥 말 할 걸

같이 터놓을 걸

그냥 같이 떠날 걸

온종일 후회를 맴돌고

나는 왜 이런 사람인가 싶고

다 하기 싫고 때려치고 싶다

하지만 살아야지

살아내야지

나는 돈도 많이 벌고

평생을 좋게 누리고 싶으니까

꾹꾹 참아야지

휴학은 할 수도 없으며

이번 학기를 통짜 에프로 날리면

누가 나를 뽑아줄련지

어째서 학기가 시작하면 유독 소용돌이치는 내가

다섯 학기 째 이 고통을 버티고 있는지

혼자 운전을 하고 나가다 사고가 나서 죽으면 어떨까를 생각하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살고 싶다고 몸부림 치는 내가

왜 아직도 이 우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건지

왜 나는 아직도 이런건지

왜 더 힘들어지고 왜 더 바닥을 치는 것 같은건지

힘들다

이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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