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26 중국의 태평양 호주인근해역에 대한 ICBM 시험발사의 국제정치적 의미
중국이 9월 25일 태평양의 호주인근해역에 ICBM을 시험발사했다. 이번 중국의 ICBM 시험발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같은 행동도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번 중국의 ICBM 시험발사는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단순한 기술적 이유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 ICBM을 시험발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ICBM 발사에서 특이한 점은 중국의 의도를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중의적인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은 중국식 행동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국의 ICBM 발사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서아시아의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될 수 있는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에 대한 경고의 의미다. 어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스라엘은 가급적 빨리 결정적 군사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참가가 필수적이다. 현재 미국은 대선정국이라 전쟁참가와 같은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것은 미국의 정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때의 이야기다. 지금의 미국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중국은 아마도 미국이 섣부른 전쟁참가와 같은 행동을 하는 상황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관심을 묶어두기 위해 이시기에 태평양, 그것도 호주인근해역으로 ICBM을 발사했는지 모를일이다. 만일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뛰어들면 중국도 즉각 대만에 대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의미인지도 모른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을 고려한 핵무기억제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수도 있는 것이다.
두번째 의미는 며칠전 미국에서 논의된 미, 일, 호주, 인도의 쿼드 회의 결과에 대한 반발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호주 인근 해역에 ICBM을 발사한 것은 호주가 쿼드의 가장 약한 고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는 비록 쿼드에 가입해 있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국제정치적 위상을 제고하고 반대급부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지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는데 미국과 같이 참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하겠다.
호주는 중국과의 교역에 경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호주에게 더 이상 나서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호주는 노동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중국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앞으로 호주가 미국과 함께 자신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는 데 참가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차원에서 호주 인근해역으로 ICBM을 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중국을 상대로 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미국에 대한 대응의 차원일 것이다. 미국은 필리핀과 일본에 중거리핵미사일을 배치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은 호주 인근해역에 ICBM을 시험발사함으로써 자국에 미국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일본과 필리핀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를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이나 필리핀 모두 미국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직접적인 중국의 핵무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의미인 것이다.
네번째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변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 가급적 직접적인 대결은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은 그런 유화적인 태도를 버리고 미국과 직접적인 대결도 피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관측된다. 필자가 중국이 미국과의 본격적인 대결국면에 들어갔다고 판단한다. 시진핑의 3연임은 중국 지도부 전체가 미국과의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의 결과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번 중국 공산당의 3중전회는 중국식 새로운 경제체제의 구축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발전전략의 완전한 수정이라고 판단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호주 인근에 ICBM을 발사한 것이다. 미국은 호주를 보호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호주는 ICBM과 같은 무기체계를 방어할 수 있는 대공방어체계가 전무하다. 사실상 전세계에서 ICBM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미국도 매우 제한적인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중국은 태평양을 두고 미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ICBM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중국은 이번 ICBM 시험발사를 앞두고 18-20일간 하와이에서 개최된 인태 국방장관회담에 남중국해를 관할하고 있는 우야난 남부전구사령원을 파견했다. 미국과 중국사이의 군사협력이 단절된지 2년만의 일이다. 중국이 상황관리 차원에서 남부전구사령원을 파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번째, 중국 러시아 조선의 공동대응과 관련된 움직임이다. 중국, 러시아, 조선은 비슷한 시기에 모두 핵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아마도 이들 3개국가들은 핵전력의 운영과 관련된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의 대상은 미국이다. 중국, 러시아, 조선 3개국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미국 주도의 국제정세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동북아 및 태평양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점점 더 약화될 것이다.
이미 힘의 중심이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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