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정보와 보도 그리고 윤석열 정권의 대응과 미국 및 러시아의 대응이 정신없이 오가고 있다. 언론은 이런 혼란한 상황을 정리정돈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혼미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최소한의 여과도 없이 마구 혼란스런 보도를 쏟아 내고 있다. 바로 이런 속성을 ‘하이에나 저널리즘'이라고 전직 기자출신의 지인이 말해주었다. 언론은 오보가 나더라도 이를 정정하기 보다는 일단 먼저 올라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해보자.
우크라이나 정보부가 주장한 것은 북한군 3000명이 이미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었으며, 이중 북한군 일부가 포로로 잡혔다는 것이었다. 한국 국정원은 12000명의 폭풍군단 4개여단이 파병될 것이며, 그중 1500명은 이미 러시아에서 현지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 국정원은 함흥과 청진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특수부대 1500명이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권의 북한군 파병정보 발표이후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던 미국과 나토도 입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미국방장관 오스틴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다는 정보는 확인했다고 하면서도 미국방부 대변인은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처음에는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다가 지금에는 정보는 확인했지만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아마도 미국은 원산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선박을 정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어서 한국 국정원은 국회브리핑을 통해서 이들 특수부대원들이 1개월에 2000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고, 파병북한 특수부대 가족들이 사지로 간다고 오열을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은 처음부터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고 참관단과 정보부대 요원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이야기를 보면 러시아에 지원하겠다는 무기는 ‘드론 재밍건', ‘천궁2’, ‘전술지대지유도미사일', ‘155미리 포탄' 등이다.
러시아는 외교부 대변인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라고 밝히면서 만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하면 보복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북한도 러시아에 파병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파병보다 윤석열 정권의 무인기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김용현 국방장관이 묘한 말을 했다. 북한군은 파병이 아니라 총알받이 용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파병과 용병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크다. 러시아군에서 용병이 문제라면 타직크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벡스탄 같은 국가들이 북한보다 더 심각한 국제평화의 위협이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위험한 지역에는 중앙아시아 출신의 용병을 많이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병은 정식으로 전쟁에 참가하는 교전당사국의 지위를 가지는 것이고, 용병은 개인의 문제다. 김용현은
"북한은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러시아군 통제하에 아무런 작전 권한도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이 용병이라는 것이다.
김용현이 그동안 파병이라고 주장하다가 갑자기 용병이라고 입장을 바꾼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북한이 파병을 했다면 윤석열이 정부차원의 대응, 즉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낸다거나 정보요원을 파견하는 것과 같은 국가차원의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용병이라고 하면 이는 북한주민 개인대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무기를 보내는 것과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주민이 용병으로 활동한다고 한국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내고 군인을 보낸다면 이는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선제적인 군사행동이 된다. 즉 한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도발한다는 것이고, 이는 러시아가 자위적 조치를 위해 한국에게 군사적 행동을 할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론과 행동은 차이가 있다. 문제는 한국정부가 북한 용병을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고 군인을 보내면, 러시아가 한국에 대한 군사적 조치의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용현이 파병에서 용병으로 말을 살짝 비튼 것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파병과 용병이란 개념을 마구 뒤섞어 버려 사태의 본질을 감추고 호도하려는 것이다.
윤석열도 입장을 묘하게 바꾸었다. 24일 폴란드 두다 대통령과의 회담이후 언론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지원은 북한군의 활동에 따라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면서 한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입장을 보인것이다.
문제는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어떤 활동을 하느냐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윤석열은 북한군이 전선에서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라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직접투입되지 않으면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윤석열은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한 국정원의 정보발표이후 즉각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는 물론 군인들도 보낼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갑자기 김용현과 윤석열이 한발 물러서는 것 같은 징후를 보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시간을 좀더 두고 보아야 할 것같다.
만일 김용현과 윤석열이 한걸음 물러서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는 처음부터 북한군 파병이 문제가 아니라 김건희 문제와 무인기 문제를 덮기 위한 고의적인 정보왜곡이라는 필자의 추정을 방증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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