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비상계엄선포로 인한 혼란이 발생한지 10일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상황은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사건발생직후 즉각 탄핵의결이 있었으나 국민의당이 거부하여 실패했다. 그 이후 수사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내란죄 수사를 하고 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볼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불안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든다.
우선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고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끌고가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서두르면 안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서두르는 것은 이재명의 사법리스크 때문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바늘 허리에 매어서 쓰지 못하는 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금처럼 서두르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는 수가 있다. 이미 그런 전조가 보이는 것 같다.
수사상황도 혼란스럽다. 국수본, 검찰 그리고 공수처가 난립을 해서 서도 뛰어들고 있고 거기에 내란 특검까지 출범했다. 내란 특검이 우선권이 있겠지만 특검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국수본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주체와 역할에 대한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감정이 격해져서 그렇지 윤석열을 내란죄를 물어서 기소하기 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그리고 탄핵도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설사 탄핵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탄핵까지 가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상황을 볼 때 그리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현재 6명이 헌법재판관들이 모두 탄핵에 찬성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시간을 질질 끌게 되면 내년도 4-5월에 문재인이 임명했던 헌법재판관들이 물러나게 된다. 그럼 상황이 꼬이게 되는 것이다.
어제 오늘 국민의힘에서 원내대표를 두고 한동훈계와 친윤계간 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의 힘싸움은 당내 권력투쟁인데 이런 현상의 의미를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만일 이번에 한동훈계가 원내대표 싸움에서 패배하면 진짜로 윤석열이 탄핵될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조경태 등이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한동훈 대표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는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원내대표싸움에서 권성동이 승리하면 그 이후의 당운영에서 한동훈계는 수세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 진짜로 한동훈계는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쫓겨나게 된다. 한동훈 계는 어차피 쫓겨 나가게 될 바에는 윤석열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다.
즉 이번 국민의힘 내분은 한동훈계가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홍준표를 위시한 친윤세력은 한동훈을 몰아내고 당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친한이 윤석열 탄핵에 찬성하여 탄핵되더라도 국민의힘은 90명으로 유지하면서 다음 대선과 총선까지 버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로 윤석열이 탄핵되면 친윤계도 심각한 타격을 받기 때문에 무작정 한동훈계를 쫓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친한계와 친윤계는 윤석열 탄핵을 두고 서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나라는 풍전등하에 있는데 국민의힘은 친한계와 친윤계간 권력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오늘 김태호가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윤석열 탄핵은 물건너 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만일 오늘 권성동이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윤석열이 탄핵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14일 윤석열 탄핵이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원내대표 결과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윤석열 탄핵이 부결되면 그 이후에는 수사가 중요하게 될 것인데, 법리적으로 내란죄를 적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용두사미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탄핵이 결정된다해도 헌법재판소 상황이 탄핵을 인용하기가 녹록치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지금의 상황을 힘으로 밀고나가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도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정치에는 협상이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아예 국민의힘과 대화를 단절하고 힘으로만 밀어부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오히려 수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런 분석은 필자의 자의적인 평가에 따른 것이라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하는 점은 인정한다. 게다가 필자는 국내정치의 동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란다.
세상일 쉽지 않다. 다음에는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