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글(한글)을 보면 일본어에 있는 'の(의)'가 황소개구리가 되어 우리글을 망가뜨리고 있다. 한 외국 서적을 예로 보면, 책 제목이 '노예의 길'이다. 원래 영어 제목은 'The Road to Serfdom'인데, 우리말로 풀어보면 '노예로 가는 길'이다. 이처럼 이 책 '노예의 길'은 뜻이 분명하지 않다. 이 길이 노예가 소유한 것인지? 노예가 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의'를 습관처럼 쓰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충 뜻만 들어 있으면 되지 이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책 제목은 그 책 전체를 말하는 것이기에 분명하게 적는 게 맞지 싶다. '~의'는 아예 안 쓰면 좋겠지만, 꼭 써야 한다면 정말 꼭 필요할 때만 써야지 쓰기 편하다고 여기저기 넣어 쓰는 것은 우리글을 망치는 길이다.
오늘은 흔히 많이 쓰는 표현인 'xx여 년의'를 '~의'를 쓰지 않고 쓰는 연습을 해보고 글을 마치려 한다.
*원문 : '40여 년의 서울 생활을 접고'
고친 글 :
(1) 40년 남짓 되는 서울 생활을 접고.
(2) 마흔 해 남짓 되는 서울 생활을 접고.
(3) 마흔 해 남짓 되는 서울살이를 접고.
'40여 년'보다 40년 남짓이 읽기도 편하고 뜻도 더 빨리 와 닿는다. 이렇게 쓰면 충분히 '~의'를 안 쓰고도 글로 뜻을 펼칠 수 있다. 내 짧은 생각이지만, 한자어인 경우 단어 뜻이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뜻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한자를 쓰면 읽는 사람이 그 여러 가지 뜻에서 찾아 이해해야 하는데 잘못 이해할 때에는 다른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한자어 단어를 쓰지 말고 우리글로 쉽게 풀어 쓰는 게 좋지 싶어 '여(餘)'를 '남짓'으로 다듬었다.
원문보다는 고친 글이 훨씬 읽기 쉽고 뜻도 분명하다.
다시 읽어봐도 역시 '~의'를 덜 써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많이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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