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박두(開封迫頭) - [한국영상자료원] '틈: Film in the Gap' Part 2 (2025.02.06 ~ 2025.02.08)

in hive-107786 •  14 days ago 


[한국영상자료원] '틈: Film in the Gap' Part 2


2025년을 여는 시네마테크KOFA의 첫 기획전 <틈: Film in the Gap>은 세계의 틈새를 예리하게 포착한 영화들에 주목한다.

열네 편의 상영작들은 모두 작품 안에서 직간접적으로 '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들 영화 속에서 다루는 틈은 눈에 띄지 않았던 오래된 균열이기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벌어진 거리이기도,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빠르게 사이를 메우기 급급한 작금의 콘텐츠 무더기에서 좀체 경험하기 어려운 여백을 본연의 리듬으로 이끌어가는 각 작품의 영화적 시도들은 신선한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게 할 것이다.

이번 상영작들은 영화제와 전시 등을 통해 2024년 공개되었으나 아직 극장에는 정식 개봉하지 않은 틈 사이의 작품들이기도 하다.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가는 제도권 바깥의 창작자들을 응원하며, <틈: Film in the Gap>의 상영작들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선을 발견할 기회와 틈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상영일시 : 2025년 02월 06일(목) ~ 2025년 02월 08일 (토)
  • 장소 : 시네마테크KOFA 2관

상영작

홍이

    * 드라마
    * 한국
    * 86분
    * 12세이상 관람가

홍이에게는 가난함의 사정이 많아 비밀과 오해도 많다.
치매 초기에 접어든 엄마를 외딴 요양원에서 자신의 단칸방으로 모셔 오면서도, 홍이가 바란 건 엄마가 아니라 엄마의 통장이다.
지나간 연애는 갚지 못한 빚과 험악한 말들로 얼룩져 있고, 이제 막 시작된 연애는 잘해 보고 싶은 나머지 위태로운 거짓말로 치장된다.
그러는 동안 꿈은 여전히 먼발치에 있고 젊음은 조금씩 시들어간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수상자인 장선의 예민한 연기는 인물 홍이를 거의 미스터리 그 자체로 만든다.
물러나지 않는 불행과 행복에의 안간힘 사이에서 홍이는 오늘도 대책이 없고 해석이 요원한 의문의 인물이다.
<홍이>는 인물과 관계에 관한 집요하고도 서늘한 묘사력으로 관객의 심정을 흔들어 놓는다.



그들의 이런 만남

    * 다큐멘터리
    * 한국
    * 69분
    * 12세이상 관람가

2022년 장 마리 스트라우브가 세상을 떠났다.
창작의 동지이자 연인인 다니엘 위예는 2006년 사망했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나는 동네 근처의 언덕에 올라 그들의 영화를 모방해 보기로 했다.
매일 걷는 산책로이지만 그들의 공간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낀다.
그런다고 그들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나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다.



공원에서

    * 실험/다큐멘터리
    * 한국
    * 86분
    * 전체관람가

오후 두 시경 공원에서 한 여자가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한편, 새 한 마리가 나무에 앉고, 구름은 해를 가리고, 고양이는 세수하고, 물레방아는 돌고, 비둘기들은 보도에 앉아 쉬고, 남자는 뜰의 구석에서 서성이고, 나비는 꽃에서 꽃으로 날고, 분수는 솟구치고, 잉어 몇 마리 연못 속에서 헤엄치고, 개미들은 제 할 일에 바쁘다.



오색의 린

    * 다큐멘터리
    * 한국
    * 80분
    * 전체 관람가

말을 지운 말의 길에서 말의 시간을 기억해 본다.
아무나 타지 못했던 말, 권력과 폭력의 중심에 있어야 했던 초식동물, 운동과 노동의 경계에서 때로는 존재가 저항이 되기도, 체제가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
말 위가 아닌 말 아래의 사람들이 보낸 긴 시간. 말의 귀와 입을 빌려 감각해 본다.
흐릿하지만 넓은 시야, 멀고 가까운 지나가는 혼잣말들.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 애니메이션
    * 한국
    * 105분
    * 15세이상관람가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구덩이에 생매장당한 돼지와 선임들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한 군인이 산으로 달아난다.
반쯤 인간이 된 돼지와 반쯤 짐승이 된 인간이 몸을 숨긴 곳에는 절박하게 살길을 찾고 있는 굶주린 멧돼지 무리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리를 찾아온 좌절한 인간이 나뭇가지마다 매달려있다.
인간이 초래한 무자비한 폭력을 고발하는 강렬한 도입부에 이어 관객이 마주하는 것은 바닥 없는 절망과 울분에 찬 외침의 되풀이다.
따스한 빛이 내리쬘 때 언뜻 아름다운 숲은 인간도 짐승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들의 피난처인 동시에 끝내 벗어날 수 없는 덫처럼 보인다.
허범욱의 참혹한 세상에서 완벽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돼지의 바람은 부질없다.
훼손된 신체에 유혈이 낭자하고 정신적 극단으로 몰리는 와중에 드물지만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 있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일말의 희망은 남아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램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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