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1 평화통일시민행동 강연에서의 질문 중 중국경제를 보는 시각과 관점에 대해

in hive-124908 •  2 months ago 

어제 '평화통일시민행동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후 뒷풀이때 뒷풀이를 할 때 이 단체가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는 위기감에 당시 20-30대가 모여서 반전 평화활동을 했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나는 합참의장 특보를 맡고 있었고 북한의 도발에 F-15로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F-15가 이륙했지만 이미 상황은 정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었고 북한에게 이런 도발을 응징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당시 합참의 의사결정과정을 보면서 나는 전작권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전작권이 없다보니 군고위급들이 아무런 준비도 훈련도 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 합참은 우왕좌왕하다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그나마 F-15를 띄운것도 나의 강력한 주장 때문이었다. F-15의 출격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은 북한의 도발이 그야말로 아무런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남측의 도발이나 남북간 긴장이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도발을 그냥 둔다면 더 큰 문제 즉 전면전 같은 도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항모가 위험을 무릅쓰고 서해안까지 올라온 것도 내부 사정이야 어떻든 한국군이 F-15까지 출격시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생각한다. 아마도 그때가 미항모가 한반도 서해안으로 진입한 마지막이 아니었나 한다. 앞으로 미항모가 서해안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면 많은 일이 바뀐다. 관습이 제왕이라는 헤로도투스의 말과 같이 시간이야 말로 역사의 제왕인 것 같다.

나는 북한의 행동을 강력하게 응징하려고 했고 강연을 주최한 단체는 당시 위기상황의 악화를 막기위해 모인 젊은이였다는 사실을 보면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야 어떠하든 알고 보니 나와 평화통일시민행동은 연평도 포격도발사건으로 서로 얽혀져 있었다.

이번 강연은 미국과 서방의 하강과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에 대한 내용이었다. 강연중에 중국 경제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중국 경제를 보는 관점과 시각에 대해 아주 개략적인 답변만을 했다. 중국 경제를 서방 경제를 보는 관점과 시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답변의 내용에 부족함을 있어서 이글로 답변을 보완하고자 한다.

많은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중국 경제를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일반적인 그런 사람들과 견해를 달리한다. 중국은 긴축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경제가 침체상황에 접어든다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진작시키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활동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최소화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침체이후 전체적인 경제적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대중은 저축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소비를 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침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청년들의 취업문제도 심각하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의 실업문제는 중국이 경기를 부양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세계경제는 블록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서방 경제에서 축출하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무작정 경기를 부양하기는 어렵다. 경기부양은 결국 중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두번째, 중국은 과잉 생산된 제조업 상품을 저가에 밀어내기 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상품밀어내기는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행태를 중국식 양털깍기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저가 공산품 밀어내기를 통해 미국과 서방의 제조업 기반을 송두리채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과잉생산된 상품의 재고털이를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미국과 서방의 제조업의 씨를 말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중국의 저가 공산품 밀어내기를 중국식 경제전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중국을 몰아내고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런 미국의 구상을 방해하기 위한 행동이 아닌가 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매우 유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번째, 중국의 향후 경제운영의 방향은 저가 공산품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생산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한다. 중국은 전반적인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있지만 특정 고부가가치 섹터에 대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불균형적 선택적 투자는 중국과 같은 체제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 중국은 고부가 가치 제품군에서 미국보다 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구상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 이번 3중전회의 내용이 아니가 한다. 여기서 무시무시한 것은 중국이 경제발전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대중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자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즉 중국은 인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미국에게 승리할 수 있는 경제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민은 상당한 희생을 강요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무서운 것은 그런 희생을 인민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적 선택은 오로지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최근 중국 공산당내부 기강잡기가 시작되었다고 하는 보도를 보았다. 아마도 중국지도부는 내부를 장악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공산당원들의 기장부터 확립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당적 통제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한다.

중국 공산당 3중전회가 1년이나 늦게 열린 것도 바로 중국이 이런 결심과정 때문이 아닌가 한다. 중국 인민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지도부가 이런 결정을 했다면 그것은 거시경제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최근 미국이 세계최악의 공황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적지 않다. 미국 경제가 지금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위장의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5조 달러의 재정적자는 어떤 경우에도 해결하기 어렵다. 지금이야 달러의 기축통화기능을 이용해서 버티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제적 건전성으로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 경제는 매우 위태위태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

중국은 경기부양을 하지 않고 미국과의 금융관계를 최소화함으로써 다가오는 경제공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소련의 경우도 스탈린은 1929년 경제공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공황이 발생하면 미국을 위시한 서방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적 규모의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5개년 경제계획을 추진하면서 무기와 장비의 본격적 생산을 시작했다. 당시 소련은 미국 경제와 차단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고 오히려 그때부터 소련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최근 행보에서 스탈린의 1929년 이전에 했던 정책이 데자뷔처럼 보인다.

어제 강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 답변을 이 포스팅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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